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버스조합 "다음 달 6일까지 인수해야"… 현대차 "문제없게 파업영향 고려"예매 일정도 아직 못 정해… 시스템 개발에 박차
  • ▲ 프리미엄 고속버스 내부.ⓒ국토부
    ▲ 프리미엄 고속버스 내부.ⓒ국토부

    추석 명절에 맞춰 실전 투입하려던 '프리미엄(초우등형) 고속버스' 운행에 경고등이 켜졌다. 현대·기아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업계의 파업 장기화 조짐으로 자칫 버스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버스 공급이 조기에 이뤄지지 않으면서 예매도 늦어질 전망이다.

    1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추석 연휴에 맞춰 다음 달 12일부터 21인승 프리미엄 고속버스를 서울~부산(12대), 서울~광주(15대) 등 2개 노선에 투입할 계획이다. 프리미엄 고속버스는 좌석이 항공기 비즈니스석만큼 편안한 고속버스를 말한다. 앞뒤 좌석 간 간격이 넓어 뒷사람 눈치 보지 않고 좌석을 뒤로 한껏 젖힐 수 있다. 현대차는 최대 160도(°), 기아차는 144°까지 기울일 수 있다. 비행기처럼 좌석마다 모니터도 달렸다.

    하지만 전국고속버스운송사업조합은 아직 버스를 1대도 넘겨받지 못했다. 프리미엄 고속버스 운행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상태다. 고속버스조합은 현대차와 12대, 기아차와 15대 각각 버스 공급계약을 맺었다.

    문제는 완성차업계가 파업에 나선 데다 장기화마저 우려된다는 점이다. 현대차 노조는 여름 휴가가 끝난 지 사흘만인 지난 10일 부분파업에 나섰다. 조별 근무자들이 하루 4시간씩 파업에 들어갔다. 회사 측은 노조의 하루 8시간 파업으로 차량 3600여대를 만들지 못해 800억원쯤 생산 차질을 빚었다고 추산했다. 현대차 노조는 11, 12일에도 같은 시간에 부분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기아차도 노조 투쟁 강도가 격화할 조짐을 보인다. 기아차 노조는 9일 조합원총회를 열고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였다. 전체 조합원의 76.8%가 투표에 참여했고 이 중 86.3%가 파업에 찬성표를 던졌다. 기아차 노조는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사측과의 교섭과 앞으로 파업에 대해 계획을 세울 것으로 전해졌다. 설상가상 기아차 노사관계는 제7차 임단협이 결렬된 이후 재교섭에 대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는 등 교착상태에 빠져있다. 기아차도 생산라인이 비정상적으로 가동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고속버스조합 한 관계자는 "사업을 발주하면서 차량을 다음 달 6일까지는 출고해달라고 했다"며 "파업이 장기화하면 제때 버스를 인수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량 공급과 관련해 "아직은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파업이 길어지면 차량 인도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며 "다만, 파업의 영향을 고려해서 충분한 시간을 두고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통 버스 1대를 생산하는 데 2주 정도가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 인도가 늦어지면서 추석 예매도 덩달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고속버스조합 관계자는 "(예매)시스템을 개발하고 있고 (추석 전에) 최대한 서두를 계획"이라며 "그러려면 차량이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참고로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오는 17, 18일 이틀간 올 추석 열차승차권을 예매한다고 10일 밝혔다.

    한편 제작 주문이 들어간 프리미엄 고속버스는 지난 6월 시승행사를 통해 접수된 개선요구사항을 반영했다. 현대차의 경우 통로 폭이 넓어진다. 좌석을 창가 쪽으로 바짝 붙이고 옆좌석과의 간격을 좁혀 기존 36~38㎝에서 43㎝로 넓혔다. 좌석 재질도 좀 더 고급스럽게 바뀔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