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에 비해 20~30% 비싸지만 고품질로 찾는 고객 많아샵에 전시돼 고객들이 직접 고르는 방식으로 팔려컬러강판 소재는 포스코와 중국산 반반 쓰여
  • ▲ 미얀마포스코 전경ⓒ포스코그룹
    ▲ 미얀마포스코 전경ⓒ포스코그룹


    동남아 최빈국, 불교 성지, 아웅산 테러 사건 등으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나라 '미얀마'.

    현재 생활 수준이 우리나라 1960~70년대 수준에 불과한 이 나라에 일찌감치 자본을 투자해 미얀마 전역의 지붕을 책임지고 있는 기업이 있다.

    올해로 사업 20년차에 접어든 미얀마포스코를 일컫는 말이다. 미얀마포스코는 지난 1997년 11월 법인을 설립한 이후 1998년 공장 가동을 시작해 올해로 설립 20주년을 맞았다.

    연간 생산규모 2만톤인 미얀마포스코는 총액의 70%를 포스코가 투자해 공장을 설립, 운영하고 미얀마군인복지법인(MEHL)이 지분 30%를 투자했다. 처음 설립 당시 20년 운영을 약속했지만 사업이 번창하자 1차로 5년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의 늦여름 날씨와 비슷한 지난 23일, 기자는 미얀마 양곤시내에서 한시간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미얀마포스코를 찾았다.

    일일 생산량이 50~60톤에 불과한 이 공장은 한국의 대형공장과는 다르게 매우 작아 한눈에 들어온다. 아연도금강판을 생산하는 공장에 들어서자 여기저기 소재들을 쌓아놓은 모습이 보인다. 적지 않은 인원들이 각 설비에 붙어 생산공정을 이리저리 체크하고 있다.

    미얀마포스코에서 생산하는 함석지붕 생산과정은 우선 냉연박판코일 소재를 투입해 세척과 전처리 과정을 거쳐, 도금과 후처리에 들어간다. 이렇게 생산된 도금강판은 코러게이팅(corrugating, 물결 무늬를 만드는 과정)을 거쳐 함석지붕으로 최종 완성된다.

  • ▲ 미얀마포스코 조업 장면ⓒ포스코그룹
    ▲ 미얀마포스코 조업 장면ⓒ포스코그룹


    규모만 축소해 놓았을 뿐 한국의 생산공장들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다만 절단과정과 코러게이팅을 거쳐 최종 생산된 제품을 수작업으로 일일이 정리하는 모습은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이다. 한국 공장에서는 소재투입부터 포장까지 전부 자동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작업인력이 직접 생산공정에 개입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고금만 미얀마포스코 법인장은 "소재는 전량 포스코베트남에서 들여온다"며 "여기서 생산되는 제품은 현지 브랜드명인 'SUPER STAR'로 미얀마 전역에 팔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생산된 함석지붕의 판매과정도 한국과 다르다. 일반적으로 한국에서는 주문 후 생산방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 제품들은 세가지 두께에 따라 생산돼 샵으로 보내진다. 그렇게 보내진 지붕들은 소비자들이 직접 골라서 구입하게 된다.

    고 법인장은 "한국의 철강재들은 거의 대부분 B2B 방식인데 반해 여기 제품들은 B2C 방식으로 팔린다"며 "샵에 전시하면 고객들이 직접 고르는 방식이다"라고 말했다.

  • ▲ 미얀마포스코강판에서 생산된 컬러강판ⓒ포스코그룹
    ▲ 미얀마포스코강판에서 생산된 컬러강판ⓒ포스코그룹


    짧은 공장견학을 마치고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는 미얀마포스코강판 공장을 찾았다. 지난 2013년 10월에 설립돼 연간 5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춘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컬러강판이다.

    여기서 생산되는 컬러강판은 대형공장을 지을 때 지붕이나 외벽으로 쓰인다. 이 공장 역시 들어서니 여러 소재들이 눈에 들어왔다. 미얀마포스코강판에 들어오는 소재들은 중국산과 포스코산이 반반이다.

    이 공장이 미얀마포스코와 다르게 중국산을 쓰는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한국에서 생산하지 않는 사이즈를 소재로 투입해야 하기에 중국산을 쓴다는 것. 또 다른 한가지는 누구나 추측할 수 있는 원가절감 차원이다.

    한국에서 정년퇴임 후 미얀마포스코강판에서 생산공정을 책임지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컬러강판 전문가 김창수씨는 "생산하는 제품이 지붕, 외벽 등에 쓰이는 컬러강판 이기에 중국산을 투입해도 큰 문제가 없다"며 "일일 생산량은 컬러 종류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평균적으로 150톤 정도다"고 설명했다.

    미얀마포스코와 미얀마포스코강판 모두 미얀마 현지에서 중국산과 치열한 경쟁 중이다. 미얀마는 자체 철강 생산 공장이 없어 철강재 수요 90% 이상을 수입산에 의존한다.

    고금만 법인장은 "미얀마포스코에서 생산하는 함석지붕은 중국산과 달리 고품질이라 가격도 20~30% 정도 비싼 편이다"면서도 "가격은 비싸지만 직접 써 본 고객들은 다시 우리 제품을 찾을 정도로 좋은 품질을 자랑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얀마포스코강판에서 생산하는 컬러강판은 중국산에 비해 톤당 3만~5만원 정도 비싸다"며 "컬러강판은 도금강판과 같은 B2C 방식이 아닌 B2B로 고객들에게 판매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