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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평창동계올림픽 간접 특수를 누리고 있다. 자산으로 보유한 강릉 씨마크호텔이 여러 유명 인사의 방문으로 몸값을 높이고 있어서다. 지난해 호텔현대를 매각하면서도, 상징성을 감안해 씨마크호텔만을 남겨뒀는데, 이것이 호재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강릉 씨마크호텔이 평창동계올림픽 특수를 누리자, 이를 자산으로 보유한 현대중공업이 반색하고 있다.
씨마크호텔은 지난해 9월 현대중공업이 호텔현대를 매각하면서도 남겨뒀던 국내 유일의 호텔자산이다.
씨마크호텔은 평창동계올림픽을 맞아 최근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북한 현송월 공연예술단, 마윈 알리바바 회장 등이 방문하면서 강릉의 랜드마크로 새롭게 부상하는 모습이다.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과 오찬회담을 씨마크호텔에서 가졌다. 지난달 21일에는 북한 현송월 공연예술단이 이 호텔에서 오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급호텔이 턱없이 부족한 강릉시에 씨마크호텔은 올림픽을 방문한 주요 인사들이 머무를 수 있는 호텔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현재 씨마크호텔에 머무르고 있는 대표적인 인사로 구분된다. 150개에 달하는 객실은 미국 NBC 방송국 관계자들이 114개의 객실을 예약, 만실에 가까운 상태다.
씨마크호텔 관계자는 "마윈 회장은 현재 씨마크호텔 최고급 객실인 프레지덴셜 스위트에 묵고 있다"며 "알리바바가 평창동계올림픽 공식후원사이면서 올림픽 기간내 알리바바관도 운영 중이라 마윈 회장이 방문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정 기간 머무를 것으로 예상하는데 정확한 체크 아웃 일자는 개인정보라 말하기 곤란하다"라고 덧붙였다.
올림픽 기간내 국빈급 인사들도 이 호텔에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 관계자는 "미국 NBC 방송국을 비롯해 비자 임직원들도 이 호텔에서 묵고 있어, 활용할 수 있는 객실이 전무한 상태"라면서도 "최고급 객실 등 일부 고급 객실은 해외 정상들과 기업 총수들이 찾을 예정이다"라고 귀뜸했다.
현대중공업은 자구계획의 일환으로 지난해 9월 호텔현대 지분 전량을 국내 사모투자 전문기업 한앤컴퍼니에 매각했다. 매각금액은 2000억원으로 공시됐다.
당시 호텔현대를 매각하면서 현대중공업은 경포대 호텔현대를 재건축한 강릉 씨마크호텔은 팔지 않았다. 이곳이 현대중공업 창업주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추억이 깃든 곳이기 때문이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생전에 강릉 경포대를 자주 찾아, 임직원들과 함께 어울린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하계수련회에 직원들과 노래를 부르며 씨름을 한 일화는 아직 현대중공업 내에 종종 회자되곤 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경포대는 故 정주영 명예회장이 자주 찾은 곳"이라며 "그 상징성을 고려해 씨마크호텔만은 남겨두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000여개의 객실로도 꾸밀 수 있는 호텔을 좀 더 쾌적한 환경을 방문객에게 선사하고자 150개의 객실만으로 구성했다"며 "이는 사업 목적이 아닌 경포대가 상징하는 바를 더 반영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강원도 강릉에 위치한 씨마크 호텔은 1971년 개관이래 강원 지역을 대표하는 호텔이었던 호텔현대 경포대의 명성을 이어 2015년 6월, 새로운 모습으로 개관한 5성 호텔이다. 지난해 매출은 약 30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세계적인 건축가 리처드 마이어가 설계에 참여한 순백색의 호텔 건물은 강릉의 아름다운 자연과 공존할 수 있는 친환경 디자인으로 국내 최고 권위의 건축 어워드인 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 2016년 민간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한옥 스위트인 호안재와 더불어 총 150개의 객실로 구성돼 있으며, 대부분의 객실이 바다 한가운데 서 있는 듯한 탁월한 오션뷰를 자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