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 "최고가 되든지 최고와 손잡든지"과감한 R&D 투자 필요… "신약 하나 개발로 단숨에 글로벌 제약사 도약"
  • ▲ 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 ⓒ뉴데일리
    ▲ 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 ⓒ뉴데일리

    바이오 업계 CEO들은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꾸준한 연구·개발(R&D)을 통해 신약 개발 성과를 거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바이오 코리아 2019'를 개최했다. 이날 메인 콘퍼런스인 '인베스트 페어'에는 셀트리온, 에이치엘비, 제넥신 등 유망 제약·바이오 기업의 CEO들이 대거 참석해 글로벌 진출 전략 등 회사의 경영방침을 공개했다.

    ◆ 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 "최고가 되든지 최고와 손잡든지"

    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는 'R&D를 통한 기업혁신 사례'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지난 1973년 설립된 한올바이오파마는 항생제, 수액제 등은 미국에서 수입해 판매하는 회사였다. 2000년대 초반 제약 업계 환경에 급변하면서 한올바이오파마는 과감하게 R&D를 통한 혁신을 결심했다.

    박 대표는 "2000년대 초반에 제약 환경이 많이 변하면서 실질적으로 생존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닥쳤다"며 "한올제약(현재 한올바이오파마)은 당시 과감하게 R&D를 통해 기업을 성장시키자고 결심했다"고 회고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중소 제약사에서 강소 R&D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지난 2007년 바이오연구소를 설립했다. 이후 2012년에는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거쳐 2015년에는 대웅제약과 공동경영을 시작했다.

    이는 소규모 회사였던 한올바이오파마로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통상적으로 신약 개발은 평균 1조~2조원의 개발 비용과 평균 10~15년 정도의 개발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선택과 집중을 하되, 파트너십을 통해 위기를 돌파하기로 했다. 박 대표는 "우리가 직접 최고가 되든지 최고와 손잡든지 하기로 했다"며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아닌 경우에는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을 통해 파트너와 협력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전략은 회사의 성장뿐 아니라, 글로벌 기술수출이라는 성과로 돌아왔다. 2007년 당시 780억원대였던 한올바이오파마의 시가총액은 현재 1조 9000억원에 달한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지난 2017년 12월 스위스 로이반트사이언스에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HL161'을 5400억원 규모에 기술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 ▲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 ⓒ뉴데일리
    ▲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 ⓒ뉴데일리
    ◆ 과감한 R&D 투자 필요… "신약 하나 개발로 글로벌 제약사 도약"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도 16년간 개발해온 표적 항암제 '리보세라닙'을 사례로 R&D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진 회장은 "에이치엘비는 이르면 이달, 늦어도 6월에는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 3상의) 탑라인 데이터를 발표할 것"이라며 "개발 이후 딱 16년 만에 최종적인 결과를 보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에이치엘비는 11년간 항암제 하나를 개발하는 바이오테크였다"며 "(에이치엘비가) 어느새 글로벌 파마의 초기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에이치엘비의 기업가치는 확실하게 재평가될 것이라 자신한다"며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장담했다.

    진 회장은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신종 인플루엔자 치료제 '타미플루'라는 신약 하나를 개발함으로써 단숨에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했다"고 예를 들었다.

    설립 이후 15년간 적자였던 길리어드사이언스는 타미플루 개발 이후 시가총액이 200억원에서 40조원 이상으로 뛰어올랐다.

    셀트리온은 7년간 연구개발비 3000억원을 쏟아부어 세계 최초로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상업화에 성공했다. 셀트리온의 성공은 국내 바이오산업 성장을 견인했을 뿐 아니라 전 세계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촉진시켰다.

    장신재 셀트리온 사장은 램시마의 개발 과정에 대해 이야기했다. 장 사장은 "2006년만 해도 항체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대한 많은 비관적인 시각이 존재했다"며 "미국에서도 개발 가이드라인이 없었고 여러 가지 기술적 난관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램시마 한 병이 가져온 파급력은 전 세계로 퍼졌다. 화이자, 암젠, 산도즈 등 다국적 제약사들까지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뛰어들게 된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여전히 선진국에 R&D 투자가 저조한 편이라는 게 장 사장의 진단이다. 실제로 미국의 R&D 투자 비율은 19.6%에 이르지만, 국내의 R&D 투자 비율은 9.6%에 불과하다.

    이날 바이오 코리아의 개막식에 참석한 이낙연 국무총리는 축사를 통해 "R&D 투자와 인력 양성을 더욱 내실화하고 관련 생태계를 더욱 활력 있게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정부는 올해 제약·바이오 R&D 지원 예산으로 전년 대비 1.96% 증가한 3913억 7900만원을 배정했다.

    한편, 해당 콘퍼런스에는 장신재 셀트리온 사장, 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대표, 박영철 바이오리더스 회장, 이호경 한국콜마 제약부문 대표, 김진우 프레스티지바이오 대표, 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 서유석 제넥신 대표, 엄기한 휴온스 대표, 이병건 SCM생명과학 대표,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김훈택 티움바이오 대표, 김태순 신테카바이오 대표, 서범성 루닛 대표 등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