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매출·영업이익 두자리 성장소비자 니즈·트렌드 파악 주효
-
헬스&뷰티(H&B) 시장에 '총성없는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올리브영이 지난해 성장하며 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10년 전 200억~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올리브영은 CJ그룹의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한 모양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올리브네트웍스 올리브영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6594억원 7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 10% 성장했다.
지난 1999년 11월 서울 신사역에 1호점을 오픈한 올리브영의 매출은 2011년 2119억원에서 3년간 2배 이상 성장, 2014년 5000억원을 돌파했다. 2016년 사업 시작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영업이익은 2012년 3억원, 2013년 -31억원이었지만2014년 170억원, 2016년 506억원으로 급증했다.
2010년 92개였던 올리브영의 매장 수도 2015년 552개, 2016년 800개, 지난해 연말 기준 1100여개를 돌파했다. 랄라블라(174개)와 롭스(124개) 매장 수를 다 합한 것보다 3~4배 가량 많다.
올리브영의 이런 성장은 소비 니즈와 트렌드를 적극 반영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국내외 차별화 단독 상품을 소싱 및 개발했고 화장품 분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퍼스널, 헬스케어, 가전제품도 선보였다. 또 글로벌 브랜드는 물론 가성비가 뛰어난 국내 중소기업 제품들도 많다는 점도 매출 성장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주력했던 출점보다는 질적 성장을 통해 충성 고객을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상권에 맞춰 소비자 특색매장을 선보이고 상품 구성도 차별화를 뒀다. 대표적으로 올리브영 강남본점은 2030대 고객 비중이 높은 강남 상권을 고려해 색조 화장품을 1층에 전면 배치한 점도 그 일환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지난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다"면서 "상권별 매장의 차별화와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마녀공장, 투쿨포스쿨 등 신규 브랜드 입점을 통한 성장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화장품 소비형태가 브랜드숍이 아닌 H&B로 이동한 것도 한 몫한다. 화장품에 대한 세분화된 소비자들의 요구와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가 만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단일 제품만 파는 브랜드숍과 달리 다양한 품목의 다양한 브랜드를 한데 모아놓는 H&B은 이러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최적화된 모델이라는 것이다.
국내 H&B 시장 규모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14년 7000억원 규모였던 시장은 지난해 2조1000억원으로 3배 커졌다. 매장 수도 1500여개에 달한다. 이 속도대로 라면 2020년 2조7000억원, 2025년 4조5000억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한편 기존 H&B 업체에 이어 세계 최대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가 국내 상륙을 앞두고 있다. LVMH(루이뷔통모에헤네시) 그룹 계열사인 세포라는 올 하반기 매장을 연는 것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유통 대기업도 화장품 편집숍 사업을 강화 중이다. 신세계백화점의 시코르는 백화점에서만 만날 수 있는 프리미엄 화장품을 앞세워 20호점까지 낸 상태다. 롯데백화점도 지난해 말 프리미엄 화장품 편집숍인 온앤더뷰티를 문열고 사업에 뛰어 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H&B시장이 성장하면서 업체 이 시장을 두고 경쟁이 치열하다. 사실상 포화상태"라면서 "각 업체들은 차별화된 제품, 트렌드 선도하기 위한 전략을 구체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