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직후 유통‧항공株 급등하고 애국테마株 주춤전문가들 “추이 지켜봐야…소재 국산화는 별개로 진행될 것”
  • ▲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3일 일본 나고야관광호텔에서 열린 한일외교장관 회담에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과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3일 일본 나고야관광호텔에서 열린 한일외교장관 회담에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과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대립을 지속해오던 한일 정부가 최근 양국간 군사정보보호협정(이하 지소미아)을 조건부 연장키로 하면서 증시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소미아로 인한 긍정적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신중론도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양국 정부는 지소미아 종료 유예와 수출규제 철회를 위한 외교 채널 복원에 전격 합의했다.

    한국 정부는 양국간 수출관리 정책 대화를 지속하는 한 WTO 제소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내달 중 양국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협의도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여전히 논의해야 할 쟁점이 많다는 점에서 양국 간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꺼졌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적어도 무역갈등의 ‘정점’에는 어느 정도 쉼표를 찍었다는 평이다.

    우리 증시도 바로 반응했다. 합의 후 열린 25일 코스피 지수는 곧바로 전 거래일 대비 1% 이상 상승하며 투자심리 개선을 시사했다. 업종 중에서도 민간교류 부흥 기대감으로 인해 항공업, 유통, 엔터테인먼트 등이 큰 폭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양국간 무역갈등이 극에 달했을 때 급부상했던 ‘애국테마주’와 방산주 등은 약세를 보였다.

    이날 일본제 상품 불매운동의 반사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신상통상, 남영비비안 등이 장 초반 6% 이상 하락했으며 일본산 주류업체의 대항마인 하이트진로홀딩스도 내렸다.

    정부의 ‘소재 국산화’에 따라 각광받았던 일명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종목도 약세를 나타냈다.

    요동치는 증시와는 달리 증권가에서는 신중론을 펼치는 분위기다.

    박주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수출과 관련해 대화 모드는 진행되겠으나 지소미아 관련 결정 전후 한국 전체의 수출금액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호재도 악재도 아닌 중립적 이슈”라며 “한일 대립도 불씨만 작아진 상황으로 징용노동자 배상 문제 등 이슈에 대해서 양국 정부의 원론적 입장차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산화 관련 종목’에는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을 내비쳤다. 그는 “한국 기업들은 양국 대립 이슈와는 별도로 이미 국산화, 다변화를 중장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도 “지소미아 연장에 따른 대내 불확실성의 해소는 당장 국내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체의 수폐가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홍콩 사태 등 미국과 중국을 둘러싼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종 서명, 중국의 반응 등이 매우 중요하므로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