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지수 ‘대공황’ 이후 최대 낙폭…日도 5%대 하락 미 재무장관, 2008 금융위기 이후 ‘워킹그룹’ 소집코스피도 연초 조정 예상…‘대규모 침체’는 불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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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연방정부가 ‘일시적 정지(셧다운)’을 감행하면서 글로벌 증시에 먹구름이 찾아왔다. 국내 증시 역시 이 여파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지 여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미 연방정부는 지난 22일 오전 0시(현지시간)부터 셧다운에 돌입했다. 이는 미 의회가 멕시코 불법 이민자들을 막기 위한 국경 장벽 설치 비용 50억 달러를 예산안에 포함하지 않으면서다. 이에 이민자에 부정적 입장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이 불거진 것.

    먼저 뉴욕 증시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연말 ‘산타 랠리’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지난 24일 뉴욕 증시는 3대 지수가 2% 이상 하락했다.

    특히 다우지수는 24일 2.91% 급락했다. 이는 ‘대공황’ 직전인 1918년 12월24일의 기록을 경신한 것으로 ‘블랙 크리스마스’의 악몽이 재현될 것이라는 공포감이 확산됐다. 약세장인 ‘베어마켓’으로 돌입한 기준치인 고점대비 20% 하락이 뉴욕 증시에서 이미 나타난 상황이다. 나스닥과 S&P500 지수는 52주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했다.

    일본 증시도 지난 25일 닛케이 평균 지수가 5%이상 하락하면서 타격이 글로벌 전반으로 확산되는 조짐을 보였다.

    코스피도 피하지 못했다. 26일 코스피 지수는 개장 직후 전 거래일 대비 1.27% 내린 2028.81포인트로 출발한 뒤 낙폭을 늘려가고 있다. 특히 개인들의 매도세가 두드러지면서 미국발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위기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사태가 장기적인 ‘경기 침체’로 이어질지에 대해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을 위시한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내년부터 본격 둔화되면서 2020년부터 본격적 침체기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금융시장 워킹그룹(PWG)’을 소집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같은 위기설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워킹그룹은 지난 1987년 미국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블랙 먼데이’ 당시 원인 파악을 위해 레이건 당시 대통령이 결성한 조직이다. 이후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소집돼 모기지 대출에 대한 권고안을 낸 바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워킹그룹 소집 자체를 대규모 금융위기의 신호로 보고 있다. 

    일단 국내 증시는 당분간 침체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내년 초에는 약세로 시작하게 되면서 박스피를 면치 못하나, 장기적으로는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연구원은 “내년 한국의 EPS 예상 증가율은 3.3%로 역대 가장 부정적”이라며 “코스피는 연간 박스권 흐름 속에, 악재의 순차적 완화로 분기별 박스권이 레벨업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여기에 국내 증시에서는 낮아진 대주주 기준으로 인해 양도세를 피하기 위한 ‘슈퍼개미’들의 매물 출현도 주가 하락을 부채질한다. 지난 4월 강화된 대주주 범위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지분율 1% 혹은 시가총액 기준 15억원 이상 보유시 대주주에 해당한다. 이들에게는 양도소득세가 최대 30% 과세된다. 

    과거에는 매도 직후 매수세가 유입되기도 했으나 주가가 크게 조정을 받은 시점에서는 이를 기대하기도 힘들어졌다.

    반면 이번 사태가 장기적인 금융위기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글로벌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연방정부의 셧다운과 매파적 연준에 대한 우려감을 지목했다. 반면 경기침체 위험성에 대해서는 “경기침체의 선행지표인 은행의 긴축 태도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며 “미국 은행의 긴축태도가 –16%로 경기침체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