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위기설에 계열사 지분 매각설 잇따라매각 자구책과 함께 재무 안전성 알리기 나서“가용 예금만 71.4조원… 유동성 문제 없어”우려 해소에도 유통·화학 부진에 불안감 확산
  • ▲ ⓒ롯데
    ▲ ⓒ롯데
    롯데그룹이 재무 건전성 위기설 확산과 관련, 자구책을 검토하고 지라시(증권가 정보지) 해명에 나서는 등 양면작전에 나서고 있다. 위기설로 주요 상장계열사의 주가가 크게 출렁이면서 시장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석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계열사들은 유동성 위기와 관련 다양한 자구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에는 롯데렌탈의 경영권 지분 매각설이 제기됐으며, 다음날인 22일에는 롯데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 매각 자문사를 선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롯데측은 롯데렌탈과 관련해서는 “외부로부터 지분 매각에 대한 제안을 받았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으며, 롯데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 매각과 관련해서는 “매각을 고려하고 있지만 점포 활성화 차원이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롯데렌탈의 경우 적극적인 매각 단계로 들어간 것은 아니나 제안받은 안에 대해 들여다보는 중이지만, 롯데백화점 부산 센터시티점의 경우 매각 자문사까지 선정한 상태다. 

    동시에 롯데그룹은 지난 21일 배포한 설명 자료를 통해 부동산과 가용 예금만 71조4000억원에 이르러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며 계열사 전반의 재무 안정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 기준 부동산 평가액은 56조원, 가용 예금은 15조4000억원이고 그룹 총자산은 139조원, 보유 주식 가치는 37조5000억원에 이르러 위기에 대응하기 충분하다는 것이 롯데그룹 설명이다. 아울러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재무특약 위반 발생 역시 유동성이 충분한 만큼 원리금 상환엔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18일 롯데그룹은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유포된 유동성 위기설이 온라인에 퍼지며 롯데지주,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등 주요 계열사 주가가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바 있다. 당시 롯데지주를 비롯한 계열사들이 일제히 ‘사실무근’ 공시를 냈지만 주가 하락은 막지 못했다. 이에 앞서 16일 한 유튜브 채널에서는 ‘롯데그룹 공중분해 위기’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시되기도 했다. 

    해당 풍문은 롯데가 다음 달 유동성 위기로 채무불이행(모라토리엄)을 선언할 것이며, 유통 계열사를 중심으로 임직원 50% 이상을 감원할 것이란 내용 등이 담겼다. 롯데 측은 이를 적극 반박하는 한편, 최초 루머 생성자와 유포자에 대한 수사 의뢰를 검토하는 등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고자 적극 행보에 나서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인사 시즌이 가까워지면서 풍문이 도는 경우가 왕왕 있으나 최근 업황 악화로 그룹의 각 계열사의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불안감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최근 롯데그룹은 주력 사업인 유통과 화학 사업이 동시에 부진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롯데그룹 상장사 11곳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20조원에서 이달 13조원대까지 쪼그라들었고, 같은 기간 대기업집단 시가총액 순위는 12위에서 16위로 밀려났다.

    롯데지주는 지난 8월 비상 경영에 돌입했고 롯데온과 코리아세븐, 롯데면세점은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다. 롯데지주와 케미칼, 정밀화학 등 화학군 계열사 임원들은 이달부터 급여의 최대 30%를 자진 반납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