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합병… 태양광 사업 지배구조 단순화 한화케미칼로 일원화, 각 사별 시너지 발휘 가능해져김동관 전무, 성과 따라 승계 정당성 확보 가능해질 듯
  • ▲ ⓒ뉴데일리
    ▲ ⓒ뉴데일리
    한화그룹이 신성장 동력인 태양광 사업 확대에 본격 드라이브를 건다. 한화케미칼과 자회사인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를 합병함으로써 그룹 내 여러 계열사로 나눠져 있던 태양광 사업을 한 데 모으고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특히, 그룹에서 태양광 사업을 맡고 있는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가 어떤 역할을 맡을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불확실성이 큰 석유화학과 미래 먹거리인 태양광, 소재 사업을 단일화함으로써 사업경쟁력과 효율성을 키우는 작업에 들어갔다.

    태양광 사업 지배구조도 점차 단순화되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화케미칼은 지난달 30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를 국내 사업 회사인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와 해외 법인 등의 지분을 보유한 존속법인 한화글로벌에셋(가칭)으로 인적분할한다고 밝혔다. 분할 기일은 9월 1일이다. 내년 초에는 한화케미칼이 신설법인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를 합병한다.

    통합 법인은 올해 말까지 모든 절차를 마친 뒤 내년 1월1일 출범한다. 새 사명은 내년 3월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확정할 계획이다.

    한화케미칼은 이번 합병의 주된 이유는 석유화학 및 태양광 부문 경쟁력 강화에 있다고 설명한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석유화학 산업의 다운사이클 진입과 급격한 대외 환경 변화 속에서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라며 합병을 통해 "사업 경쟁력과 경영 효율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계는 무엇보다 한화그룹 차원에서 신성장 동력인 태양광 사업 경쟁력 확보에 본격 착수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이번 합병으로 폴리실리콘, 셀, 모듈 등 계열사별로 분산돼 있던 태양광 관련 사업이 한화케미칼로 일원화돼 시너지 효과가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은 여러 계열사로 쪼개져 있어 사업구조를 한번에 알아보기 힘든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통합 작업으로 사업 구조가 단순화되고 있다. 앞서 지난 2018년 한화첨단소재와 한화큐셀코리아가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로, 한화솔라홀딩스와 한화큐셀이 합병해 한화솔라홀딩스가 출범했다.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 사업을 영위하던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상장사 범위로 들어오게 되면서 한화케미칼이 제조부터 발전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라인에 두게 됐다"면서 "그동안 각 회사에서 따로 하고 있던 사업을 같이 하게 되면, 시너지를 발굴할 여건도 많아 보인다"고 말했다. 
  • ▲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오른쪽)가 스위스 다보스 현지에서 지난 1월 22일 필립(H.M Philippe) 벨기에 국왕과 면담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화그룹
    ▲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오른쪽)가 스위스 다보스 현지에서 지난 1월 22일 필립(H.M Philippe) 벨기에 국왕과 면담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화그룹
    ◆김동관 전무, 태양광 사업 성과 보여줄 때

    이번 합병으로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에게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태양광 사업은 한화그룹의 차세대 신성장 동력이자 김 전무가 주도하고 있는 분야라 이번 합병이 김 전무의 경영승계 작업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이미 업계에선 김 전무가 통합 법인에서 중책을 맡아 태양광 사업을 책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그룹 차원에서 태양광 사업에 힘을 확실히 실어주면서 김 전무의 입지에도 변화가 예상된다는 관측이다. 

    김 전무는 지난 2010년 (주)한화로 입사한 이후 2015년 12월 한화큐셀 상무로 승진했다. 이후 태양광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셀 생산 1위, 모듈생산 3위를 기록하는 등 많은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임원인사에서 승진 대상자에 포함되지 않았다. 전무 3년차로 부사장으로 승진할 것이란 기대를 한몸에 받았지만, 불안정한 태양광 시황이 발목을 잡았다. 올해 김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기 위해서는 태양광 사업에서의 성과가 필수다.

    현재 한화큐셀은 업계 선진 시장인 유럽과 미국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한화큐셀은 독일, 영국 등 유럽시장에서 1.7기가와트(GW) 태양광 패널을 판매해 점유율에서 수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양광 업계 전망도 밝아 기대감을 모은다. SEIA와 우드 맥킨지는 미국 태양광 설치량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는 공동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는 미국 태양광 설치량 전망치가 기존 12.1GW에서 13.3GW로 상향됐고, 2024년까지 누적 설치량 전망치 역시 5.1GW로 높아졌다는 내용이 담겼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세계 태양광 시장은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하반기 수요 증가 폭이 더 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중국산 모듈 수입 축소에 따른 우리기업들의 반사이익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