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사전조사 132만명… 전문기관 용역 84만명경제성분석 0.48에 예타 면제중복투자 논란 불가피… 적자 무안·청주와 제살깎기
  • ▲ 새만금 신공항 조감도.ⓒ연합뉴스
    ▲ 새만금 신공항 조감도.ⓒ연합뉴스
    새만금 신공항의 항공 수요가 개항 초기 72만7000명, 목표연도인 2058년 84만6000명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애초 국토교통부나 전북도가 내놓았던 수요와 큰 차이를 보인다. 특히 국제선 여객 수요가 대폭 쪼그라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복 투자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 일각에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차기 전북도지사 도전 가능성이 언급됐던 만큼 예비타당성 조사(이하 예타) 면제와 맞물려 선심성 사업이란 지적이 제기될 공산이 크다.

    2일 국토부가 아주대학교 산학협력단과 ㈜유신 등에 의뢰한 '새만금 신공항 사전타당성 검토연구' 용역(이하 사타)에 따르면 새만금 신공항을 이용할 항공 수요는 개항 초기인 2029년 72만7335명(국내선 39만1591명·국제선 33만5744명)으로 예측됐다. 목표연도인 2058년에는 84만6618명(국내 45만9519명·국제 38만7099명)으로 전망됐다.

    이는 기존 국토부나 전북도의 항공 수요 예측과 비교할 때 큰 차이를 보인다. 국토부는 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계획을 포함하고 한서대 컨소시엄을 통해 사전 항공 수요 조사를 벌였다. 당시 검토 결과 항공 수요는 2025년 67만명(국내 37만7100명·국제 29만6835명), 30년 뒤 목표연도인 2055년 133만명(국내 43만2829명·국제 89만6540명)이었다.

    개항 초기 수요는 사타가 7.5%쯤 증가했지만, 장래로 갈수록 이용 수요가 쪼그라든 셈이다. 사전 조사 당시 목표연도인 2055년을 기준으로 국제선은 56.9%, 전체 이용수요는 36.5% 각각 감소했다. 특히 국제선 수요는 반 토막 수준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김해신공항 사례처럼 새만금 신공항의 영향권을 호남(전남·북, 광주), 호서(충남·북, 세종, 대전)지역으로 확장해 추산했음에도 수요가 떨어졌다.

    사타 보고서는 원인으로 사전 조사 당시 2035년 이후의 국제선 총량을 낙관적으로 가정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저비용항공사(LCC) 증가에 힘입어 폭발적으로 늘어난 2015~2035년 연평균 수요증가율(3.5%)을 2035년 이후 예측치에도 낙관적으로 적용했고, 2028년을 기점으로 줄어드는 인구 예측치가 과소 반영됐다고 지적했다. 사타 보고서는 인천·김포공항 최신연구에서 제시된 수요예측 결과를 반영했다.

    전북도가 2015년 자체적으로 조사한 항공 수요와 비교하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당시 전북도 연구용역에선 도내 항공여객 수요를 2025년 190만명, 2030년 402만명으로 내다봤다.
  • ▲ 새만금 신공항 전차용역(사전수요조사)과 사전타당성조사 수요추정결과 비교.ⓒ국토부
    ▲ 새만금 신공항 전차용역(사전수요조사)과 사전타당성조사 수요추정결과 비교.ⓒ국토부
    이번 사타에선 국내선을 제주·내륙·도서노선으로 나눠 분석했다. 내륙노선은 300㎞ 범위에서 고속철도와의 경쟁을 고려해 군산(새만금)~김해·울산·사천·양양 등의 노선을 가정했다. 군산~김해 노선 말고는 수요가 부족하다고 봤다. 군산~김해 수요는 2020년 연간 3만명 수준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김해 노선도 수요가 충분치 않다고 봤고 결국 국내선 수요에서 제외했다.

