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매출·영업이익 각각 10.3%, 2.1% 감소공청기·비데 신규 계정 줄고 주방가전 매각 탓“AI 웰니스 플랫폼 진화”… 경쟁 심화는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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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매직가 1분기에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사업재편 과정에서 매출원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AI 도입 관련 성과가 실적 반등에 중요한 관건이 될 전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K매직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924억원, 영업이익 192억원의 실적을 낸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10.3% 줄었고 영업이익은 2.1% 감소했다. 

    공기청정기와 비데의 신규 계정 감소와 주방가전 일부 영업권을 매각하며 매출이 소폭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실제 SK매직의 작년 4분기 국내 누적 렌털 계정수는 242만개로 직전 분기와 동일했다. 신규 계정이 줄어든 영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은 작년 1분기 9.18%에서 올해 1분기 9.98%로 소폭 나아졌다. ‘선택과 집중’을 골자로 하는 고강도 자구책으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한 결과다. 

    영업이익률 개선됐다는 점은 고무적이나 잇따른 사업재편으로 외형 성장은 한계를 보이고 있다. SK매직의 매출은 작년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이뤘다. 고강도 쇄신이 시작된 시점과 일맥상통한다.  

    SK매직은 지난해 6월 30일 김완성 신임 대표이사와 정한종 경영전략본부장(CFO)을 신규 선임하는 인사를 단행하며 쇄신의 신호탄을 쌓아올렸다. 윤요섭 전 대표 임기를 6개월이나 남겨둔 갑작스런 인사였다. 

    이후 필립스·삼성전자 등 주요 가전사와 손잡은 가전 렌털사업을 정리하고 베트남 법인을 철수하는 등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했다. 작년 말에는 안마의자 사업을 접었고, 올해 초에는 경동나비엔에 가스레인지·전기레인지·전기오븐 등 주방가전 일부를 양도했다. 3월에는 30여년 만에 식기세척기 판매도 중단했다. SK매직은 지난 1993년 국내 최초로 식기세척기를 선보여 한때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업재편 과정에서 기존 매출원에 공백이 생겼고, 이로 인한 외형 축소는 불가피했다. 

    일례로 SK매직의 주방가전 관련 사업은 전체 매출 가운데 22%를 차지했다. SK매직의 연간 매출액이 대략 1조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가전사업부에서만 연간 2000억원 수준의 매출이 발생했다는 말이 된다. 식기세척기를 비롯한 일부 사업군에서도 1000억원 수준의 매출이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기존 수익원을 대체할 신규 사업이 필요하지만 당장 매출을 내긴 어려운 상황이다. SK매직은 인공지능(AI)을 통해 공기청정기, 정수기, 비데 등 기존 렌탈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을 몇 차례 밝힌 바 있다. 지난 2월 모회사 SK네트웍스 기업설명회에서도 올해 신설한 AI 조직을 바탕으로 ‘AI 웰니스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겠다고 공표했다.

    이를 위해 국내외 AI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펫, 실버케어, 헬스케어 등 영역에서 AI 신규 제품과 서비스를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당장 올해 AI 혁신 제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미국, 인도 등 글로벌 확장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SK매직은 2028년까지 영업이익률 20%, 기업가치 배수 30배를 달성하겠단 목표다. 

    다만 이미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AI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이미 경쟁 강도가 심화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SK매직이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여 안정적인 매출을 내는 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SK매직의 사업재편은 국내 렌탈시장이 치열한 경쟁과 새롭게 유입된 경쟁업체로 인해 뚜렷한 차별성 없이는 살아남기 어려워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그러나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미 AI 제품 또한 경쟁 심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주방가전을 대체할 정도의 수익원으로 자리잡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