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소위 심사 첫날부터 파행…여야 주도권 싸움야"14조5천억 삭감"...與"全 예산 망가뜨리겠다는 것"대북·일자리·복지 예산 증감 주요 쟁점될 듯
  • ▲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서 김재원 위원장(가운데)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
    ▲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서 김재원 위원장(가운데)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
    역대 최대 513조5천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두고 여야가 본격적인 심사에 들어갔다.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예결소위는 11일 오전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증감액 심사를 시작했다. 예결소위는 오는 29일까지 주요 예산을 늘리거나 줄이는 계수조정을 논의하다.

    당장 야당은 초슈퍼예산으로 평가되는 예산안에 대한 대대적인 삭감을 예고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눈앞의 보여주기식 성과를 위해 국민 빚까지 내가며 예산안을 짰다"며 "순삭감 목표액을 14조5천억원으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예산규모 자체를 500조가 넘는 것을 두고보지 않겠다는 의미다.

    야당은 특히 정부의 대북예산, 일자리사업, 복지 예산 등에 대한 대대적 칼질을 준비 중이다. 한국당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대북퍼주기 예산 중 남북협력기금(총 1조5천억원) 1조원을 삭감할 것"이라며 "통계분식용 세금 일자리 사업, 지역경제 효과도 없는 지역사랑 상품권과 제로페이 사업 등을 반드시 삭감하겠다"고 말했다.

    여당도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며 맞불 작전에 나섰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한국당이 예산안 14조5천억원 삭감을 주장하는데 내년도 예산 전체를 망가뜨리겠다는 자세"라며 "대체 어느 나라 정당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터무니 없는 예산삭감 공언은 매우 유감"이라며 "정부의 재정확대가 청년과 미래 세대의 등골을 휘게 하는 '등골 브레이커'라고 규정한 것은 매우 악의적인 삼류정치 선동"이라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어 "일자리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한국당이 진짜 서민 등을 휘게 하는 등골 브레이커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한치도 물러서지 않는 여야의 대립각에 이날 예결소위는 제대로 시작도 못하고 파행으로 끝이 났다.

    민주당은 한국당 소속 김재원 예결위원장의 막말 논란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며 충돌을 이끌었다.

    김 위원장은 지난 9일 대구시당 당원교육에서 택시기사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이해찬 대표가 2년 내에 죽는다는 것 아니냐. 그러면 다음에 황교안 대통령이 되겠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가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정권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말에 대해 김 위원장과 택시기사가 농담을 나누다 나온 말이다.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전해철 의원은 "예결위를 원만히 이끄셔야 할 분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정상적인 심사를 위해 사과 표명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제 발언으로 논란이 야기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면서도 "하지만 제 발언은 누구를 비방하거나 정치적인 공격을 하려는 의도나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사과한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김 위원장의 사과요구를 놓고 여야 위원들은 설전을 벌였고 결국 김 위원장은 개의 11분 만에 정회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