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공매도 전면 재개 여파LG엔솔 4.63%·에코프로 8.45% 급락 중삼성전자 6만원대 반납…시총 상위 10종목 '빨간불'단기 변동성 확대 불가피…장기적 수급 개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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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의 기대와 우려 속 오늘부터 공매도가 재개된 가운데 코스피와 코스닥 양시장이 2% 급락하고 있다. 대차잔고 비중이 컸던 2차전지 업종의 낙폭이 유독 큰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 종목들도 줄줄이 하락 중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24% 급락한 2500.71에 거래 중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74%(44.54) 내린 2513.44로 거래를 시작한 뒤 낙폭을 확대했다.
이는 이달 최고치였던 지난 26일 2643.94 대비 5%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코스피 지수는 직전 2거래일 동안 줄곧 하락하면서 3거래일 연속 내림세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도 전일 대비 1.82% 급락한 681.15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코스닥은 1.49%(10.34) 내린 683.42에 거래를 시작한 뒤 점차 낙폭을 확대했다.
양 시장이 흔들리는 건 이날부터 재개된 공매도 여파로 보인다. 지난주 기준 대차잔고 증가율이 높은 종목들이 공매도의 타깃이 될 것이란 심리적 불안감이 투심을 위축시킨 영향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불법 무차입 공매도 근절을 선언하며 2023년 11월 6일 코스피·코스닥 전체 종목에 대해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뒤 제도 개선에 나섰다. 코스피200·코스닥150 종목은 2023년 11월 이후 17개월 만에, 그외 종목은 2020년 3월 이후 5년 만에 공매도가 재개됐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재개되는 공매도는 수급적인 측면에서 일시적 주가 왜곡을 만들 수 있다"며 "외국인의 반도체, 방산 등 특정 업종의 집중 공매도로 인해 지수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있다"이라고 분석했다.
그간 대차거래 잔고 비중이 크게 늘었던 2차전지 업종들의 낙폭이 유독 크다.
코스피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전일 대비 4.63% 급락한 33만9500원에 거래 중이다. SK이노베이션과 삼성SDI도 전거래일보다 각각 3.88%, 3.91% 내리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과 포스코퓨처엠 역시 3.53%, 5.91% 하락 중이다.
코스닥 시장에서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역시 각각 4.06%, 8.45%대 급락하고 있다. 에코프로에이치엔(-5.13%), 에코프로머티(-5.93%)를 비롯해 엔켐(-6.38%) 등 여타 2차전지 종목들은 동반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2차전지 섹터는 최근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실적 대비 고평가됐다는 인식 속에 공매도에 취약한 것으로 평가돼왔다.
실제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대차잔고 비율이 크게 늘었다. 에코프로머티의 대차거래 잔고 주수는 439만주, 금액은 2940억원으로 지난 2월 말 228만주, 1979억원보다 각각 92.49%, 48.58%나 늘었다.
삼성SDI의 대차잔고 주식 수는 66.65%, 금액은 49.91%씩 증가했으며 ▲에코프로(61.03%·50.68%) ▲포스코퓨처엠(42.22%·35.98%) ▲LG에너지솔루션(24.85%·26.45%) ▲에코프로비엠(22.62%·11.49%) ▲SK이노베이션(12.57%·9.17%) 등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일주일간 대차거래 잔고가 급증했던 삼성전자 등 대형주들이 공매도 재개 첫날 줄줄이 하락 중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2.33%(1400원) 내린 5만8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지난주 유지하던 6만원대를 반납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모두 파란불을 기록하고 있다.
시총 2위 SK하이닉스는 3.51%(7000원) 떨어진 19만2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외에 삼성바이오로직스(-2.38%), 현대차(-2.83%), 삼성전자우(-2.02%), 셀트리온(-2.77%), 기아(-3.15%), KB금융(-0.38%), NAVER(-2.11%) 등도 하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매도가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제도인 만큼 단기적으로는 코스피·코스닥 지수 하락을 유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고평가 종목은 변동성이 커질 우려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볼 땐 주가 과열을 막아 시장 안정성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공매도 전면 재개로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 면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한지영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2차전지와 바이오, HBM 등 지난주 기준 대차잔고 증가율이 높은 업종들이 공매도의 타깃이 될 것이라는 심리적 불안감이 일시적 수급 변동성을 높일 것"이라면서도 "이는 단기적 수급 노이즈만 일으킬 뿐 지수나 업종의 주가 방향성은 이익과 펀더멘털이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시장 내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주가가 과도하게 상승하는 사례가 줄어드는 긍정적 효과 존재한다"며 "규제 당국의 감시가 더욱 강화된 만큼 장기적으로 보면 외국인 투자자의 시장 참여 비중이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