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장관 "여유 있는 삶 제공"… 환경단체 "졸속·피해 우려"지하 40m 최고시속 180㎞… 운정~서울역 20분 주파
  • ▲ GTX-A노선 착공식.ⓒ국토부
    ▲ GTX-A노선 착공식.ⓒ국토부
    27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경기 파주 운정~서울 삼성) 사업이 첫 삽을 뜬 가운데 환경단체가 졸속 사업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환경단체는 무모한 행정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청구하겠다고 밝혀 사업 추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한국환경회의는 이날 GTX-A노선 관련 논평을 내고 "시민사회와 지역주민이 요구해 온 사업의 검증과 알 권리 요청은 무시한 채 정부가 착공식을 강행했다"며 "오로지 정치적 성과를 뽐내기 위해 절차적 민주주의를 망각한 졸속 착공"이라고 비난했다.

    환경회의는 "사업 계약방식과 실시설계, 환경영향평가 등의 절차가 법에 근거한 심의와 협의절차를 무시하고 추진되는 형국"이라며 "현 정부는 사업 당위성만 홍보할 뿐 갈등관리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국비 1조5500억원을 기업에 손쉽게 제공하고 사업권을 30년간 보장하는 문제는 일사천리로 진행하면서 주민 생활환경 피해와 보호지역 훼손에 대한 우려는 외면한다"고 부연했다.

    환경회의는 "착공식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오기이고 정치인들의 사기에 놀아난 결정"이라며 "문제시되는 계약, 심의, 협의절차의 모든 사안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A노선 사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이뿐만이 아니다. 경기 고양·파주 주민은 터널 공사 때 지하에 묻힌 온수 탱크 파손, 지반침하 등 사고가 우려된다며 노선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파주지역 환경단체는 운정 차량기지 일대에 노랑부리백로 등 법정 보호종이 서식하지만, 환경영향평가보고서에 피해 방지 대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 강남구는 노선 일부가 주택가 지하로 예정돼 안전과 소음, 진동 등 피해가 우려된다며 한강을 우회하도록 노선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 ▲ A노선 노선 설계 반대 시민 집회.ⓒ연합뉴스
    ▲ A노선 노선 설계 반대 시민 집회.ⓒ연합뉴스
    GTX-A노선 사업은 김 장관이 지난 6월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연내 착공을 약속한 사업이다.

    하지만 수요 재산정 과정에서 하루 평균 이용자가 애초 29만명보다 2만~3만명 적게 나오면서 연내 착공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민간사업자와의 협상이 길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설상가상 북한산국립공원 지하 통과에 따른 환경영향평가 문제도 불거지면서 연내 착공이 어려울 거라는 의견이 적잖았다.

    이에 국토부는 우선협상대상자인 신한은행컨소시엄과 협상과 실시설계를 동시에 추진하고 환경영향평가 등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며 연내 착공 의지를 밝혀왔고, 이날 착공식이 열렸다.

    김 장관은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착공식에서 "A노선은 총사업비가 3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국책 프로젝트로, 5년 뒤 개통하면 파주 운정지구부터 화성 동탄까지 쾌속 질주하게 된다"며 "정부는 GTX가 가벼운 출근길과 저녁이 있는 삶을 국민께 되돌려드릴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철저히 관리하고 계획기간 내 차질없이 완공하도록 온 힘을 쏟겠다"면서 "정부는 GTX-B노선, C노선도 하루빨리 추진될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GTX는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지하 40m 이하 대심도(大深度)의 도심 고속전철이다. 최고 시속은 180㎞다. 노선을 직선화해 수도권 외곽에서 서울 도심까지 30분 안에 닿도록 설계됐다.

    A노선은 파주∼일산∼삼성∼동탄 등 총 83.1㎞ 구간, 10개 정거장을 평균 시속 100㎞로 달리며 수도권 남북을 잇는다. 삼성∼동탄 구간 공사는 지난해 3월 재정사업으로 먼저 시작됐다.

    A노선은 앞으로 토지보상과 60개월 간의 공사를 마치고 오는 2023년 말 개통할 예정이다. 개통하면 운정∼서울역 20분, 킨텍스∼서울역 16분, 동탄∼삼성 22분 등 이동 시간이 지금보다 70∼80%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 ▲ A노선 지하 투시도(킨텍스).ⓒ국토부
    ▲ A노선 지하 투시도(킨텍스).ⓒ국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