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통합 TF 구성도 차일피일
  • ▲ 2층 고속열차 콘셉트 디자인.ⓒ코레일
    ▲ 2층 고속열차 콘셉트 디자인.ⓒ코레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주도해온 2층 KTX 도입이나 ㈜에스알(SR)과의 통합 추진이 홍순만 전 사장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추진력을 잃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된다.

    각 사안은 최근 국토교통부가 추진을 중지시키거나 내부적인 이유를 들어 후속 조처가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7일 국토부와 철도 관련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코레일이 주도적으로 추진했던 일들에 잇따라 제동이 걸리고 있다.

    한국형 2층 고속열차(KTX) 도입의 경우 자체 연구·개발(R&D)에 공동 참여한 코레일과 현대로템,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애초 알려졌던 것보다 일주일쯤 이른 지난달 24~28일께 시험운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험운전은 현재 잠정 중단된 상태다.

    애초 코레일 등은 이달부터 오는 11월까지 2층 객실열차 2량을 KTX 산천에 연결해 시험운전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시험운전에서 이렇다 할 문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국토부는 안전성 검토를 받지 않았다는 절차상 이유를 들어 시험운전을 멈추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열차 관련 R&D 과제는 상황에 따라서 안전 진단을 면제할 때도 있다"면서 "공동연구에 참여한 코레일이나 현대로템 등에서 (국토부의) 시험운전 중단에 당황해 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국토부는 그동안 2층 KTX 도입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2층 KTX가 타고내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열차 운행이 늦어지고 전력 소모도 커 운영비 지출이 늘어나는 등 비효율적이라는 견해였다.

    대신 현대산업개발이 제안한 '평택~오송 고속철도 민간투자사업' 추진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였다.

    반면 코레일 홍 전 사장은 2층 KTX를 도입하면 기존 선로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며 출입문 확대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했었다.

  • ▲ 홍순만 전 코레일 사장.ⓒ연합뉴스
    ▲ 홍순만 전 코레일 사장.ⓒ연합뉴스

    홍 전 사장 재임 시절 코레일이 드라이브를 걸었던 SR과의 수평통합도 추진이 지지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국토부는 지난 6월 문재인 정부에서 인수위 역할을 한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코레일과 SR의 통합 논란과 관련, 7월 중 전문가들로 전담기획반(TF)를 꾸려 통합·분리 운영에 따른 각각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공공성 강화 방법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맹성규 국토부 제2차관은 지난달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안에 (코레일과 SR의) 통합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현재 통합 여부 논의 방식 등에 대해 관련 기관과 조율 중이고, TF를 구성해 결론을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TF는 아직 구성조차 되지 않았다. TF를 위원회 형식으로 구성한다는 밑그림 정도만 윤곽을 잡은 상태다. 위원회 규모나 위원 선정·배분방식 등과 관련해선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는 실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 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진행된 게 없다"며 "최대한 빨리 (위원회 구성을) 추진하겠지만, (통합에 대한) 찬반이 갈리는 문제이므로 졸속으로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국정기획자문위에 통합 여부를 논의할 TF를 꾸리겠다고 밝힌 지 두 달이 넘도록 아무런 진척이 없는 셈이다.

    철도 관련 업계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국토부가 그동안 반대했거나 휘발성이 강한 사안에 대해 속도를 조절하면서 추이를 관망하려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며 "공교롭게도 두 사안 모두 홍 전 사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일들이다.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코레일 내에서 예전만큼 적극적인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