의료관광상품 개발 박차...‘동북아 의료관광 허브’ 청사진
  • ▲ 인천경제청이 차병원그룹과 함께 추진 중인 청라복합의료타운 조감도. ⓒ 차병원 제공
    ▲ 인천경제청이 차병원그룹과 함께 추진 중인 청라복합의료타운 조감도. ⓒ 차병원 제공

10조원이 훨씬 넘는 부채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인천시가,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고 시 부채 및 채무비율을 감소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안으로 ‘의료관광 활성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인천시는 유정복 시장 취임 이후, ‘마른 수건도 다시 짠다’는 취지로, 적극적인 ‘절약’에 나섰다. 수도권 지자체 가운데 가장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시 산하기관 구조조정도 이런 현실과 관련이 깊다. 그 결과 인천시는 13조가 넘던 총 부채를 11조원대로 낮추는데 성공했다. 특히 시는 10년 동안 늘기만 하던 본청 채무를 300억원 이상 줄이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인천시는 눈물겨운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행정자치부로부터 ‘재정위기 주의단체’로 재지정을 받았다.

지난해 인천시의 예산 대비 채무비율은 지난해 39.9%로 ‘심각’ 단계 직전까지 갔지만, 올해 1사분기에는 그 비율이 37.1%로 줄어들었다.

현재 상황은 여전히 위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향후 전망은 비교적 밝다. 행자부는, 2018년이 되면 인천시의 예산대비 채무비율이 정상 수준인 25%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인천시의 채무는, 전임 시장들이 2014 아시안게임 경기장 건설, 인천지하철 2호선 건설 등 대형 사업을 남발하면서 가파르게 늘어났지만, 유정복 시장 취임 이후 꾸준히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와 같은 긍정적 흐름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단순히 쓸 돈을 적게 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지역경제를 살리는 것만큼 근본적인 대안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시가 꺼내든 카드가 바로 ‘의료관광’이다.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의료관광에 관심을 기울이는 지방자치단체가 인천만은 아니다. 경기 성남과 충북 청주 오송, 대구, 부산시 등도 ‘의료관광’을 신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의료관광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의료관광으로 인한 직간접적 이익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의료관광은 일반 관광에 비해 체류기간·이용금액 등의 측면에서 부가가치가 월등히 높다. 먹거리와 놀 거리, 즐길 거리 등 다른 인접영역으로의 파급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때문에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앞 다퉈 ‘메디시티’를 지역의 미래 청사진으로 내걸고 있다.

인천시는 의료관광 사업에 대해, 인천-김포공항과의 접근편의성, 영종하늘도시에 조성 중인 복합카지노리조트와의 연계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다고 자신한다.

JCI(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 인증을 받은 인하대병원 등 의료의 질적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의료기관이 다수 존재하는 것도 강점이라 할 수 있다.

‘의료관광’과 관련해 인천이 갖는 경쟁력은, 정부로부터도 ‘공인’을 받았다. 인천은 지난해 4월, 문화관광체육부로부터 의료관광클러스터 사업 지역으로 최종 선정됐다.

인천시는 이를 계기로 중국 산동성 웨이하이(威海)-인천 송도-영종-청라-강화를 연결하는 이른바 ‘펜타곤 계획’을 발표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의료관광복합단지를 조성하고 한중FTA 시범도시인 웨이하이시를 사업 영역에 포함시켜, 인천을 동북아를 대표하는 의료관광 허브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구상이다.

‘펜타곤 계획’은 올해 3월 첫걸음을 뗐다. 인천시는 올해 3월31일, 중국 웨이하이시 건국호텔에서 ‘인천 의료관광 안내센터’ 개소식을 겸한 인천 의료관광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인천시 보건복지국은 웨이하이시 위생계획생육위원회와 ‘보건분야 상호 교류·협력 추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인천 의료관광 안내센터’는, 앞으로 의료관광객 유치와 상담, 관련 마케팅 등을 담당하는 현지 사무소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날 함께 열린 의료관광설명회에는 인하대병원, 나은병원 관계자도 함께 자리했다. 이들은 웨이하이시 여유국, 위생국, 여행사, 현지 언론사 관계자 등 100여 명을 대상으로 첨단 의료기술, 외국인 대상 원스톱 서비스, 언어별 전담 코디네이터 제도 등을 소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인천시가 추진하는 의료관광 활성화 정책과 관련해, 하드웨어 측면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업은 복합의료단지 조성이다.

인천경제청은 차병원그룹과 함께 청라국제도시에 복합의료타운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이다.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 사업이 예정대로 추진된다면, 인천시가 추진하는 ‘의료관광클러스터 펜타곤사업’은 더 견고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 계양구에는 ‘요양병동’에 초점을 맞춘 계산종합의료단지가 들어선다. 초고령화 시대에 대비한 이 사업은 빠르면 2018년 마무리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하대병원, 인하국제의료센터,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가천대 길병원 등 지역 내 의료기관들도 맞춤형 의료관광상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인천시는 의료관광클러스터 사업의 내실을 기하기 위해, 정부기관, 학계, 여행사, 항공사 등 각 분야 전문가 17명을 초빙해 협의체를 만들었다.

인천공항 환승객을 대상으로, 1시간 안에 고객이 원하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One-Hour Medical Service System‘, 외국인 전용 보험 상품 개발 등 관광의 질을 높이기 위한 대책도 내놓고 있다.

인천시는 이를 통해, 2018년 외국인 의료관광객 18,000명, 의료관광 수익 150억원 달성을 1차 목표로 잡았다. 인천시 관계자는 “현재 사정을 볼 때 이런 목표는 충분히 실현 가능한 수치”라고 강조했다.

2011년 의료관광을 위해 인천을 찾은 외국인은 4천명에 불과했지만, 해가 갈수록 늘어 2014년에는 14,000명을 넘어섰다. 관광수익도 같은 기간 12억5천만원에서 100억원 대로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