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지분 11.32% 세 아들에게 증여승계 완료로 주주가치 훼손 논란 잠재워김동관 부회장 중심 3세 경영 본격화한화에어로, 논란 매듭짓고 투자 집중
  • ▲ 김승연 한화 회장. ⓒ한화그룹
    ▲ 김승연 한화 회장. ⓒ한화그룹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보유 중이던 ㈜한화 지분 11.32%를 세 아들(김동관·김동원·김동선)에게 증여하며 경영 승계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번 지분 증여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3조6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둘러싼 논란이 해소되고, 오너일가의 책임경영 강화로 방산 및 항공우주 사업 투자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31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장남 김동관 부회장에게 ㈜한화 지분 4.86%, 차남 김동원 사장과 삼남 김동선 부사장에게 각각 3.23%씩 총 11.32%의 지분을 증여하기로 했다. 김 회장이 보유한 ㈜한화 지분 22.65%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증여 후 그룹 지주사격인 ㈜한화의 지분율은 한화에너지 22.16%, 김승연 회장 11.33%, 김동관 부회장 9.77%, 김동원 사장 5.37%, 김동선 부사장 5.37% 등이다. 세 아들은 한화에너지의 지분 100%를 갖고 있어 이번 지분 증여로 세 아들의 ㈜한화 지분율은 42.67%가 돼 경영권 승계가 완료된다.

    이번 증여는 핵심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추진 중인 대규모 유증 논란을 잠재우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 수출 확대와 우주항공 사업 강화를 위해 3조6000억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유증을 발표했으나, 자금 조달 필요성에 의구심이 제기되며 시장의 우려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특히 우수한 영업 현금흐름을 갖춘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조 단위 유상증자를 추진하자 이를 경영 승계와 연결 짓는 시각이 많았다.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가 골자인 상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무리하게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을 시도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대규모 유증 시 주주가치 희석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지배구조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책임경영을 더욱 강화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대승적 결단”이라며 “이번 증여로 승계가 완료됨에 따라 시급하고 절실한 대규모 해외 투자 목적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를 승계와 연결시키는 억측과 왜곡은 불식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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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형제 사업 구도 명확해져 … 책임경영 체제

    3형제가 사업 부문을 나눠 맡는 한화그룹 책임경영 체제도 훨씬 분명해졌다는 진단이다. 한화그룹은 김동관 부회장이 방산 부문을, 김동원 사장이 금융 부문을, 김동선 부사장이 유통·기계 부문을 맡아 이끌며 각 분야에서 신사업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증여로 김동관 부회장은 3형제 중 가장 높은 지분율을 확보하면서 김 부회장 주축의 승계 구도가 형성됐다. 김 회장은 앞서 2007년 ㈜한화 주식을 증여할 당시에도 김 부회장, 김 사장, 김 부사장이 비율을 2:1:1로 정한 바 있다.

    경영권 승계가 완료되며 한화그룹은 본연의 사업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 부회장 중심의 ‘3세 경영’이 본격화한 가운데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대규모 투자와 글로벌 진출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앞서 지난 20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결정에 대해 “지속적인 고성장이 예상되는 자회사 사업에 대한 투자로 기업가치를 높이고 지배력을 유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중장기적으로 약 11조원의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중 유상증자로 3조6000억원을 조달하고 나머지 7조4000억원은 향후 영업 현금흐름과 금융기관 차입 등을 통해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투자 대상은 ▲폴란드 등 유럽 현지 생산거점 확보 및 중동 지역 조인트벤처(JV) 설립 등 해외 매출 증대(6조3000억원) ▲첨단 방산 기술 개발 및 시장 선점을 위한 연구개발(1조6000억원) ▲지상방산 인프라 및 스마트팩토리 구축(2조3000억원) ▲항공 방산 기술 내재화(1조원) 등이다.

    한화그룹은 유럽 방산 블록화, 선진국 경쟁 방산업체들의 견제를 뛰어넘는 현지 진출 등 더 큰 도약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가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지분 증여가 한화그룹의 방산·항공 사업에 대한 시장 신뢰를 높이고, 투자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지분 증여에 따른 승계 완료로 ‘㈜한화-한화에너지 합병을 위해 ㈜한화의 기업가치를 낮춘다’는 오해가 바로 잡히고,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의구심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방산, 조선해양, 우주항공 등 국가적 차세대 핵심사업에 집중해 기업가치 제고와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