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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억원의 시세차익이 예상돼 '로또'로 알려졌던 서울 강남의 한 재건축 아파트에서 계약 포기자가 발생하면서 뜨거웠던 청약시장도 한풀 꺾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삼성물산이 분양한 '래미안리더스원'는 총 26가구가 미계약분으로 남아있다. 이는 일반분양 물량(232가구)의 11%에 달하는 물량이다. 10가구 중 1가구는 계약을 하지 않고 포기한 셈이다.
특히 이 단지는 지난달 진행된 1순위 청약에 9671명의 청약자가 몰려 평균 41.7대 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된 바 있다. 분양가격이 3.3㎡당 평균 4489만원으로, 가장 작은 전용 59㎡도 12억원을 웃돌았지만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해 수억원의 시세차익이 가능하다며 인기몰이를 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 진행한 정당계약에서 전체 당첨자 중 16.4%인 38명이 부적격자로 판정되며 다수의 미계약분이 발생했다. 이에 지난 3일 예비당첨자를 대상으로 추가 계약을 진행했지만 이들마저 계약을 하지 않은 것이다.
특히 모든 주택형의 분양가가 9억원을 초과해 중도금 집단대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금 조달 여력이 부족한 당첨자들이 계약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한 분양 관계자는 "인근의 다른 재건축 단지들도 미계약분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부동산 규제대책으로 대출이 모두 막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잦은 청약제도 개편도 부적격자 양산에 한 몫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청약 부적격 건수는 2만1804건에 달했다. 1순위 당첨자 23만1404명의 9.4% 수준이다.
청약제도는 지난해 7번, 올해 4번 등 2년간 11번의 개정이 이뤄졌다. 특히 지난 9·13부동산대책의 후속 조치로 무주택자의 청약 당첨 기회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이 당초 지난달 말 시행할 계획이었지만 현재까지도 심사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계약분이 발생하면 사람들이 몰려 이슈몰이를 할 수 있어 오히려 건설사로선 이득"이라며 "청약통장이 필요없기 때문에 돈 많은 현금부자나 투기세력이 몰려들어 경쟁률이 더 높아지고 프리미엄이 더 붙는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