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기연 1.2㎿급 일반·현대로템 200W 경전철급 개발 중전력설비 다른 남북·대륙철도 연결 땐 활용성 커져내년 시제열차-2022년 수소열차-2025년 고속열차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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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지난 15일 막을 내린 2019 부산국제철도기술산업전에서 저상형 트램(노면전차) 형태의 수소전기열차 모형을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수소전기열차는 수소와 산소로 전기를 발생시켜 동력을 얻는 열차다. 연료전지에 수소만 공급해주면 대기 중 산소와의 반응으로 전기를 생산하므로 물 이외의 오염물질이 배출되지 않는 친환경 차량으로 주목받는다. 현재는 수소를 생산하는 석유화학공정 등을 통해 오염물질이 간접 배출될 수밖에 없어 '그레이 수소'로 불린다. 온전한 의미에서 친환경 교통수단이라 부르기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태양광이나 파력·조력 등 재생에너지로 간접 배출이 없는 '그린 수소'를 생산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그 시기를 2030~2040년 이후로 본다.
독일은 지난해 9월부터 북서부 니더작센주 북스테후데와 쿡스하펜 100㎞ 구간에서 세계 최초로 수소열차 상업 운행에 들어갔다. 프랑스 고속철도 테제베(TGV)를 만든 알스톰사가 만든 이 열차는 차량 지붕에 수소연료탱크와 연료전지를 싣고 최고 시속 140㎞로 달린다. 수소탱크를 1회 충전하면 1000㎞쯤 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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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 확보를 위해 수소연료전지 활용도를 높일 필요가 있는 현대자동차는 현대로템과 손잡고 경전철급 수소열차 개발에 나섰다. 현대차와 현대로템은 지난 10일 현대차 마북연구소에서 수소전기열차 개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현대차는 수소차에 적용한 수소연료전지를 공급하고 현대로템은 열차 제작과 시스템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수소전기열차는 저상형 트램 형태의 플랫폼으로 제작된다. 200㎾급으로 최대 주행거리 200㎞, 최고 시속 70㎞로 개발된다. 시제 열차는 내년까지 만들어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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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연구원은 "지선을 포함해 전체 철도 노선의 15%쯤이 전철화가 안 돼 있다. 수소열차는 이 구간의 디젤열차를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철기연 설명으로는 2025년 기준으로 디젤기관차 153량, 디젤동차 80량을 수소열차로 대체할 수 있을 전망이다. 류 연구원은 "기술적으로는 고속열차인 KTX·SRT를 대체할 수도 있는데 이는 정책적 판단 영역"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고속철도는 전용선로에 전력 인프라가 깔린 반면 수소열차는 별도의 전차선이나 변전소 등 급전설비가 필요하지 않아 수소열차를 확대 보급하려면 기존 설비 유지보수 비용 등을 고려하는 정책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수소열차는 향후 남북·대륙철도 연결을 고려할 때도 유용한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류 연구원은 "남한 철도는 2만5000볼트(V) 교류를 사용하지만, 북한 철도는 3000V 직류 전압을 쓴다"면서 "남북철도 연결을 가정하면 양쪽 전압을 모두 사용할 수 있게 열차를 고치거나 별도의 전기공급 설비가 필요 없는 디젤 또는 수소열차를 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