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문화·국방 늘고… 사회간접자본 2년 연속 감액국가채무비중 첫 40% 돌파… 다음 달 2일 국회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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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연합뉴스

    정부가 세운 내년도 예산액이 사상 처음으로 400조원을 넘어섰다.

    일자리 예산이 10% 이상 늘었다. 복지예산은 130조원에 달한다. 반면 전통적인 덩어리 예산인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2년 연속 줄었다.

    확장적 예산 편성으로 말미암아 나랏빚도 683조원으로 38조원쯤 불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최초로 40%를 넘어설 전망이다.

    정부는 30일 국무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확정했다. 국회에는 다음 달 2일 제출한다.

    내년 예산안 규모는 400조7000억원으로 올해 예산 386조4000억원보다 3.7%(14조3000억원) 증가했다. 참여정부(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200조원을 넘어선 지 12년 만에 2배가 되는 셈이다.

    총수입은 414조5000억원이다. 내수회복세와 법인영업실적 개선에 힘입어 6.0%(23조3000억원) 증가했다. 총지출은 400조7000억원으로 3.7% 증가가 예상된다. 정부는 경기와 고용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주어진 여건에서 최대한 확장적으로 예산을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내년 예산 편성 방향을 일자리 창출과 저출산 극복 등을 통한 민생안정 등 사회분야 투자 확대에 맞췄다. SOC 등 경제분야 예산은 효율화에 초점을 맞춰 짰다. 12개 세부 분야 중 보건·복지·노동 등 9개 분야 예산이 늘었고 SOC와 산업, 외교·통일 등 3개 분야는 줄었다. 덕분에 보건·노동 등 복지 예산은 사상 처음으로 130조원을 돌파했다. 복지 예산 비중은 32.4%를 기록했다.

    정부가 예산 편성에 역점을 둔 일자리 예산은 17조5000억원 규모다. 올해보다 10.7% 늘었다. 특히 청년 일자리 예산은 2조7000억원으로 15% 증액했다. 게임(451억→635억원), 가상현실(VR·신규 192억원), 사물인터넷(IoT) 융합기술 개발(120억→276억원) 등 청년이 선호하는 유망산업 일자리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창업성공패키지(500억원)와 대학창업펀드(150억원)도 신규 도입했다.

    취업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지원 예산도 확대했다. 경력단절여성 지원을 위해 육아휴직 후 고용유지지원금을 현행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인상했다. 휴직 기간 대체인력도 7000명에서 1만명으로 확대한다.

    저출산 극복을 위해 난임시술비 지원 소득상한을 없애고 저소득계층에 대한 지원을 현행 190만원에서 240만원으로, 횟수도 3회에서 4회로 각각 늘렸다. 수혜대상은 5만여명에서 9만6000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맞벌이 가정을 위해 아이돌봄 영아종일제 지원연령을 만1에서 2세 이하로 확대하고 중소기업 직장어린이집 설치 지원도 단독은 3억에서 4억원, 공동은 6억원에서 8억원으로 상향했다. 한부모가족 자녀 양육비도 월 10만원에서 12만원으로 올렸다.

    국가필수예방접종에 어린이독감을 신규로 추가했다. 만 6세 미만 어린이 210만명쯤이 혜택을 보게 됐다. 의료기관 종사자 등에 대한 잠복결핵 무료 검진도 대상을 1만명에서 77만명으로 대폭 확대했다.

    미래성장동력 산업 육성을 위해선 범부처 합동 수행이 필요한 9개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추진해 전략기술을 확보하는 데 300억원을 추가로 배정했다. 신성장·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지역전략산업에 집중 투자하기로 하고, 2019년까지 국비 1조7000억원을 비롯해 총 3조1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연료전지 등 청정에너지 분야는 예산은 4536억원에서 5844억원으로, 고위험 신약개발 R&D 투자 규모는 2154억원에서 2471억원으로 각각 확대했다.

    정부의 문화융성 기조에 따라 문화·체육·관광 예산은 7조1000억원으로 6.9% 증액됐다.

    북핵·미사일 위협 등에 대비해 국방력을 강화하고 병영환경 개선을 추진하면서 국방 예산도 처음으로 40조원을 넘겼다. 4% 증액된 40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공공질서·안전 3.1%(18조원), R&D 1.8%(19조4000억원), 농림·수산·식품 0.6%(19조5000억원), 환경 0.1%(6조9000억원)가 각각 늘었다.

    교육 예산은 6.1%(56조4000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45조9000억원으로 11.4%(4조7000억원) 증액됐다.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포함된 지방교부금은 9조2000억원 늘어나 내년 총지출 순증(14조3000억원)의 64.3%가 지방으로 이전된다.
    정부는 누리과정 예산 논란의 대안으로 '지방교육정책지원 특별회계'를 신설하고 내년 5조2000억원 규모인 교육세를 전액 특별회계로 전환·편성하기로 했다.

    반면 SOC 예산은 21조8000억원으로 8.2% 줄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감액됐다. 산업·중소기업·에너지 예산도 15조9000억원으로 2% 줄었다. 남북 관계 경색 등으로 외교·통일 분야 예산도 4조6000억원으로 1.5% 깎였다.

    나랏빚은 682조7000억원으로 38조원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올해 2.3%에서 내년 1.7%로 0.6%포인트 낮아지고 국가채무 비율은 40.1%에서 40.4%로 높아진다. 국가채무 비율이 애초 중기계획보다 개선된 것은 국세수입 증가와 세계잉여금을 활용해 국가채무를 상환한 영향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내년 실질 경제성장률을 3.0%, 경상성장률은 4.1%로 각각 예측하고 세수를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