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론칭한 피자업 지난 9월부로 문닫아외식업 침체·소비 트렌드 변화에 오너 부재 요인SPC그룹 "3년 계약에 따른 철수"
  • ▲ 피자업 ⓒSPC그룹
    ▲ 피자업 ⓒSPC그룹
    SPC그룹이 야심차게 도전한 피자사업을 접었다. 1인 가구 증가, 경기 침체, 냉동 피자 같은 가정간편식(HMR) 등의 영향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로 외식사업을 이끌던 허희수 전 SPC그룹 부사장의 공백이 사업축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은 지난 9월30일부로 파인캐주얼 브랜드 피자업(Pizza UP) 첫 매장을 닫았다. 

    지난 2017년 10월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에 매장을 연 피자업은 페퍼로니, 치즈, 제철재료 등 총 60여 종에 이르는 토핑을 소비자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개인 맞춤형 화덕피자 전문점이다.

    매장에는 60여 종의 토핑을 진열한 11m 길이의 토핑 바가 마련돼 있으며 소비자가 직접 도우와 소스, 토핑을 선택하면 전문가인 피자 마스터가 바로 화덕에서 구워내는 형태다.

    SPC그룹의 피자 사업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3년 SPC그룹은 나폴리 피자 전문점인 베라를 론칭한 바 있다. 피자업에서는 베라를 통해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화덕피자의 대중화를 목표로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프랜차이즈도 검토하기도 했다.

    SPC그룹 관계자는 "피자업은 테스트 매장 형태로 진행했다"면서 "점포 계약(3년) 종료에 따라 문을 닫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치킨과 함께 국민 야식으로 통했던 피자가 최근 1인 가구 위주로 소비 트렌드가 바뀌면서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실제 피자 프랜차이즈 상위 6개 업체의 영업이익과 매출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도미노피자는 2016년 261억원의 영업이익을 봤으나 지난해 209억원에 그쳤다. 미스터피자 역시 2016년 매출 970억원, 영업이익 89억원을 적어냈다. 지난해 매출 1198억원, 영업이익 4억원으로 줄었다.

    여기에 외식의 내식화를 표방, HMR의 성장으로 냉동피자 시장이 커지면서 이같은 흐름을 기인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14억원 규모였던 냉동피자 시장은 지난해 약 1200억원 수준까지 성장했다. 2년 만에 열배 이상 뛰었다.

    업계 안팎에선 지난해 8월 경영에서 물러난 허희수 전 부사장의 공백이 크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허 전 부사장은 넓은 인맥을 바탕으로 쉐이크쉑을 비롯해 그룹의 외식사업 확대에 힘써왔다. 미국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쉑쉑) 성공 이후 샐러드브랜드 피그인더가든과 함께 피자업의 론칭을 주도했다. SPC에서 운영하는 외식 브랜드를 한데 모아 문화 공간으로 새롭게 재탄생 시킨 청담 SPC플레이도 그의 작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시장이 좋지 못한 상태에서 허 부사장의 공백이 속도를 내고 있는 외식사업 확대·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