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차 맞은 올레드TV...'점유율 1위' 아성에 중국업체 잇딴 도전장OLED TV 판 키우던 과거와 달라진 상황...가격·디자인 앞세운 중국에 안심 못해QD-OLED 13조 투자 선언한 삼성...빠른 속도로 OLED 시장 추격 위협
  • ▲ LG 8K 올레드 TV ⓒLG전자
    ▲ LG 8K 올레드 TV ⓒLG전자
    6년 전 처음 출시된 OLED TV가 본격적으로 시장을 확대해가고 있다. LG전자가 시장을 이끄는 가운데 중국업체들이 속속 OLED TV를 출시한데 이어 삼성전자도 2년 내에는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OLED TV 시장에 플레이어들이 늘어나자 1등 LG전자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가격과 다양한 디자인을 앞세운 중국업체들이 LCD TV 시절과 마찬가지로 빠른 속도로 세를 키울 수 있고 삼성이 OLED에서 한 발 더 나아간 퀀텀닷(QD) OLED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OLED TV 시장은 내년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 중에 미국의 비지오(Vizio)가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을 적용한 OLED TV를 출시할 예정이고 중국의 샤오미도 OLED TV 출시 계획을 밝히면서 17개 이상의 업체들이 OLED TV 시장에서 경쟁하게 된다.

    지난 2013년 첫 올레드TV를 출시하며 OLED TV 시장을 처음 개척한 LG전자는 점유율 60%로 독보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지만 내년 본격화되는 경쟁구도로 속내가 복잡해졌다. 그동안은 OLED 진영이 확대되는 것이 LG 올레드TV에도 약이 되는 상황이었지만 최소 17곳의 OLED TV가 경쟁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되며 새로운 전략의 필요성이 커졌다.

    특히 중국 TV제조사들의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는 상황은 앞서 LCD TV에서 겪었던 바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이 국가 차원에서 디스플레이 산업에 전폭적인 지원으로 생산 물량을 크게 늘렸고 이를 활용해 저렴한 가격에 LCD TV를 쏟아내면서 글로벌 LCD TV 시장은 치킨게임을 이어오고 있다. 지금도 중국에서 LCD패널과 TV를 얼마나 생산하느냐에 따라 전체 시장 판가가 바뀌는 수준으로 주도권을 쥐고 있다.

    이에 LG전자와 삼성전자 등 국내업체들은 초고가 프리미엄 라인에 집중해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다. LG전자가 올레드TV로 눈을 돌린 것도 이 같은 상황에 영향을 받은 셈이다.OLED TV 시장 개척자로서 시장 대부분을 점하게 되면서 현재까지는 다른 OLED TV와의 경쟁보다는 올레드TV 자체의 가격 경쟁력이나 대중화에 목표를 더 두고 있었다.

    그러다 올해 들어 LG 올레드TV 판매량이 주춤해지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냈던 LG 올레드TV는 올해 삼성의 QLED TV가 본격 판매되기 시작하면서 기존 대비 판매량에서 성장률을 크게 키우지 못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으로 올레드TV 판매량은 72만4000대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71만3000대가 판매됐던 것에 비해 1만 대 가량 늘리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삼성의 QLED는 200만 대 넘게 판매됐다.

    여기에 중국 OLED TV업체들이 소폭이지만 세를 키우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지난 상반기 전체 OLED TV 시장 내에서 LG전자의 판매 비중은 처음으로 50%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상반기 62% 수준에서 올해 59%로, LG가 판매량을 크게 늘리지 못한 사이 소니나 하이센스 등의 후발주자들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9'에서도 중국 OLED TV업체들이 다양한 사이즈와 가격대의 제품을 내놓고 존재감을 키우고 있어 또 한번 위기감을 실감케 했다. 백라이트가 필요없는 OLED의 특성상 다양한 형태로 디스플레이를 응용할 수 있어 중국업체들이 이를 활용한 신제품 출시에도 열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 ▲ 삼성 QLED 8K TV ⓒ삼성전자
    ▲ 삼성 QLED 8K TV ⓒ삼성전자
    TV 시장 최강자인 삼성전자가 OLED 시장에 뛰어들게 되는 것도 결정적으로 LG의 위기감을 고조시킬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13조 원이 넘는 QD 디스플레이 투자를 통해 2021년 경에는 QD-OLED TV를 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에 이은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의 OLED 시장 진입을 환영한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지만 세트업체인 LG전자 입장에선 삼성의 OLED TV가 마냥 환영의 대상은 아닐 수 있다. 시장 진입에 뒤늦은 삼성이 LG의 OLED와는 차별화되는 QD 디스플레이 기술을 무기로 차별화를 꾀할 것이고 이미 검증된 막강한 판매력이 뒷받침돼 빠른 속도로 시장을 재편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LG전자가 삼성전자나 중국의 하이센스 등을 대상으로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위기감이 기반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와는 8K 표준과 QLED 명칭 등을 중점으로 광고와 SNS, 언론전을 펼친데 이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까지 하는 극한의 대립을 펼치고 있다. 중국 하이센스를 대상으로는 TV 관련 특허소송으로 문제 제기를 하며 내년 본격화될 OLED TV 시장 경쟁에 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