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악화' 취임 후 IB 인력 구조조정 가속화내부서 조직개편 및 사업관련 불만 속출도1분기 영업익·순이익 모두 ↓ 실적도 빨간불
  • ▲ ⓒ신명호 BNK투자증권 대표
    ▲ ⓒ신명호 BNK투자증권 대표
    BNK금융지주 산하의 BNK투자증권의 실적 난항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문 인력들이 대거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BNK투자증권 대표직에 오른 신명호 사장이 구조조정 칼을 빼들었다는 뒷말이 흘러나오면서 '수익성 개선'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명호 체제'가 한창인 BNK투자증권은 내실 강화를 위한 구조조정에 힘주고 있다. 지난 1월 자로 BNK투자증권 부동산 금융 전문가 6명은 타 증권사로 대거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 대표 취임과 동시 일어난 조직 변화로 부동산PF 부문 전체가 움직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증권업 특성상 각 부문별 이동이 잦은 경우가 많지만 '팀' 전체가 이동하는 사례는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IB부문은 연 단위 계약직으로 실적에 따라 성과급을 가져가는 구조기 때문에 회사에서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기 전에 대부분은 다른 자리를 알아보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일이다"면서도 "PF 부문에서 팀 단위로 이직하는 사례는 드물다"고 말했다.

    앞서 신 대표는 지난 1월 2일자로 BNK투자증권에 합류했다. 그는 삼성증권·SK증권·동부증권·유안타증권에서 기업금융(IB)을 담당해오며 관련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특히 신 대표는 부산대학교를 졸업해 부산 지역에 연고가 있는 인물로 BNK금융지주에서도 신 대표에 대한 기대가 컸다. 

    IB 전문가답게 그는 부동산PF 조직을 축소하고 새 인력 충원에 힘쓰는 등 조직 정비에 속도를 냈다. 지난달에는 BNK투자증권은 미래에셋증권 기업금융부문 대표였던 김미정 전무를 비롯해 미래에셋증권 PE(프라이빗에쿼티)와 인수금융 소속 인력을 잇달아 영입했다.

    다만 내부에서 신 대표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리는 분위기다. 취임 직후 '정도 경영'이라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지만 최근 들어 '낙하산 인사·줄 세우기' 등 내부적으로 각종 뒷말이 흘러나오며 경영 민낯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행보는 신 대표의 취임 일성과도 반대된다.

    그는 취임 당시 △철저한 내부통제 △수익 기반 다양화 △양방향 협업 시너지 영업을 강조했다. 신 대표는 "성과에 대한 명확한 보상과 신상필벌의 투명한 경영을 통해 임직원이 최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며 "자기자본 2조 원 수준의 10위 증권사로 도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신 대표는 취임 첫 분기 고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며 경영 성적에서도 낙제점을 받았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BNK투자증권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88억원으로 전년 동기(254억 원)보다 26.04% 감소했으며 순이익은 146억원으로 23.68% 줄었다. 

    충당금 전입액이 크게 늘어나며 순이익을 감소시킨 것으로 보인다. BNK투자증권의 1분기 충당금 전입액은 311억 원으로 전년 동기(47억 원)보다 561.7%나 증가했다. 여기에 인수수수료수익이 27억 원으로 전년 동기(48억 원)보다 43.8% 감소하고, 금융자문 수수료수익은 50억 원으로 전년비(161억 원) 68.9% 줄어드는 등 수익성 하락세가 뚜렷했다.

    건전성 지표가 좋지 않다는 점도 문제 중 하나다. 고정자산·회수의문자산·추정손실자산 등을 합한 고정이하자산비율은 19.8%로 20대 증권사 중 가장 높았다. 고정이하자산은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으로 회수가능성이 낮아 통상 부실자산으로 평가된다. BNK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고정이하자산이 2087억 원으로 전년(309억 원) 대비 6배 이상 늘었다.

    실적 난항까지 이어지면서 향후 신 대표의 어깨는 무거워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취임 첫 해 경영 성과는 물론 내부 분위기 쇄신에도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통상 대표직이 교체되면 조직력에 변화가 생기기 마련인데 소위 말해 '자기 사람'만 주요 요직에 앉히려는 움직임은 자칫 독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BNK 내부 사정에 밝은 익명의 관계자는 "신명호 대표 취임 후 윗선으로 분류되는 인력 재배치가 가속화되고 있는 분위기다"며 "현 상황으로 봤을 때 돈 안되는 PF부문 구조조정은 어느정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지만 일부분 '낙하산 인사'로 조직을 망쳐놓는 분위기는 내부적으로도 암암리에 알고 있는 분위기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