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사회, 후보자 9명 압축... 8명 명단 공개현직 출신 구현모-이동면-박윤영전직 출신 임헌문-김태호-표현명-최두환 포함비(非) KT 출신 노준형 전 정보통신부 장관 이름 올려'포스트 황창규' 자리 둘러싼 치열한 경합 예고
  • ▲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구현모, 이동면, 박윤영, 임헌문, 노준형, 최두환, 표현명, 김태호 후보자 ⓒ각사
    ▲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구현모, 이동면, 박윤영, 임헌문, 노준형, 최두환, 표현명, 김태호 후보자 ⓒ각사
    KT가 차기 회장 후보군을 공개하면서 '포스트 황창규' 자리에 누가 오를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공개된 8명의 후보자들을 보면 KT 전·현직 출신 내부 인사와 외부 인사의 대결 구도로 전개될 전망이다.

    13일 KT 이사회가 비공개 요청한 1명을 제외하고, 공개한 8명의 후보자 명단에는 구현모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 김태호 전 KT IT기획실장, 노준형 전 정보통신부 장관, 박윤영 KT 기업사업부문장(부사장), 이동면 KT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사장), 임헌문 전 KT Mass 총괄사장, 최두환 포스코ICT 이사, 표현명 전 롯데렌탈 사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그간 차기 회장 유력 후보군에 꾸준히 하마평에 올랐던 인물들로, 크게 KT 내부 인사와 외부 인사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세부적으로는 'KT 현직', 'KT 전직', '비(非) KT' 출신 간 차기 회장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일 전망이다.

    먼저 KT 현직 후보로는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 ▲이동면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사장) ▲박윤영 기업사업부문장(부사장) 등이 포함됐다.

    구현모 사장은 85년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KT 경영전략담당 상무와 T&C운영총괄 전무, 경영지원총괄 부사장 등을 역임한 이후 올해부터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으로서 KT 5G 콘텐츠 개발에 핵심 분야로 손꼽히고 있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육성에 힘쓰고 있다. 다만 구 사장은 현재 국회의원 99명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황 회장과 함께 검찰에 송치돼 있어 수사 결과에 따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동면 사장은 지난 1991년 KT 입사 이후 30년 가까이 재직을 하고 있는 'KT 성골'로 통한다. 2008년 신사업TF장을 맡은 이후 종합기술원 인프라연구소장, 융합기술원장 등을 맡았다. 특히 이 사장은 엔지니어 출신으로 사장 자리에 오른 최초 케이스다. 이 사장은 5G 상용화 시대에 비지니스모델 발굴을 위한 미래플랫폼사업 총괄을 이끌고 있어 황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윤영 부사장은 KT 융합기술원 미래사업개발그룹장, 미래융합사업추진실 미래사업개발단장, 기업사업컨설팅본부장, 기업고객부문장 등을 거쳤다. KT 연구직으로 입사한 뒤 SK를 거쳐 2003년 다시 KT로 복귀한 점이 눈에 띈다. 최근에는 글로벌사업부문장도 겸직해 4차산업혁명시대 KT 그룹의 현재와 미래의 업무에 밝다는 평가다. 

    전직 KT 임원 출신으로는 ▲임헌문 전 KT Mass 총괄(사장) ▲김태호 전 KT IT기획실장(전 서울교통공사 사장) ▲표현명 전 T&C부문장(사장) ▲최두환 전 종합기술원장(사장) 등이다.

    임헌문 전 사장은 KTF 시절부터 마케팅연구실장, 단말기전략실장에 이어 KT에서 홈운영총괄 전무 등을 역임했다. 이후 충남대학교 경상대학 경영학 교수를 지내다 황창규 회장 체제에서 KT로 복귀해 부사장에 이어 2015년 12월 KT 사장으로 승진했다. 사업구조개편으로 신설된 MASS 총괄을 맡아 KT의 모든 영업활동을 관리했다. 임 전 사장은 2017년 12월15일 KT MASS 총괄 조직 편제 해체와 함께 퇴진했다. KT 출신으로 현장을 경험한 ICT 전문가라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김태호 전 IT기획실장은 1986년 KT에 입사해 품질경영실 식스시그마팀, 혁신기획실, IT기획실 실장을 지냈다. 이후 김 전 실장은 2014년 8월부터 2년간 서울교통공사의 전신인 서울도시철도공사 사장을 맡았다. 2016년 8월에는 서울메트로 사장에 취임했다. 2017년 5월 31일 서울도시철도공사(1∼4호선)와 서울메트로 (5∼8호선)를 통합한 서울교통공사가 출범하면서 통합공사 초대 사장에 올랐다. 김 전 실장은 KT의 ICT 사업을 이끌며 리더십이 탁월하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표현명 전 KT 사장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한 이후 KTF(현 KT)로 자리를 옮겨 사장까지 승진한 인물이다. 2013년 11월 KT 회장 직무 대행 역할도 수행했을 만큼 회사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것이 장점이다. KT렌탈 대표로 근무하던 중 회사가 롯데에 매각되면서 롯데렌탈 대표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롯데렌탈 CEO로 일하면서도 매출을 끌어올리면서 저력을 보였고, 다양한 부서를 두루 거치면서 업무에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

    최두환 전 종합기술원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해 미국 텍사스대학교 공과대학원에서 전자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 벨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지냈다. 이후 2007년 KT에 발을 들인뒤 2011년까지 KT의 기술개발 을 담당하는 종합기술원을 이끌다 포스코ICT 사장에 선임됐다. 현재 포스코그룹이 추진하는 '스마트 포스코' 체제 전환에 최 전 원장이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非) KT 출신 인사로는 노준형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이름을 올렸다.

    노준형 전 장관은 2006년 ICT 주무 부처인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인물이다. 그는 장관에 오르기 전까지 정보통신부에서 초고속통신망구축기획과장·정보통신정책실 정보망과장·통신위원회 상 임위원 등을 역임하며 주로 ICT 관련 정책 업무를 맡았다. 정부의 ICT 주무 부처 수장을 지낸 만큼, 업계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것이 장점이다. 아울러 노무현 정부 시절 관료를 지내는 등 여권에서 인지도가 높은점 역시 강점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공개된 회장 후보자 명단이 기존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라고 분석한다. 특히 '낙하산 인사' 후보자가 개입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KT가 정치적 외압에서 다소 벗어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KT 회장후보심사위원회는 차기 회장후보 심사대상자들에 대해 자격심사와 심층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KT 회장후보심사위원회는 심사 결과를 이사회에 보고하고, 이사회는 최종 회장후보자 1인을 확정한다. 최종 회장후보자 1인은 2020년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KT 차기 회장에 선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