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외항사 여객 전년비 11.04% 늘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은 4.68% 증가 그쳐외항사, 수익성 높은 중장거리 노선 점유율 40% 넘어“중장거리 노선은 LCC가 대체하기 불가능”
  • ▲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각사 취합
    ▲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각사 취합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최근 각각 지분쟁탈전 및 매각 이슈 등으로 경영위기를 맞으면서, 외국항공사들이 국제선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과 외항사가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장거리 노선의 경우 저비용항공사(LCC)가 대체할 수 없고, 단거리 노선에 비해 수익성이 월등히 높기 때문에 이들 노선을 외항사에 뺏길 경우 피해가 더 커질 전망이다.

    29일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선 여객 이용자는 8586만4000여명으로 전년대비 11.58% 증가했다. 

    이중 외국적항공사를 이용한 여객은 2707만8000여명으로 전년대비 11.04% 늘었으며 LCC의 경우 2500만여명으로 전년대비 23.18% 성장했다. 

    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이용객은 3377만9000여명으로 전년대비 4.68% 증가하는데 그쳤다. 

    외항사 수송객은 지난 2013년 1772만5000명 이후 2016년 2579만4000명으로 불과 3년 새 45% 성장했다. 2017년 성장세가 다소 꺾이는 듯 보였으나 2018년 대폭 늘어나며 국내항공사를 위협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 점유율은 지난 2013년 55% 수준에서 꾸준히 하락하며 2018년에는 39% 수준까지 떨어졌다. 외항사와 LCC에 밀려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LCC의 경우 일본, 동남아 등에서 각각 56.42%, 30.92% 점유율을 차지하며 강세를 보였다. 다만 이 지역 노선의 경우 경쟁이 치열하고 운항거리가 짧아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외항사의 경우 중국(외항사 점유율 46.12%), 동북아(45.77%), 유럽(41.12%), 독립국가연합(51.84%), 중동(81.07%) 등 노선에서 점유율이 높았다. 이들 노선의 경우 국적항공사와 외항사 간 차이가 적거나 오히려 외항사 점유율이 앞섰다.

    단거리 노선에 비해 수익성이 높은 중·장거리 노선 점유율을 외항사에 뺏기면서 국내 항공사들에 비상등이 켜졌다. 이미 중국과 중동의 경우 정부에서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하면서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중남미·아프리카 노선 등은 현재 국적항공사의 직항편이 취항하지 않고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중장거리 노선의 경우 현재 LCC가 보유한 항공기로는 운항할 수 없는 노선이다”며 “따라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빈자리는 외항사들이 차지하게 된다”고 말했다.

    국내 항공사의 경우 정부의 과잉 제재조치 및 외부 압박 등 영향으로 경쟁력이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국토부는 제도개선을 통해 중대사고는 물론 항공사 임원이 관세포탈, 밀수출입 범죄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최대 2년간 운수권 신규 배분 신청자격을 박탈한다고 밝혔다.

    당시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개인의 일탈로 항공사 운수권 및 노선에 대한 제재가 가해진다면 국적항공사 경쟁력이 약해진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대한항공은 사모펀드 KCGI와의 경영권 분쟁과 고 조양호 한진그룹회장 별세 이후 경영안정화에 집중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원태 신임회장을 선임하면서 경영권 방어에 나섰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지난 15일 매각이 결정된 이후 새로운 인수자가 결정되기 전까지 당분간 경영상 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조속한 시일 내 경영안정화를 이뤄 국내 항공산업이 다시 안정화 궤도에 올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허 교수는 “아시아나항공 매각과정은 신속하게 이뤄지는게 바람직하다”며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서 까다롭게 할수록 인수과정이 길어져 항공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