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 시 재난수습 예산 지원… 오전 재난사태 선포재정당국 "목적예비비 1.8조 활용 최대한 지원"
  • ▲ 산불 피해 상황보고 받는 문재인 대통령.ⓒ연합뉴스
    ▲ 산불 피해 상황보고 받는 문재인 대통령.ⓒ연합뉴스
    대형 산불 피해가 발생한 강원도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 재난 수습에 예산을 지원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정부는 우선 1조8000억원 규모의 예비비를 최대한 활용해 지원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오전 청와대 내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강원도 산불 피해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서둘러 검토해달라"고 말했다고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대형 산불이 난 강원 고성군·속초시·강릉시·동해시·인제군 일원에는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국가재난사태'가 선포된 상태다. 재난사태는 국민 생명과 재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중앙안전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행정안전부 장관이 선포한다.

    재난사태가 선포되면 해당 지역에 인력·장비·물자 동원, 위험구역 설정, 대피 명령, 응급지원, 공무원 비상소집 등과 함께 범정부 차원의 지원이 이뤄진다. 다만 응급조치 후 재난수습 과정에서는 별도의 예산이 지원되지 않는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면 재난수습 과정에서 주민 생계안정비용과 복구 관련 금융·행정·의료비용을 예산으로 지원할 수 있다. 현 정부 들어 특별재난지역 지정은 총 5번 있었다. 2017년에는 7월 수해를 당한 충북 청주·괴산과 충남 천안, 11월 지진이 발생한 포항이 지정됐다. 지난해에는 7월 전남 보성읍·회천면, 9월 전남 완도·경남 함양·경기 연천 등, 10월 경북 영덕·전남 완도 등이 호우와 태풍 피해로 각각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지방자치단체와 군 병력 등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인력을 투입하라"고 지시하고 "이재민은 물론 피해지역 주민이 생활에 불편을 느끼지 않게 하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재민을 각별히 보살피라"면서 "체육관 등에 한꺼번에 수용하는 것을 지양하고 거주지에서 가까운 공공기관 연수시설 등을 적극 활용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잔불을 완전히 정리할 때까지 경각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달라"면서 "혹시 모를 산간 외딴 지역의 피해자 확인과 수색작업도 소홀함이 없게 해달라"고 덧붙였다.
  • ▲ 기재부 강원도 산불 관련 긴급점검회의.ⓒ연합뉴스
    ▲ 기재부 강원도 산불 관련 긴급점검회의.ⓒ연합뉴스
    한편 재정 당국은 이번 산불 피해 지원에 1조8000억원 규모의 목적예비비를 최대한 활용하기로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재부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피해복구와 이재민 생활안정 등을 위해 모든 재정·세제상 조치를 이행하기로 했다.

    부처별로 편성된 재난대책비를 신속히 집행할 수 있게 준비하고, 필요하면 목적예비비 1조8000억원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행안부는 피해지역에 특별교부세 40억원과 재난 구호사업비 2억5000만원을 긴급 지원키로 했다.

    기재부는 피해지역 납세자의 납기연장과 징수유예 등 세제 지원에도 나서기로 했다.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종합소득세는 납부기한을 최장 9개월 연장한다. 이미 고지된 국세도 최장 9개월까지 징수를 미룬다.

    체납액이 있는 경우 압류 부동산 매각 등 체납처분 집행을 최대 1년간 늦추고, 납세담보는 최근 2년간 체납이 없는 경우 5000만원까지 면제하기로 했다.

    이번 재해로 사업용 자산을 20% 이상 잃은 경우 소득세와 법인세를 상실비율에 따라 공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