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지주 우리사주조합 구성…조합장은 우리銀 노조신한은행 노동자 대표가 우리사주 조합장 맡도록 협의KB금융, 주가 추이 따라 우리사주 지분율 3%까지 확대 목표
  • 금융지주사들의 주력 자회사인 시중은행의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우리사주를 사들이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일부 은행에서는 우리사주조합 운영권을 놓고 노사 간 기싸움이 팽팽한데 우리사주 지분이 권력이 된 모양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최근 지주차원에서 우리사주조합을 구성하고 우리사주조합장에 우리은행 노조 간부를 선출했다.

    지주사 전환 전에는 우리은행 노조가 우리사주조합을 운영해왔으나 우리은행의 우리금융 자회사 편입으로 이해관계자들이 복잡하게 얽히게 됐다. 여기에 금융지주가 인수합병에 나서면서 비은행에 자회사가 늘어날 것을 대비, 운영 주체를 명확히 하기 위한 지주차원의 우리사주조합이 구성됐다.

    우리사주제도는 근로자들이 자사주를 취득‧보유할 수 있는 것으로 자산증식과 노사협력을 위해 주로 활용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성과급의 일부를 우리사주로 받는다.

    우리은행 노조는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지분을 높여 지주 체제를 안정화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지분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향후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함’으로 변경하면서 경영참여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향후 사외이사 추천에도 나설 수 있는 명분이 마련된 셈이다.

    노조의 우리사주 지분율은 지난 연말 6.39%였지만 5월 7일 기준 6.83%로 꾸준히 늘고 있다. 우리사주조합은 예금보험공사에 이은 2대 주주가 됐다.  우리은행은 향후 지분율을 10%까지 끌어올려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것이 목표다.

  • ▲ ⓒ각 사
    ▲ ⓒ각 사
    신한금융은 신한은행에서 2000년대 초반부터 성과급의 일부를 우리사주 형태로 지급해온 터라 우리사주 지분율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주의 경영지원 상무가 우리사주 조합장을 맡고 있다. 이 가운데 노사 협의를 통해 노동자대표가 우리사주조합장을 맡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KB금융지주는 2009년 대법원에 우리사주조합장 지위 청구소송을 통해 인사부장(사측)에게 자동적으로 부여되던 권한을 직선제로 선출하도록 변경했다. 현재는 국민은행 노동조합 간부가 우리사주조합장을 맡고 있다.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은 지난 3월 0.55%(약 250만 주)의 지분을 3%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국민은행에서 보로금 100%를 우리사주조합이 출연하면서 650억원의 실탄도 확보했다.

    KB금융의 우리사주 지분율은 0.61%를 넘어섰고, 최근에도 꾸준한 추가매입이 이뤄지고 있다. 노조 측은 주가 추이를 살펴보며 지속 매입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노조에서 우리사주 지분율을 무기로 사외이사를 추천하거나 경영참여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향후 금융지주들의 우리사주 운영권이 부각되고, 나아가 금융지주 지배구조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