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성-안전성-피해구제 外 종합평가 기준 모호
  • ▲ 국토교통부.ⓒ연합뉴스
    ▲ 국토교통부.ⓒ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국내 항공사와 공항에 대한 서비스를 평가해 결과를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점수나 항목별 가중치를 공개하지 않아 소비자 혼란만 가중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는 지난 2일 2014~2015년 항공교통서비스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평가 결과 항공사 부문에선 대한항공이 매우 우수(A등급), 아시아나항공이 우수(B등급) 평가를 각각 받았다. 평가등급은 매우 우수부터 매우 불량(F등급)까지 총 6단계다. 대형항공사는 정시성과 안전성 부문에선 A등급으로 평가됐으나 지연·결항에 따른 피해구제와 이용자 만족도에선 상대적으로 낮은 B·C(보통)등급을 받았다.

    저비용항공사(LCC) 부문에선 진에어와 에어부산이 A등급, 나머지는 B등급으로 평가됐다. 정시성 항목에선 제주항공과 진에어만 A등급을 받았다. 이용자만족도에선 저비용항공사답게 요금 관련 만족도가 높았다. 반면 기내 서비스와 지연·결항 등 정보제공과 관련한 점수는 낮아 개선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토부가 평가항목별 가중치나 점수를 공개하지 않아 평가결과가 소비자에게 혼란을 준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평가대상이 많은 LCC 부문을 평가항목별로 살펴보면 정시성과 안전성에서 A등급을 받은 항공사는 총 5개 항공사 중 제주항공과 진에어뿐이다. 제주항공은 이용자만족도와 피해구제에서 각각 B, C등급을 받고 종합평가에서 B등급으로 평가됐다. 반면 진에어는 이용자만족도와 피해구제 모두에서 C등급을 받고도 종합평가에서 A등급으로 분류됐다.

    진에어와 함께 종합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에어부산은 안전성에서 A등급을 받았다. 정시성 성적표는 B등급에 그쳤다. 피해구제와 이용자만족도는 각각 B, C등급으로 평가됐다. 안전성 항목 하나에서만 A등급을 받고도 종합평가에서 진에어와 공동 1위를 한 셈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시성·안전성 배점이 피해구제·이용자만족도보다 높다"며 "구체적인 항목별 점수를 공개하면 항공사별로 순위를 매기게 되므로 비공개가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종합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에어부산과 B등급을 받은 제주항공을 비교해보면 항목별 점수나 가중치를 공개하지 않고는 소비자 혼동만 부채질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에어부산은 정시성·안전성에서 각각 B·A등급, 피해구제·이용자만족도에서 각각 B·C등급을 받았다. 제주항공은 항목별로 A·A등급과 C·B등급을 받았다. 국토부 설명대로면 정시성·안전성에서 더 좋은 평가를 받은 제주항공이 종합평가에서도 나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 그러나 결과는 피해구제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점수를 받은 에어부산이 정시성에서 앞선 제주항공을 제쳤다.

    업계 관계자는 "국토부 자료만으로는 (종합평가) 기준을 잘 모르겠다"면서 "이미 매출 규모 등으로 LCC 업계의 순위가 매겨진 상황에서 서비스평가 부문의 순위를 이유로 점수를 공개하지 않는 것도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