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최대 화두 '키오스크' 도입가맹점 초기 투자 부담에 도입 속도 느리지만모바일 오더, 초기 비용 없고 낙전수입 발생까지
  • ▲ 서울 서대문구 한 외식 프랜차이즈업체에 설치된 키오스크. ⓒ임소현 기자
    ▲ 서울 서대문구 한 외식 프랜차이즈업체에 설치된 키오스크. ⓒ임소현 기자

    최근 카페 프랜차이즈 업계의 '스마트 오더' 전쟁이 과열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최저임금 여파로 인한 '키오스크' 도입이 최대 이슈였지만, 수개월만에 판도가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업계에서는 키오스크와 모바일 오더 시스템의 장점을 고루 취하는 투트랙 전략을 취한다는 입장이지만 현장에서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스템에 혼란이 빚어질 수 있어 우려가 제기된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할리스커피가 모바일 사전 주문 서비스 ‘할리스 스마트오더’를 지난 7일부터 전국 매장에서 도입했다. 할리스커피 관계자는 “매장을 찾는 소비자에게 효율적이고 편의성을 갖춘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시범 운영을 거쳐 '할리스 스마트오더'를 공식 도입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할리스 모바일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가장 빠르게 업데이트해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매일유업의 관계사 폴바셋이 'Paul Bassett Society Crown Order(크라운 오더)'를 론칭했고, 3월에는 투썸플레이스가 ‘모바일투썸’을 정식 출시해 '원터치 주문' 서비스를 개시했다.

  • ▲ ⓒ폴바셋
    ▲ ⓒ폴바셋
    2월에는 커피전문점 탐앤탐스가 공식 모바일 앱 마이탐(MYTOM)의 ‘스마트오더’ 기능을 전 매장으로 확대했고, 공차코리아도 지난해 7월부터 멤버십 오더 서비스(모바일 주문 결제 서비스)을 운영해 현재 약 9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공차는 키오스크 도입도 적극적으로 나서 현재 110개 매장에서 키오스크를 운영 중이다.

    공차 관계자는 "공차 멤버십 오더 서비스와 키오스크는 가맹점 수요가 높아 점차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쥬씨 역시 쥬씨 멤버십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궁극적으로는 사이렌오더와 같은 시스템을 추진하겠다는 뜻이다. 쥬씨와 같이 모바일 오더 시스템의 개발, 시범 운영 등에 나선 곳들은 더 많다.

    올해 들어 카페 프랜차이즈 업체의 모바일 오더 시스템 도입이 가속화된 가운데, 모바일 오더의 원조격인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사이렌 오더'는 비회원 대상으로까지 확대하며 저변을 과시하고 있다.  2014년 5월 사이렌 오더를 전세계 최초로 자체 개발해 도입한 한국 스타벅스는 국내 카페 업계 1위로, 사이렌 오더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다.

    스타벅스에서는 하루 평균 8만건 가량의 주문이 사이렌오더로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일 평균 스타벅스 전체 주문건수 중 14%를 차지한다. 스타벅스 사이렌오더 이용률은 서비스 시작 이후로 현재까지 지속해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많은 커피전문점들이 모바일 오더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지만, 사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카페 업계의 최대 화두는 '키오스크'였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해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해결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많은 커피 전문점, 패스트푸드 등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앞다퉈 키오스크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 결과 최근 소규모 프랜차이즈나 개인 영업장에서도 키오스크를 도입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인건비 절감 효과는 물론, 고객 편의를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키오스크를 도입해왔던 업체들조차 모바일 오더 시스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업계 사이에서는 키오스크가 가맹점주에게 설치비 부담을 줄 수 있는 것과 달리 모바일 오더 시스템은 가맹점의 부담이 거의 없어 신속한 시스템 도입이 가능하다고 분석한다.

    실제 키오스크 도입은 가맹점의 요구에 따라 이뤄질 수밖에 없어 키오스크 도입에 아주 적극적이었던 패스트푸드점조차 도입 속도는 느린 편이다. 국내 주요 3대 패스트푸드점의 키오스크 도입률은 60% 가량인 것으로 집계됐다. 모바일 오더 시스템의 경우 별도로 기계 등을 설치할 필요 없이 시스템 도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키오스크보다 도입 속도가 빠르고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이유는 선결제로 인한 '낙전 수입' 등 이익 발생이다. 대부분의 모바일 오더의 경우 선결제 시스템으로 이뤄진다. 특히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등 대다수의 업체에서는 1만원 단위의 선불카드 제도로 선결제가 이뤄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낙전수입이 발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선결제를 마친 소비자들은 해당 업체를 계속 이용할 수밖에 없게 된다. 계속해서 소비자를 유인할 수 있는 동시에 의도치 않은 낙전 수입까지 얻을 수도 있다.

    문제는 이같은 트렌드 변화에 따른 현장 혼란 가중이다. 키오스크 도입이 진행 중인 현재까지도 키오스크로 인한 현장 혼란이 몇차례 지적됐다. 대표적으로 할인카드 적용 불가, 개인컵 할인 불가 등이 있고 기기가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을 배려하지 않았다는 목소리도 나온 바 있다.

    키오스크에 이어 모바일 오더 시스템이 도입되면 현장 직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의 주문을 해결해야 한다. 직원 교육에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하고, 시스템이 안정화되기까지 현장 혼란은 불가피하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방식으로 카페 업계의 주문 시스템이 빠르게 변화해 격동의 시기를 맞고 있다"며 "고객 편의와 가맹점주의 이익 발생 면에서 장기적으로는 좋은 방법들일 수 있지만 현장의 혼란은 불가피한 데다 또 다시 트렌드가 변화하면 다른 시스템을 도입해야 할 수 있어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에게도, 현장에도 혼란을 주지 않기 위해서는 많은 고민을 거친 신중한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