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재정 건전성 최상위… 513조 확장예산 필수"여전한 편가르기… 여야 반응 '극과 극'총선-남북경협-일자리-복지 입장差 뚜렷
  • ▲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0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0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최근 2년간 세수 호조로 재정 여력을 비축했다"며 "국민들께서 삶이 나아졌다고 체감할 때까지 재정의 역할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 같이 밝히고 "내년도 확장예산이 선택이 아닌 필수인 이유"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정부는 총지출을 올해보다 9.3% 늘어난 513조 5천억원 규모로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시정연설 곳곳에서 국가 재정건전성이 안정돼 있다고 힘을 실었다.

    문 대통령은 "재정 건정성을 우려하는 분도 계신다"며 "하지만 대한민국 재정과 경제력은 더 많은 국민이 더 높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데 충분할 정도로 성장했고, 매우 건전하다"고 자신했다.

    이어 "정부 예산안대로 해도 내년도 국가채무비율은 GDP 대비 40%를 넘지 않는다"며 "OECD 평균 110%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낮은 수준이고, 재정 건전성 면에서 최상위 수준"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확대된 예산안을 통해 ▲혁신산업 ▲사회복지 ▲평화경제 등에 집중 투자할 것을 공언했다.

    문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 시대, 혁신의 힘은 땅속에 매장된 유전보다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분야에 1조7천억 원,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등 신성장 산업에 3조 원이 배정됐다.

    또 핵심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자립화에도 2조 1천억 원을 투입한다.
  • ▲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0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 대통령은 정부주도형 일자리 정책과 선심성 사회복지 확대 의지도 재차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소득여건이 개선되고 있고, 일자리도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우리 사회의 '포용의 힘'과 '공정의 힘'을 더욱 키워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정부주도형 노인 일자리를 74만개로 확대하고 기간도 늘릴 것을 약속했다. 또 저소득층 노인 157만에 대한 기초연금을 30만원으로 올리는 것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또 "국방비를 내년 예산에 50조 원 이상으로 책정했다"며 "병사 월급을 병장 기준으로 41만 원에서 54만 원으로 33% 인상해 국방의무를 보상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그동안 제기됐던 '청와대가 지나친 낙관론에 빠져있다'는 지적이 크게 빗나가지 않은 모습이었다.

    실제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7차례 이상 하향 조정돼 2% 달성도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IMF와 OECD는 각각 2.0%와 2.1% 수준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2%대를 달성한다 하더라도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0.7%), IMF 구제금융(1998년, -5.5%) 시절을 제외하고는 최근 30년 이내 3번째 경기불황이다.

    자유한국당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가짜 일자리 증가나 자랑하는 등 국민 체감과 동떨어진 자화자찬만 늘어놓았다"며 "시장이 기대하는 정책 대전환은 끝내 거부해 앞으로를 더 걱정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결국 대책이라고 내놓은 것은 세금 늘려 쓰겠다는 것에 불과하다"며 "최소한 지난 2년간의 경제 실정에 대한 사죄라도 했어야 마땅하다"고 했다.

    민주평화당 탈당 의원들의 모임인 대안신당 장정숙 수석대변인도 "지금까지 정부가 재정을 효율적으로 운용하지 못했다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대통령은 경제팀의 방향설정, 실행에 모순은 없는지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