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6조 벽 넘긴 생활가전역대 최대 실적 기록 '1등 공신'OLED 앞세운 HE사업까지 급제동… 적자 MC-VS 등 성장 모멘텀 부재
  • ▲ LG전자 H&A사업본부 실적 추이 ⓒLG전자 IR 자료
    ▲ LG전자 H&A사업본부 실적 추이 ⓒLG전자 IR 자료
    LG전자가 국내 시장에 이어 해외시장에서도 선전하는 생활가전 효과를 2분기에도 톡톡히 누렸다.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매출인 '6조 원' 벽을 넘긴 생활가전 덕에 상반기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 매출 달성에 성공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사업에 이어 TV사업까지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가전사업에 대한 LG전자의 실적 의존도는 더 커졌다. 선방하고 있지만 규모가 크지 않은 B2B사업과 제대로 된 이익을 내지 못하는 전장사업도 LG전자에겐 아쉬운 대목이다.

    LG전자는 30일 2019년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생활가전 사업이 지난 2분기 분기 매출 사상 최대치인 6조 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 넘게 성장해 생활가전사업을 맡고 있는 H&A사업부는 6조 102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 증가 효과에 힘입어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55.4% 늘어난 7175억 원을 나타냈다.

    이처럼 LG전자의 생활가전이 최근들어 승승장구하는데는 해외에서도 매출을 크게 늘린 영향이 주효했다. 그동안 LG전자는 국내 가전시장을 중심으로 주로 실적을 내왔지만 최근들어서는 북미와 유럽, 중남미 등 해외시장에서도 안정적으로 매출과 이익을 내고 있다.

    김이권 H&A본부 기획관리담당 상무는 2분기 실적발표에 이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과거만 해도 한국시장을 중심으로 손익을 냈었지만 특히 지난 1, 2분기에는 해외에서 상당한 매출과 영업이익 냈다"며 "2분기는 계절적으로 에어컨 판매가 많은 효과도 있지만 향후에도 H&A사업에서 7~8%의 이익률은 지속적으로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LG전자 생활가전이 해외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이익을 내기 시작한 지난 1, 2분기에는 H&A사업본부의 영업이익률이 모두 10%를 넘어섰을 정도다. 지난 1분기에는 13.3%, 2분기에는 11.8%를 기록하며 LG전자 역사상 유래없는 가전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건조기와 스타일러, 공기청정기 등 이른바 신가전들이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LG전자 가전사업이 흥하는 이유로 꼽힌다.

    김 상무는 "신성장 제품이 매출 견인하고 있고 이익률 측면에서도 기존 제품보다 기여도가 높아서 전체 H&A 실적이 올라온 것"이라며 "전체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으로 하이앤드(High-end) 제품 비중이 과거 40%에서 50%로 커진 점도 수익성 개선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 ▲ LG전자 HE사업본부 실적 추이 ⓒLG전자 IR 자료
    ▲ LG전자 HE사업본부 실적 추이 ⓒLG전자 IR 자료
    하지만 잘 나가는 가전사업에도 고민은 있다.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스마트폰(MC) 사업에 이어 TV(HE)사업까지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바람에 가전사업이 LG전자 전체 실적을 이끌어가야 할 부담이 더 커졌다.

    HE사업은 지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하며 위기에 빠졌다. 매출은 3조 6712억 원으로 4조 원 벽이 무너졌고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2000억 원 가까이 줄면서 2056억 원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해에는 월드컵 같은 스포츠 이벤트가 있기는 했지만 주력 시장 중 하나인 유럽과 중남미에서 수요가 감소한 여파를 고스란히 맞았다는 분석이다.

    특히 경쟁사의 QLED TV가 지난 2분기 프리미엄 시장에서 점유율을 대폭 확대하며 OLED TV 진영의 대표 주자인 LG전자의 위기감이 더 현실로 다가왔다는 평가다. QLED는 지난 상반기 동안 엄청난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프리미엄TV 시장을 무섭게 점유해가며 OLED의 설 자리를 점점 빼앗았다. 이에 맞서기 위해 막대한 마케팅 비용이 투입될 수 밖에 없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설상가상으로 환율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HE사업부가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차량용 전장(VS)사업도 몇 년 째 제대로 된 실적을 내지 못하고 턴어라운드 시점을 늦추고 있어 LG로선 가전 이외에 앞세울만한 사업이 없는 형편이다. VS사업부문은 지난 2분기 신규 수주에 성공해 매출을 키우기는 했지만 수율 안정화가 다소 지연되고 신규 프로젝트에 양산 비용이 투입되면서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김근태 VS사업본부 기획관리담당 전무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자동차업계 전반이 역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와 내년에도 사업 여건이 녹록지는 않지만 내년에 턴어라운드 하겠다는 기본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며 "고정비 회수 등의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개선된 수익성을 약속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