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2040년 이용수요 3만명… B/C 0.95"노선 제한적·승용차 흡수 미지수 지적도
  • ▲ 대전~세종 광역철도 단면도.ⓒ연합뉴스
    ▲ 대전~세종 광역철도 단면도.ⓒ연합뉴스
    세종시가 대전과 세종을 잇는 광역철도 건설사업을 조기 추진하겠다고 한 가운데 선거철을 앞두고 보여주기식 행정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시는 지난 18일 대전 도시철도 1호선 반석역에서 정부세종청사까지 14㎞(지상 4.6㎞, 터널 9.4㎞)를 연결하는 광역철도 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 사업은 총사업비 1조548억원쯤을 투입해 현재 반석역까지 운행하는 대전 지하철 1호선을 정보세종청사까지 연결하고, 외삼·금남·세종터미널·나성·정부세종청사역 등 5개 역을 건설하는 것이다. 전체 노선에서 세종시 구간이 74%쯤을 차지한다.

    간선급행버스체계(BRT)로 운영 중인 남세종나들목(IC)에서 호남고속철도(발산 고가)에 이르는 북유성대로 4.4㎞ 구간은 중앙차로에 광역철도를 놓고 BRT 도로는 1차로씩 옆으로 옮긴다. 금남역~정부세종청사역 구간은 지하로 건설한다.

    시는 이 사업계획안을 국토교통부와 대도시권 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 대전시 등과 협의해 내년까지 제4차 대도시권 광역교통시행계획(2021~2025)과 제4차 국가철도망계획(2021~2030) 등 정부 계획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2021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2024년 착공, 2029년 완공한다는 목표다.

    시는 아주대 산학협력단에 용역을 의뢰해 타당성 조사를 벌인 결과 비용대비 편익비율(B/C)이 0.95로 나왔다고 밝혔다. 100원의 돈을 써서 얻는 편리함이나 유익함이 95원쯤이라는 얘기다. B/C는 1.0보다 커야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하므로 수치상으로는 해볼 만 한 사업인 셈이다.

    관건은 이용 수요다. 세종시는 5개 역의 하루 평균 승차 인원을 2040년 기준 3만명쯤으로 추정했다. 이는 광역철도가 대전~세종을 오가는 승용차 수요를 상당 부분 흡수할 것으로 전제한 결과다. 세종시가 인용한 국토부 국가교통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광역철도 건설 구간인 북유성대로의 하루 평균 교통량은 2016년 현재 6만4000대쯤이다. 대전~세종을 오가는 모든 노선의 하루평균 교통량은 2015년 10만대에서 내년 16만4000대로 전망됐다.

    그러나 일각에선 광역철도가 승용차 수요를 얼마나 흡수할지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국토부와 대광위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자체적으로 수행한 타당성 조사 결과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순 없다"며 "예타를 진행해 봐야 사업성을 판단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광역철도가 북유성대로를 따라 정부세종청사까지만 연결되기 때문에 다른 경로로 대전~세종을 오가는 승용차 수요까지 끌어안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견해도 있다.

    노선 연결이 제한적이어서 추가 수요를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을 거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기존 990번 BRT는 반석역에서 오송역까지 연결되지만, 광역철도는 정부청사까지만 운행하므로 이후 다시 BRT 등으로 갈아타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는 것이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브리핑에서 "광역철도와 BRT가 양대 광역교통축으로 자리 잡아 대전~세종 간 이동이 더 편리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일각에선 광역철도가 건설되면 아무래도 대전쪽 광역 BRT망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예상한다. 한 민간 교통전문가는 "세종시가 BRT를 병행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행복청과 사업을 협의하기가 어렵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종 관가 한 공무원은 "경제성은 따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다만 (세종시가 밝힌 수요) 3만명은 과장된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선거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나 이 시장의 선거용 발표가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 브리핑하는 이춘히 세종시장.ⓒ세종시
    ▲ 브리핑하는 이춘히 세종시장.ⓒ세종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