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K 화질 논란 불 지핀 3Q… LG 판매량 '300대' 첫 세자릿수 기록삼성, 판매량 줄어도 2.6만대 '독보적 1위'… 소니 두배 늘어수위 높이는 TV 공방전 우려는 여전… 4Q 성적표에 쏠리는 눈
  • ▲ LG올레드TV 8K ⓒLG전자
    ▲ LG올레드TV 8K ⓒLG전자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9'에서 삼성전자의 8K TV 화질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LG전자가 3분기 동안 300대의 8K TV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보적인 8K TV 1위인 삼성의 판매량이 주춤했던 가운데 일본의 소니가 판매량을 두 배 늘리며 세를 키우고 있다.

    4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3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8K 올레드TV를 300대 판매했다. 같은 기간 전체 8K TV 판매량은 2만7300대로, LG전자가 8K TV를 출시하고 처음으로 점유율 1%를 기록했다.

    지난 2분기에만 해도 8K TV시장에서 LG전자의 존재감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서 8K TV를 처음 선보이고 제품을 팔기 시작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2분기에는 LG전자의 8K TV가 100대 미만 판매되며 사실상 유의미한 판매가 이뤄졌다고 보기는 힘들다.

    3분기 300대의 8K TV를 판매한 LG전자는 비슷한 시기 8K TV를 내놓은 중국의 TCL을 꺾고 판매량 4위에 올랐다. 2017년부터 8K TV를 팔기 시작한 샤프(Sharp)가 600대를 판매해 3위에 올랐고 LG전자, TCL과 비슷한 시기 첫 8K 제품을 내놓은 소니(Sony)가 800대를 팔아 2위에 올랐다. 세 업체 모두 1000대 판매 벽을 넘지는 못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8K 시장에 뛰어든 삼성전자는 제품 출시와 동시에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지키며 무서운 속도로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분기 당 1만 대 가량의 8K TV를 판매하던 삼성은 올 2분기 판매량 3만 대를 넘어서며 급성장했고 전체 8K TV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게 됐다.

    그러다 지난 3분기에는 4400대 줄어든 2만5600대 8K TV를 판매하며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9월 IFA 2019에서 LG전자가 '화질 선명도(CM)'값을 앞세워 삼성 8K TV를 지적하며 본격적인 TV전쟁을 이어가고 있어 경쟁 상황 자체도 녹록지 않았다. 이후 삼성도 LG 8K TV가 8K 콘텐츠를 제대로 재생할 수 있는 코덱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을 꼬집으며 화질 논쟁은 이어지고 있다.

  • ▲ 삼성 QLED 8K TV ⓒ삼성전자
    ▲ 삼성 QLED 8K TV ⓒ삼성전자
    문제는 8K 화질 논란이 커지며 소비자들이 8K TV 자체에 발길을 돌릴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1년 전 100대 판매되는 시장에 불과했던 8K TV시장은 삼성전자가 시장에 뛰어들며 지난 2분기 기준 3만2500대 시장으로 320배 넘게 커졌지만 3분기 화질 논란과 함께 2만7000대 시장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는 업계에서 삼성과 LG의 TV전쟁이 심화되는 상황을 우려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LG와 삼성이 경쟁사 8K TV 화질을 지적했던 영향이 3분기 기준으론 9월 한달에 불과했지만,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자칫 한국산 8K TV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8K TV시장에 일본과 중국업체들까지 속속 뛰어드는 상황이라 소비자들이 취할 수 있는 선택지도 다양해졌다.

    실제로 일본 소니는 지난 3분기 800대의 8K TV를 판매하며 2위 에 올랐다. 소니는 2분기 400대를 판매하는데 그치며 샤프(2000대)보다 판매량에서 훨씬 뒤쳐졌지만 3분기엔 두 배 더 팔며 2위에 안착했다. 소니가 본격적으로 8K 시장에 공을 들이는 시점과 LG와 삼성이 8K 논쟁으로 소모전을 했던 상황이 맞아떨어지며 일부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3분기 8K TV 시장 축소를 주도한 곳은 샤프였다. 샤프는 가장 먼저 8K TV를 판매한 선두주자였지만 올 3분기에 판매량이 1400대로 70% 급감하는 동시에 3위로 주저앉았다. 같은 기간 삼성 판매량이 14% 줄어든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TV업계 최대 성수기로 불리는 4분기에도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브랜드를 망라해 판매량은 최고치를 기록하겠지만 좋은 가격 조건의 고품질 제품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화질 논란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소비자들이 8K TV를 얼만큼 택했을지 진검승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