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둔화·내수부진 어려움 수출 통해 극복3조원 규모 비호복합 인도 수출 가능성 높게 점쳐져레드백 장갑차 사업은 2021년 말 최종 사업자 선정
  • ▲ 레드백 장갑차 실물 사진.ⓒ한화디펜스
    ▲ 레드백 장갑차 실물 사진.ⓒ한화디펜스
    한화그룹의 방산 사업이 글로벌 경기둔화와 내수부진으로 인한 어려움을 수출로 극복하고 있다. 특히 한화디펜스는 최근 잇따라 해외 수주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31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최대 3조원 규모인 한화디펜스의 비호복합 인도 수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한화디펜스의 비호복합은 지난해 10월 인도군의 단거리 대공유도무기 도입 사업에서 유일하게 성능 테스트를 통과한 뒤 현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발표만을 기다리고 있다. 

    비호복합은 저고도로 침투하는 적 항공기나 헬리콥터를 요격하는 대공 무기 체계다. 한화디펜스의 비호복합은 유도무기를 좌우 각 2발씩 4발 추가 결합해 사정거리를 늘렸고, 탐지레이더와 전자광학추적기를 통해 자체적으로 표적을 탐지하고 추적할 수 있도록 했다.

    인도는 차기 대공포 사업을 2013년부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인도 국방부는 K-30 비호복합을 단일 모델로 선정했지만 러시아의 알마즈 안테이사의 반발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이뤄지지 못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번만큼은 수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주요 석유 시설이 드론 공격에 피해를 입은 것을 계기로 테러와 공격용 드론을 포착해 격추하는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인도는 지난해 665억달러의 방위비를 지출해 미국, 중국, 사우디에 이어 세계 4위를 차지했다. 인도 방위비 중 획득 예산의 경우 올해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9.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현재 인도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인도 정부가 마지막까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화디펜스의 성과가 이처럼 가시화되고 있는 배경에는 방산 계열사 해외사업 전담조직인 '한화디펜스인터내셔널(HDI)'의 역할도 컸다. HDI는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 통합 수출 컨트롤타워로서 해외 사업 부문 시너지 창출을 위해 지난해 8월경부터 운영되고 있다.

    태스크포스(TF) 형식인 HDI 조직은 한화 방산 부문의 통합 수출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각 계열사별로 다양한 방산 제품을 생산하는 만큼, 해외영업팀끼리 모여 정기적으로 회의하고 서로 노하우를 공유하는 등 협력하고 있다. 

    이는 방산 사업에 있어서 해외 수출 성과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 방산 계열사는 해외매출액 비중을 현재 11% 수준에서 2025년까지 31%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력 강화를 통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해외 수출을 확대하는 것이 우선이다.

    HDI는 향후 글로벌 방산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제조·기동화력·항공 등 계열사 역량을 결합한 통합 솔루션을 바탕으로 국가별 파트너들과 협력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비호복합 외에도 레드백 장갑차도 주목받고 있다. 아직 최종 사업자 선정까지는 갈 길이 멀지만, 호주 정부의 미래형 궤도장갑차 획득사업이 지상장비 분야에서 최대 규모 사업으로 알려진 만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화디펜스는 최근 호주 방위사업청(CASG)과 405억원 규모의 레드백(REDBACK) 장갑차 시제품 3대를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한화디펜스의 레드백(REDBACK)과 독일 라인메탈디펜스의 링스(Lynx)를 최종 후보 장비로 선정한 후 이뤄진 후속 계약이다.

    한화디펜스의 레드백 장갑차는 한국 군에서 이미 검증된 K21 보병전투장갑차 개발기술과 K9 자주포의 파워팩 솔루션을 기반으로 방호력, 화력 등의 성능을 강화한 미래형 궤도 장갑차다. 30mm 포탑, 대전차 미사일, 각종 탐지·추적 기능과 방어시스템을 갖췄다. 

    호주 군은 앞으로 레드백과 링스를 대상으로 2년간 시험평가를 거쳐 오는 2021년 말 최종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화디펜스의 경우 인도향 비호복합 대공 장갑차, 호주향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 등 대규모 수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중장기 성장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화그룹은 2025년까지 방위 부문 합산 매출 목표치를 12조원으로 제시했다. 계열사별로는 한화디펜스가 4조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및 한화시스템이 5조원 등이다. 한화는 이를 통해 글로벌 '톱 10' 종합방산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