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GM 고리대금 장사 의혹… "오히려 이자비용 절약"연간 수백억원 업무지원비 지불… "계열사 지원 대가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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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네럴모터스(GM)가 경영난을 겪는 한국GM을 위해 한국 정부의 지원 가능성을 타진한 가운데, 조만간 한국GM에 대한 당국의 회계감리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본사 GM이 한국GM을 상대로 고리대금 장사를 해왔다거나, 거래 과정에서 한국GM이 손해를 보고 본사나 해외 GM 계열사에 이익을 몰아줬다는 등의 의혹이 업계와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GM은 국내 자금 조달이 불가능한 상황을 비롯해 매출 원가율 산정 방식 차이 등을 고려하지 않은 오해라고 반박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이 본사로 지나치게 많은 이자를 물고 돈을 빌려왔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한국GM이 운영자금 부족을 이유로 글로벌GM(GM홀딩스)으로부터 수년간 2조4000억원을 차입했으며, 이자율은 연 5%로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이자를 내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한국GM은 5%대 관계사 차입 이자율(고정 연 5.3%)이 산업은행 우선주에 대한 배당률(최고 연 7%)보다 낮기 때문에 합리적 결정이었다는 주장이다.

    2012년 10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5년간 산업은행 우선주에 최대 연 7%의 현금배당을 지급해야 했던 상황을 고려하면, 오히려 이자율 5.3% 차입으로 1.7%에 해당하는 이자비용을 절약했다는 것.

    더욱이 2014년 이후에도 재무상태 악화로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했지만, 자금 대여에 대한 국내 금융권의 소극적인 태도로 인해 GM 관계사로부터 돈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한국GM 측 주장이다.

    회사 측의 매출 대비 원가율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연구개발비 등을 회계상 보수적으로 처리하느냐 등의 차이에 따른 것일 뿐, 매출원가율의 차이는 회사의 본질적 상태와 아무 관계가 없다"는 설명이다.

    매출의 65%를 수출하는 한국GM이 원가에 가까운 가격으로 본사에 차량을 판매하는 등 일부러 적자를 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한 반박이다.

    회사 관계자는 "연구개발 비용을 비용이 아닌 자산으로 잡으면 영업이익이 늘어 주가에는 긍정적이지만, 향후 해당 비용을 한꺼번에 손실로 처리해야 될 위험이 존재한다"며 "한국GM은 국내 상장 자동차업체보다는 보수적으로 연구개발 비용을 분류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매출원가율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본사 GM이 매년 업무지원 명목으로 한국GM으로부터 수백억원을 받는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정면 반박했다. 

    본사가 글로벌 관계사들에 회계·세무·재무·내부감사·인사 등 공통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와 경영업무를 지원하는 것은 다국적 기업의 일반적 운영 형태라는 입장이다.

    한국GM 관계자는 "한국GM은 2014년 7월 본사 GM과 글로벌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며 "계약 체결에 앞서 비용과 비용 분담 비율의 적정성을 독립된 외부 기관을 통해 분석한 뒤 이사회의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쉐보레 유럽'이 한국GM의 자회사이기 때문에 유럽 철수비용을 한국GM에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GM측은 "쉐보레 유럽 사업 철수는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이 결정으로 한국GM이 재고자산 평가 손실, 유럽 자회사 지분법 손실 등을 통해 막대한 손해를 본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