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전략회의 5일간 예정대로 진행반도체 회복, 디스플레이 투자 등 현안 수두룩이재용 부회장 파기심 등 재판 일정 등 인사 시기 내년 1월 전망
  • 삼성전자의 연말 임원 인사가 당초보다 늦어지는 가운데 하반기 성과를 점검하고 내년 전략을 구상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예정대로 진행한다.

    삼성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에 불투명한 상황에서도 사업 방향 결정을 늦추기는 힘들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중순 5일간 사업부문인 디바이스솔루션(DS), IT모바일(IT), 소비자가전(CE) 부문 등의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16∼18일은 IM(IT·모바일)과 CE(소비자가전) 부문 회의가, 18∼20일에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회의가 각각 열린다.

    삼성전자는 매년 상·하반기로 나눠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한다. 지난 상반기에는 대내외적인 악재 탓에 규모를 줄이는 등 간소하게 치뤄졌다. 올해 분위기 역시 이재용 부회장 등에 대한 재판이 진행중인 만큼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회의는 김기남 DS부문장(부회장), 김현석 CE부문장(사장), 고동진 IM부문장(사장)이 직접 주재하며 주요 임원과 해외법인장이 참석해 성과 공유 및 향후 전략에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대내외 불확실성이 한층 커진 가운데서도 실적 개선에 적극 나서는 상황이다. 지난 3분기 7조원대의 영업이익을 회복하긴 했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쳤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와 비교하면 50%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회의에서 내년 2분기부터 반도체 업황 회복에 힘이 실리고 있어 수익 개선에 대한 전략을 구상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파운드리 사업과 시스템LSI 등 비메모리 분야 사업 확대 방안에 대한 논의도 있을 전망이다. 

    또한 올해 발표한 퀀텀닷디스플레이 13조원 투자에 대한 구체적인 시행 방안과 운용 전략 등을 살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IM부문은 내년 공개될 폴더블폰 후속 제품과 갤럭시S11 등을 통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전 세계 71개국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고 스마트폰 시장 정체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와 관련한 전략도 수립할 전망이다.

    CE 부문은 내달 열리는 글로벌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0' 관련 사전 점검과 신제품 출시 전략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CES에서는 새로운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으로 이를 통한 글로벌 1위 수성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전자 내부로는 임원인사가 예정보다 늦어지면서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통상 하반기 전략회의는 인사 이후 진행해 왔다. 그러나 올해는 사법 리스크로 인사가 안개속에 빠진 상태다. 이는 지난 2016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삼성전자는 이듬해 5월에야 임원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인사가 내년으로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다수의 임원들이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은 이달 말 최종선고가 내려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내달 17일 증인 신문 일정이 추가되면서 선고 공판은 더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삼성전자 일부 임원들 역시 재판이 한창 진행 중에 있어 인사 연기에 대한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사와 관련 구체적인 일정이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