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100% 직영으로 운영, 거리간 제한 없어배스킨라빈스 영업이익률 높아도 상권분석 철저타 브랜드보다 점포 간 거리 넓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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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C그룹

    "가게를 차릴 거면 스타벅스 옆에 내라"는 말이 있었다. 국내 커피 시장을 빠르게 장악한 스타벅스커피가 상권 분석을 꼼꼼하게 한다는 이야기가 돌면서다. 스타벅스는 완벽한 상권분석을 마치고 입점했을 것이라는 논리가 깔려 있는 말이다.

    하지만 최근 국내 창업 시장 판도가 변하고 있다. 스타벅스커피는 100% 직영 체제로 운영되는만큼 점포 간 거리 규제를 받지 않고 이제 스타벅스 매장 만으로 상권이 형성되는 이른바 '스세권(스타벅스+역세권)'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의 국내 점포 수는 현재 1290개다. 국내 카페 업계 1위를 지키고 있고, 점포 수는 포화 상태에 가까운 만큼 스타벅스는 '리저브' 매장을 통해 점포 다양화를 시도하고 있다. 리저브 매장은 바 형태의 좌석이 많고 프리미엄 커피와 스페셜 티 등을 주로 판매하는 '프리미엄형' 매장이다.

    한 때 스타벅스 옆에 가게를 내면 망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스타벅스는 직영점을 내기 때문에 더 철저한 사전 조사를 통해 입점한다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법칙이 깨진 지 오래다.

    스타벅스는 신규 출점을 전담하는 사내 점포개발팀이 마련한 기준에 따라 매장을 낸다. 이 기준에 따라 전국에 신규 매장을 들일 수 있는 후보지를 압축해 '스타벅스 국토개발계획 지도'도 제작했다고 한다. 수요와 접근성 등 많은 데이터가 참고되긴 하지만 사실상 스타벅스만의 기준이 따로 있는 셈이다.

    스타벅스 매장이 들어서면 그 매장을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되기도 하고, 건물의 방문자 수가 높아지는 만큼 건물주들의 구애도 강한 편이다. 특히 스타벅스는 5년 이상의 장기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건물주 입장에서는 스타벅스가 들어오기만 한다면 더할나위 없는 것이다. 이는 다른 매장 입점과는 조금 다른 현상이다.

    이 때문에 최근 창업시장에서는 스타벅스와 특성이 다른 '배스킨라빈스'를 주목한다. 배스킨라빈스를 운영하는 비알코리아는 직영점의 비율이 현저하게 적은 가맹 위주의 사업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점포 간 거리 제한도 받는다. 기존 가맹점의 영업권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에 신규 출점 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 더 많은 것이다.

    배스킨라빈스의 신규 출점권을 두고 업계 사이에서는 예비 창업자가 '줄'을 서 있다는 말도 들린다. 가장 큰 이유는 영업이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배스킨라빈스의 영업이익률은 최근 들어 소폭 떨어지긴 했지만 대체적으로 8%를 넘긴다. 지난해 비알코리아의 영업이익률은 8.06%다. 과거 최고 10%를 넘기기도 했다.

  • 배스킨라빈스 창업절차 안내.
    ▲ 배스킨라빈스 창업절차 안내.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아이스크림 특성 상 재고 처리에 대한 부담을 떠안지 않아야 한다는 메리트도 있다. 외식 사업자 입장에서 재고 처리는 가게 운영에 뒤따르는 가장 큰 부담이다.

    하지만 배스킨라빈스의 점포 간 거리는 예상보다 좁지 않다. 배스킨라빈스의 전체 점포 수는 1370개를 웃돈다. 이 중 직영점은 80여개 뿐이다. 배스킨라빈스의 실적이 좋은 만큼 점포 수 확장은 가능한 일이지만 배스킨라빈스는 무조건적인 점포 확장보다는 상권 분석에 힘을 쏟는 상황이다.

    실제 최근 몇년간 배스킨라빈스의 점포 확장 폭은 크지 않다. 2015년 1118개였던 배스킨라빈스 가맹점은 2016년 1193개, 2017년 1238개, 지난해 1280여개로 조금씩 늘었다.

    배스킨라빈스 관계자는 "점포 간 거리가 다른 비슷한 규모의 프랜차이즈에 비해 넓은 편"이라며 "아무리 장사가 잘 될거 같다고 해도 상권을 완벽하게 분석하고 많은 고민 끝에 신규 출점을 결정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배스킨라빈스의 매장 입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매장 오픈을 위한 사전 조사 단계라면 배스킨라빈스의 점포 입점 현황도 잘 살펴야 한다는 소리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스킨라빈스는 점포 간 거리를 지키면서도 더욱 철저한 상권 조사를 해 출점하는 만큼 매장 오픈을 위한 상권 분석을 하고 있다면 중요하게 살펴봐야할 지표가 되기도 한다"며 "물론, 배스킨라빈스는 시장 경쟁자가 거의 없는 업체인만큼 새로 가게를 시작하는 예비 창업자들의 상황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배스킨라빈스의 입점을 따라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전했다.

    최근 자영업자들의 가게 운영 포기가 이어지고 임대료 부담, 인건비 부담 등 창업의 장애 요소가 많아지고 있다. 단순히 '어디 옆', '어느 매장 근처'를 믿고 오픈하는 것은 위험한 일일지도 모른다. 다만 상권 분석을 철저하게 하는 대규모 프랜차이즈의 행보를 주의깊게 볼 필요는 있어보인다.

    배스킨라빈스는 국내 아이스크림 매장 업계 점유율 95%를 넘기는 독보적인 1위 업체다. 장사가 잘 돼도 신규 출점엔 까다로운 배스킨라빈스. 경쟁업체가 없는 이유도 철저한 상권분석에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