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19서 촉발된 8K TV 화질 기준 확전침묵하던 삼성, 국내까지 이어진 폭로전 첫 대응"LG 강조 'CM 기준',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 평가 의미 없어개화 시작한 8K TV 시장 새로운 해상도 평가 기준 정립 필요 강조
  • ▲ 삼성전자 QLED 8K(오른쪽)의 선명한 화질을 보여주는 용석우 VD사업부 상무. 용 상무 뒷편의 제품은 LG전자의 8K OLED로 동영상 재생이 제대로 되지 않는 모습. ⓒ삼성전자
    ▲ 삼성전자 QLED 8K(오른쪽)의 선명한 화질을 보여주는 용석우 VD사업부 상무. 용 상무 뒷편의 제품은 LG전자의 8K OLED로 동영상 재생이 제대로 되지 않는 모습. ⓒ삼성전자
    지난 6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9'에서 점화된 삼성전자와 LG전자 간의 '8K TV' 화질 논쟁이 국내서도 이어졌다. IFA에서는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삼성이 드디어 침묵을 깨고 LG전자가 핵심적으로 주장하는 8K 화질 기준 중 하나인 '화질 선명도(Contrast Modulation)'가 과거 흑백TV 시절에나 사용됐던 평가 기준으로 초고해상도 컬러 디스플레이를 평가하는데는 적합하지 않다고 받아쳤다.

    삼성전자는 17일 삼성전자 서울 R&D 캠퍼스에서 8K 화질 관련 설명회를 열고 8K TV 시장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지난 IFA 2019에서 LG전자가 비판했던 8K 화질 논란에 첫 대응에 나섰다.

    앞서 LG전자는 IFA2019에서 삼성전자의 'QLED 8K TV'를 사실상 직접 꼬집으며 "국제 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에서 합의한 8K 표준 가이드라인 중 화질 선명도 값이 50%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12% 수준"이라며 "사실상 4K 수준"이라고 날을 세웠다.

    삼성전자는 IFA 현장에서 이 같은 LG전자의 저격에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당시 삼성은 "이제 막 개화를 시작한 8K 시장에서 소모적인 논쟁은 무의미하다"고 일축하며, 소비자들 대상으로 LG전자가 말하는 8K 기준을 설명하는 TV 광고에도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일주일만에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IFA에 이어 국내에서도 '리얼 8K' 알리기에 나선 LG전자를 더이상은 묵과할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LG전자가 국내 기자들을 대상으로 8K 기술 설명회를 갖는 이날 오후 몇시간의 시간차를 두고 '8K 화질 설명회'를 개최했다. LG전자와 마찬가지로 자사 제품과 경쟁사 제품을 직접 설치해 눈으로 화질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삼성전자는 무엇보다 LG전자가 강력히 주장하는 8K 화질 기준 중 'CM' 값이 시대에 뒤떨어진 것임을 강조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개발팀 상무는 "8K 화질은 CM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밝기와 컬러볼륨 등 다른 광학적인 요소와 화질 처리 기술 등 시스템적인 부분이 최적으로 조합돼야 한다"고 말하며 "최근 논란이 된 CM은 1927년 발표된 개념으로 물리적으로 화소수를 세기 어려운 디스플레이나 흑백TV의 해상도 평가를 위해 사용됐던 것으로 8K와 같은 초고해상도 컬러 디스플레이의 평가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지난 2016년 ICDM과 함께 8K 화질 기준을 정립하는 과정에서 50% 이상의 CM값을 기준 중 하나로 정하는데 합의했지만 이후 최신 디스플레이에 적용하기에는 불완전하다는 내부 의견으로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는 주장이다.

    ICDM에서의 재합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사이 삼성의 QLED 8K TV는 국제 표준 기구 'ISO'가 규정한 해상도 기준(7680*4320)을 충족하며 독일 화질인증기관인 'VDE'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용 상무는 "ICDM에서 8K 기존 가이드 재정립이 불발된 이후 TV 평가 단체나 전문 매거진 등에서는 화질을 평가하는 요소로 CM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LG의 주장을 반박했다.
  • ▲ 작은 글씨도 인식이 가능한 선명도를 보이는 삼성 QLED 8K TV. ⓒ삼성전자
    ▲ 작은 글씨도 인식이 가능한 선명도를 보이는 삼성 QLED 8K TV. ⓒ삼성전자
    이날 설명회에서 삼성전자는 앞서 LG전자가 강조한 CM 대신 8K 해상도를 판단할 수 있는 밝기, 컬러볼륨, 화질처리기술 등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진과 동영상, 스트리밍 시연을 선보였다.

    먼저 8K 이미지 파일을 USB에 옮겨 TV에 띄운 결과, 삼성전자의 QLED 8K는 작은 글씨도 선명하게 보였다. 반면 LG전자의 8K OLED와 8K 나노셀(Nano-Cell)TV는 글씨가 뭉개져 제대로 읽히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동영상과 스트리밍 시연에서도 차이는 나타났다. 표준코덱(HEVC)으로 인코딩된 8K 동영상과 향후 8K TV에서 가장 많이 활용하게 될 스트리밍에서도 삼성 제품은 원활하게 8K 화질을 보여줬지만 LG전자 제품은 영상이 재생되지 않거나 화면이 깨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삼성이 특히 화질 처리 기술에서 우위에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무엇보다 이제 막 개화하는 8K TV 시장의 양대 산맥인 두 업체가 아직 정립되지 않은 화질 기준을 놓고 이전투구를 벌이는 모습을 지양해야 한다는데 더 목소리를 높였다.

    용 상무는 "현재 8K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단계에서 CM과 같은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8K 협회'에 더 많은 기업들이 참여해 미래 시장을 만들어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하며 "8K 협회는 LG에게도 문이 열려있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