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금융위 K-조선 수출금융 지원 협약식 개최5대 시중 11년만에 중형 조선사 RG 발급 재개9개 은행, 중형조선사 9척에 RG ··· 1조 수주 지원선박 수출 올해(1~5월) 104억달러 전년比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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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산업ⓒ뉴데일리DB
    정부가 글로벌 조선 1위 경쟁에서 수주 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출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 이와 관련 시중은행, 정책금융기관 등 총 12개 기관이 의기투합해 조선 수출의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5대 시중은행(국민·하나·신한·우리·농협은행) 이 중형조선사에 대한 선수금환급보증(Refund Guarantee, RG) 발급을 재개한다.

    ◇ 9개銀, 중형조선사 9척에 RG … 시중은행 11년 만에 발급재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공동으로 17일 K-조선 수출금융 지원 협약식과 조선기업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5대 시중은행장, 3개 지방은행(경남·광주·부산은행)행장, 4개정책금융기관(산업은행·기업은행·무역보험공사·수출입은행)기관장, 3개 조선사(HD현대중공업·대한조선·케이조선)대표가 참석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11년 간 중형조선사에 대한 RG 발급을 중단했던 시중은행들의 복귀다. RG란 통상 발주처(선주)는 조선사에 선박 건조대금의 40%를 선수금으로 지급하며 조선사의 선박 적기 인도 실패에 대비해 금융기관의 선수금 환급 보증을 요구한다. 과거 시중은행은 조선업 침체로 인한 대규모 RG손실을 경험한 바 있다.

    9개 은행(5대 시중은행·3개 지방은행·기업은행)는 기(旣) 수주한 선박들의 RG 발급기한에 맞춰 각각 약 3000만달러, 총 2억6000만달러 규모의 RG 9건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총 7억달러 규모(약 1조원 상당) 선박 9척의 건조가 순조롭게 진행될 예정이다. 무보는 중형 조선사 RG에 대한 특례보증 비율을 기존 85%에서 95%로 확대해 은행의 보증 부담을 기존 15%에서 5%로 낮췄다.

    산업은행 역시 중형 조선사가 이미 수주한 선박들에 대해 자체적으로 2억6000만 달러의 RG를 발급할 예정이고 RG발급에 따라 총 5억7000만 달러(약 7500억원) 규모의 선박 6척의 건조가 순조롭게 진행될 예정이다. 향후 수주 계약 건에 대해서는 선박 인도 일정에 따라 1억6000만 달러의 RG를 발급할 예정이다.

    시중·지방은행이 모두 함께 중형 조선사 RG 발급에 참여한 것은 역대 최초다. 이날 신한은행은 대한조선이 벨기에 선사로부터 수주한 원유 운반선 1척(수주액 8700만달러)에 대한 1호 RG를 발급하기도 했다.

    이미 4년치 일감을 확보한 대형 조선사들에 대해서는 5대 시중은행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총 8개 은행이 현대계열 3사(HD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와 삼성중공업에 총 101억달러(약 14조원)의 신규 RG 한도를 부여하기로 했다.

    그동안 8개 은행은 대형 조선사에 대한 RG 발급을 분담해왔으나 최근 고가 선박 수주 호황으로 인해 대형 조선사의 기존 RG 한도가 거의 소진되면서 신규 RG 한도를 제공한 것이다.
  • ▲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 턱밑까지 따라온 中 조선 … K-조선 초격차 기술 로드맵  내달 마련 

    국내 조선산업은 대형사 중심으로 LNG 운반선 등 고부가 선박을 대량 수주하고 4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는 등 호조세 보이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선박 수출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총 104억달러로 전년 대비 57% 증가했다. 수출 증감률을 살펴보면 지난해 4분기 59%에서 올해 1월 76%, 2월 28%, 3월 102%, 4월 6% 5월 108% 성장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선가지수 역시 1988년 1월 100, 2020년 125.6, 2021년 153.6, 2022년 161.8, 2023년 178.4다. 지난달에는 186.42를 기록했다. 조선업 호황이 절정기이던 2008년 10월 187.19를 기록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지난 1분기 우리나라가 3년 만에 중국을 제치고 세계 조선업 수주액 1위 자리를 탈환했지만 친환경선 시장에서 중국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산업부는 조선산업에 대해 경쟁국과의 격차 축소가 우려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2020년 68%에 달했던 우리나라 친환경선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0.6%로 떨어지는 사이 중국의 점유율이 23.5%에서 49.2%로 역전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조선산업 R&D·설계 부문의 우리나라와 중국 사이 점수 격차는 2021년 9포인트(우리나라 89.1, 중국 80.1)였으나 지난해에는 2.8포인트(우리나라 92.6, 중국 89.8)로 줄었다.

    안 장관은 "K-조선 세계 1위 유지를 위한 산업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대형 및 중형 조선사의 동반 발전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수주-건조-수출 전(全)주기에 걸쳐 민관이 원팀으로 총력 지원하는 한편, 후발 경쟁국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한 K-조선 초격차 기술 로드맵을 7월 중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