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경희대 캠퍼스 등 6곳에 무인편의점 '스마트 GS25' 오픈운영권 입찰 통해 가맹점주 모집… 자회사 'GS네트웍스' 낙찰최저임금 인상 타개책 일환, 他 편의점 무인화 속도 낼 듯
-
편의점 GS25가 미래형 무인편의점인 ‘스마트 GS25’ 가맹 사업 확대를 본격화하고 나섰다. 지난해 9월 마곡 사이언스 파크 LG CNS 본사 내 테스트 형태의 무인점포를 선보인 이후 약 반년만이다. 편의점들이 최근 최저임금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향후 무인 편의점의 수요가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3일 업계에 따르면 GS25는 지난 3월 경기도 용인시 소재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와 광주 남구 소재의 광주대학교 내 무인 편의점 여섯 곳을 개장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경희예술도서점 △경희예술도서위성점 △경희체육경영점 △경희체육경영위성점 △경희전자국제위성점 △광주대기숙사점 등 총 6곳이다. 경희대학교 내 무인점포의 경우 주중 오전8시부터 오후8시까지만 운영하고, 주말 운영은 하지 않는다. 광주대기숙사점은 오전8시부터 오전12시까지 운영한다.가맹 점포는 운영권 입찰을 통해 GS25의 자회사인 ‘GS네트웍스’가 운영하게 됐다. GS네트웍스는 GS리테일이 지분 100%를 보유한 물류 전문 자회사다. 지난해 1월 자본금 30억원을 출자해 설립했다. GS네트웍스는 GS25에 상품을 공급하는 2자 물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만큼, 해당 점포를 통해 그룹의 추가 수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업계 관계자는 “캠퍼스 내 편의점의 경우 가맹사업 모집이 힘들다. 수익이 큰 만큼 직원도 배로 들어가 인건비가 많이 들어 인력 운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개인 입찰이 쉽지 않은 만큼, 자회사인 법인체가 들어와 안정적인 운영 방식을 선택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무인 편의점인 ‘스마트 GS25’는 신용카드와 교통카드를 통한 인증 절차를 거쳐 입장이 가능하다. 고객은 ‘셀프 계산대’에서 화면을 터치해 직접 상품 바코드를 기계에 찍고 신용카드와 교통카드 등으로 결제해야 한다. 성인 인증을 걸쳐야 하는 주류·담배 품목은 판매하지 않는다.업계 최초로 포스(POS)에서 쌍방향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GS25 관계자는 “경영주가 모니터에서 셀프 결제를 누르면 밖에서도 손님이 결제할 수 있는 창이 떠서 쌍방향으로 계산대를 운영할 수 있다. 점주가 포스를 2~3대 두고, 바쁜 시간대에 포스를 셀프(self)모드로 전환하면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또 고객 지원 업무를 위해 카운터에는 KT의 인공지능 디바이스 ‘기가지니’(GIGA Ginie)를 설치했다. 고객이 인근 유인 점포 근무자에게 영상으로 연결해 불편 사항을 접수하는 방식이다.경희대에서 스마트 GS25를 운영 중인 김인재 점장은 “수업하는 건물에 편의점이 생겨서 학생들이 좋아한다.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시식대도 있어서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다. 계산대에서 무인점포 이용법이 스피커로 계속 나오기 때문에 어려움 없이 사용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이어 “가끔 환불과 같이 점원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매장 내 기가지니를 통해 요청이 오는 경우도 있다. 혹시라도 절도·도난 사건이 일어났을 때 매장에 카드를 찍고 들어와야 하므로 고객의 신원 파악이 빠르고, CCTV도 많이 설치돼서 바로 확인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
무인편의점 상용화에 나선 것은 GS25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7년 5월 세븐일레븐도 업계 최초로 잠실롯데월드타워 31층에 무인편의점 시그니처를 열었다. 24시간 무인으로 운영되며 정맥 모양으로 결제하는 핸드페이 시스템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롯데 계열사 내 인오피스 상권에서 벗어났고 로드숍 점포도 강화하고 나섰다.CU도 첨단 IT 기술을 활용한 미래형 편의점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편의점 근무자를 위한 인공지능(AI) 도우미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스마트폰 하나로 상품 스캔부터 결제까지 모든 과정을 고객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비대면 결제 시스템인 'CU 바이셀프(Buy-Self)'를 개발해 주간은 유인, 야간은 무인으로 운영되는 하이브리드 편의점도 새롭게 선보였다.이마트24도 무인 편의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전국의 이마트24 무인점포 수는 완전 무인점포 16개. 하이브리드(유인+무인) 4곳, 자판기형 4곳 등 총 24곳으로 가장 많다.미니스톱은 지난해 7월부터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호텔 직원 전용 건물에 자판기형 무인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자판기 총 3대로 운영되는 무인점포에서는 면과 스낵, 음료, 담배 등 97개 품목을 판매한다.편의점 업계가 이처럼 무인편의점 사업에 속도를 내는 까닭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인상한다는 방침 하에 2018년 최저임금은 7530원으로 상승했고, 올해는 8350원으로 인상됐다.
이로인해 업종 특성상 영업시간이 긴 편의점 업계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직격탄을 맞았다. 가맹점주들은 편의점 본사에 인건비 부담을 낮출 방안을 내놓으라며 압박하고 있고 승승장구하던 편의점 출점율이 하락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한 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 이후 편의점 시장의 방향성이 I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편의점으로 가고 있다. 다양한 시도를 통해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며 “기존에 무인 편의점을 검토만 했던 편의점들도 이제는 무인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