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 2명‧지상직 2명 '해고'… 홍콩지지 방송 조종사 '퇴사'
  • 홍콩 국책항공사인 캐세이퍼시픽이 직원들의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시위 참여로 중국 정부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22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중국정부는 캐세이퍼시픽항공 측에 "직원들이 시위에 참여하면 탄압을 가할 것"이라며 "불법시위에 참여하거나 지지한 직원은 중국영공에 진입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WP 측은 또 중국정부가 시위참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승무원 수하물과 휴대폰 내 삭제된 파일 및 메시지도 철저히 검사했다고 보도했다.

    WP가 익명을 요구한 캐세이퍼시픽항공 현직직원 10여명을 인터뷰한 결과 시위에 참여한 조종사 2명과 지상직 2명이 해고됐으며, 최근에는 기내방송으로 홍콩을 지지한 조종사가 불분명한 이유로 회사를 떠났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승무원 A(26)씨는 WP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의견과 우려, 그리고 희망을 말할 수 있는 목소리를 잃은 것 같아 너무 두렵다"고 전했다.

    WP에 따르면 캐세이퍼시픽 경영진은 최근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불법시위 참여를 경고하고, 중국정부 지시를 준수하라고 지시했다.

    아우구스투스 탕 신임 최고경영자는 메일을 통해 "회사는 중국항공 규제기관 지시를 100% 따르겠다"며 "우리는 고객을 위해 일하는 것일 뿐 아니라 직원 업무 외 SNS나 일상생활에서의 행동도 회사가 어떻게 인지되는 지에 영향을 끼친다"고 반중시위 참여를 자제했다.

    한편, 캐세이퍼시픽 직원지위를 유지해 오던 홍콩 야당의원 제레미 탐은 정치적 공격으로부터 회사를 보호하기 위해 사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