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제주만들기 16호점 제주콩순옥 하루 매출 5만원서 일대 맛집으로 이름 알려이부진 사장의 끊임없는 지원 '눈길'
  • ▲ 맛있는 제주만들기 1호점 제주콩순옥ⓒ호텔신라
    ▲ 맛있는 제주만들기 1호점 제주콩순옥ⓒ호텔신라
    최근 외식사업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재능기부형태로 영세식당 주인들에게 경영 노하우와 요리법을 전수하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보다 먼저 영세 식당 살리기에 팔걷고 나선 기업이 있다. 호텔신라가 그 기업. 2014년부터 제주도에서는 호텔신라의 사회공헌활동 '맛있는 제주만들기'가 진행 중이다.

    호텔신라의 신라호텔이 보유한 조리법 더불어 식당 시설과 내부 인테리어 등을 개선해준다. 단순한 일회성 지원에서 한발 더 나아가 종합 컨설팅을 통해 영세식당 스스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물고기를 주는 게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호텔신라의 전략적 사회공헌인 셈이다. 

  • ▲ 6년 연속 미쉐린 3스타를 받은 네덜란드의 '야콥 쟝 보어마' 셰프가 지난 1일 제주콩순옥을 찾아 요리 비법을 전수했다. ⓒ호텔신라
    ▲ 6년 연속 미쉐린 3스타를 받은 네덜란드의 '야콥 쟝 보어마' 셰프가 지난 1일 제주콩순옥을 찾아 요리 비법을 전수했다. ⓒ호텔신라
    지난 10일 점심시간이 한참은 지났을 무렵,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에 있는 맛있는 제주이야기 16호점 '제주콩순옥'을 찾았다. 영업주 차순옥 씨는 지인의 권유로 식당을 시작했지만 음식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해 운영난을 겪었다. 하루 매출은 5만원 남짓에 그쳤다.

    차 씨는 "치킨, 닭강정 등을 운영했지만 체인점이 아닌 개인이 하다보니 마음처럼 잘 안됐다. 장사가 너무 안되다보니 식당 외에도 밤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해야 했다"면서 "폐업을 고려할때 맛있는 제주만들기를 만나게 됐다"며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제주콩순옥은 2016년 호텔신라의 맛있는 제주만들기 16호점으로 선정, 컨설팅을 받아 재개장했다. 20평 남짓한 이 식당은 콩요리를 전문점으로 제주 지역 식자재를 활용해 한국의 맛을 콘셉트로 한다.

    차 씨는 "콩을 재료로 매일 신선한 두부를 만들어 최고의 두부요리를 대접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콩과 본인 이름(순옥)을 합해 '제주콩순옥'으로 지었다"고 웃으며 언급했다.

    호텔신라의 컨설팅을 받으면서 맛있는 제주만들기를 통해 메뉴부터 시설까지 고급스러워졌다. 비좁았던 주방 공간을 확대하고 노후화된 시설물을 전면 교체하는 등 식당 환경도 개선했다.

    차 씨는 "TV프로그램인 골목식당과 달리 맛부터 손님 응대 서비스 교육뿐만 아니라 숟가락까지 새롭게 바꿔줬다"면서 "너무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맛 역시 호텔신라 손을 거치면서 환골탈태했다. 해물두부전골은 일반 두부전골과 달리 해산물을 추가해 차별화했으며 돼지갈비찜은 한방 육수를 사용하고 두부를 만들 때 나오는 촛물을 넣어 갈비의 누린내를 없앴다. 또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두부찌개 백반도 선보이며 메뉴도 다양화했다.

    차 사장은 "예전에는 요리에 대해 배운 것도 없어 사실 내 마음대로 했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맛에 대한 자신감도 생겼고 고급스러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찾아오시는 손님들 역시 '이 정도 음식이면 줄서서 먹어야 된다'고 말해줄 정도"라며 덧붙였다.

    점심장사를 주로 해왔다는 이 곳은 재개장한 후 꾸준히 손님이 찾는 식당이 됐다. 도민들은 물론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도 찾아오며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는 게 차 씨의 설명이다.

    이달 1일에는 6년 연속 미쉐린 가이드 별 세 개를 받은 네덜란드의 야콥 쟝 보어마 셰프가 방문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역시도 호텔신라가 영업주에게 값진 배움의 시간을 제공하고 식당을 관광 명소화 시키기 위한 일환이다.

    맛있는 제주만들기로 안정적인 생활을 찾았다는 차 씨는 "이 식당을 잘 운영해 맛집으로 2호점을 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맛있는 제주만들기가 단발성이 아니라 꾸준하게 사후관리도 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컨설팅을 담당하는 박영준 제주신라호텔 셰프는 "일회성을 끝는게 아니라 오픈 후에도 주기적으로 방문해 위생이나 메뉴를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 맛있는 제주만들기 지ⓒ호텔신라
    ▲ 맛있는 제주만들기 지ⓒ호텔신라
    이처럼 호텔신라가 면세점·호텔업계에선 유일하게 사회적 기업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사회적 기업에 대한 이부진 사장의 각별한 애정과 무관하지 않다. 맛있는 제주만들기 역시 그 일환으로 시작됐다.

    실제 이 사장은 맛있는 제주만들기 오픈식에 참여하는가 하면 식당주들을 호텔로 초대해 관광은 물론 식사를 대접한다. 이 사장은 이 자리에선 식당주들과 덕담을 나누고 식당 운영의 애로사항 등 의견을 청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 씨는 이 사장에 대해 "우리 목숨을 살려준 사람이다. 정말이다"라며 "지난해 12월 행사에 열심히 하면 더 도와드리겠다고 응원도 해줬다"고 언급했다.

    한편 맛있는 제주만들기는 지난 2014년 2월 1호점 신성할망식당 오픈을 시작으로 현재 22호점까지 재개장했다. 성과는 취지 못지않게 훌륭하다. 호텔신라에 따르면 맛있는 제주만들기 식당들은 재개장 후 일매출이 평균 4~5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지자체와 협업한 사회공헌 활동 성공 사례로 알려지면서 강원도 등 제주 외 타지방에서도 벤치마킹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선의는 또 다른 선의의 순환고리를 낳고 있다. 재기에 성공한 맛있는 제주 만들기 식당 주인들은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며 자발적으로 봉사활동도 진행 중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재기의 발판을 얻은 영업주들은 자발적으로 봉사활동 모임을 결성해 받은 도움을 다시 나누는 사회공헌활동의 선순환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