    도서노선은 울릉·흑산도 수요를 개항 초기 5만명, 2058년 6만8000명으로 예측했다. 제주노선은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이 시행 중이어서 일관성을 위해 기존 수요예측 결과를 기반으로 하되, 지난해 군산공항의 제주노선 점유율(1.06%)을 적용하는 방법을 채택했다. 연평균 증가율을 0.67%로 보고 개항 초기 32만명, 2058년 39만명이 새만금 신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판단했다.

    수요가 최고조에 달하는 첨두시(러시아워) 여객수요는 국내선의 경우 개항연도에 시간당 255명, 목표연도에 299명으로 검토됐다. 국제선은 2029년 시간당 218명, 2058년 252명으로 각각 산정했다.
  • ▲ 김현미 국토부 장관.ⓒ연합뉴스
    ▲ 김현미 국토부 장관.ⓒ연합뉴스
    새만금 신공항 건설사업의 경제성 분석(B/C)은 0.479로 나왔다. 100원의 돈을 쓰고 그로 인해 얻는 편리함이나 유익함은 47원에 그친다는 얘기다. B/C는 1.0보다 커야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다행히(?) 새만금 신공항 건설사업은 문재인 정부가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로 추진한 예타 면제 대상 사업에 항공분야 인프라 확충으로는 유일하게 포함됐다.

    사타 보고서는 새만금 신공항 사업으로 전국에서 1조5024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전북 도내 6544명의 취업유발 효과 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적자에 허덕이는 인근 무안·청주공항과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새만금 신공항의 국제선 수요가 애초 예상을 크게 밑돌면서 중복 투자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점쳐진다. 항공 전문가들은 "공항 건설은 도로·철도와 달리 수요가 매우 중요하다. 도로·철도는 건설해놓으면 차량이 어떻게든 다니지만, 공항은 이용객이 적으면 항공사가 외면해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논란의 불똥이 내년 총선과 맞물려 정치권으로 튈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내년 총선에 출마할 의향을 비친다. 하지만 정부의 3기 신도시 발표로 지역구 분위기를 장담할 수 없게 되면서 여권 내에선 김 장관이 총선에 불출마하고 차기 전북도지사 자리에 도전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장관은 전북 정읍이 고향이다.
  • ▲ 새만금 신공항 후보지.ⓒ국토부
    ▲ 새만금 신공항 후보지.ⓒ국토부
    새만금 신공항 입지는 총 13곳의 후보지 중 기존에 알려진 대로 군산공항에서 서쪽으로 1.3㎞ 떨어진 새만금 개발계획상 공항부지로 낙점됐다. 장애물·공역·접근성·환경성·소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새만금 후보지가 합계점수 944.2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곳은 2017년 국토부의 사전 조사에서도 최적 입지로 검토됐다. 2위인 화포지구는 928.3점을 받았다.

    후보지는 군산공항에서도 동시에 이착륙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됐다. 다만 관제권은 통합절차를 수립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생태자연 저촉과 소음 민원 우려도 적게 나타났다.

    시설 규모는 활주로 길이 2500×45m 1본을 계획했다. 활주로 운영등급은 대부분 지방공항처럼 CAT-Ⅰ등급이다. 착륙 때 필요한 활주로 가시거리(RVR)가 550m 이상, 조종사가 착륙 여부를 결정하는 결심고도(DH)가 최저 60m다. 계류장에는 C급 항공기(B737-800) 2대를 세울 수 있다.

    여객터미널은 6018㎡(국내 2810·국제 3208㎡), 주차장은 276대(국내 150·국제 126대) 규모다. 공항부지 전체면적은 205만6148㎡로, 확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46만7000여㎡를 추가로 확보했다.

    총사업비는 7911억원으로 추산했다. 애초 예상 사업비는 8000억원 수준이었다. 직접공사비 5846억원, 간접공사비 1053억원, 보상비 215억원 등이다. 2025년에 가장 많은 3044억원의 사업비가 소요될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