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주의 천명… 계열사 CEO 22명 물갈이호텔/서비스·유통, 새 모멘텀 찾아야그룹의 미래 '호텔롯데 상장'
  • ▲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서울. ⓒ호텔롯데
    ▲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서울. ⓒ호텔롯데
    2020년 세계경제는 저성장·저물가·저금리 등 新 3低의 부정적 흐름으로 3%대의 저성장이 예상된다. 한국경제 역시 대외적으로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지속과 일본 수출 규제로 인한 한일관계 악화,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이뤄진 한한령, 북한의 핵 리스크 등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내부적으로는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확대, 민노총 등 노조의 세력화가 부담을 줄 전망이다. 4월에 치러질 총선과 11월에 있을 미국 대선 등 정치적인 이슈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이처럼 악화된 경영환경 속에서 현대차, 롯데, 포스코, 한화, CJ, 효성 등 주요 대기업들의 올해 기상도는 어떤지 알아본다. <편집자주>

    롯데가 새해 들어 그룹의 당면과제 해결에 나선다. 최근 인사에서 계열사 대표를 대거 교체하는 강수를 둔 롯데는 '새 롯데’ 도약을 선언했다.

    지난해말 롯데그룹은 사업부문(BU)장 2명과 계열사 대표 22명을 바꾸는 등 역대 최대규모의 쇄신인사를 단행했다. 경기침체 속에서 그룹 매출 100조원 달성을 위해 새 판을 짰다.

    롯데가 올해 해결해야할 숙제는 ▲호텔롯데 상장 ▲유통 계열사 부활 등이다. 인사 역시 이 두가지 과제에 맞춰 진행됐다. 먼저 숙원인 호텔 상장작업을 완료하기 위해 롯데지주에서 재무혁신실장을 역임한 이봉철 사장을 호텔·서비스 BU장으로 선임했다.

    이봉철 신임 BU장은 롯데지주 출범 과정에서 계열사 분할·합병과 롯데정보통신 상장 등 굵직한 현안을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또 2012~2014년 롯데손해보험 대표이사를 맡은 경험도 있어 금융권과 두터운 인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BU장에 지주사 출신 인물이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동빈 회장의 대법원 집행유예 판결확정으로 오너 리스크가 해소된 만큼 지배구조 개선의 마지막 퍼즐인 호텔 상장을 반드시 끝내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호텔롯데는 지난 11월 올해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 TF팀을 다시 꾸렸다. 호텔롯데의 주주구성은 일본계가 많다. 최대주주는 일본 롯데홀딩스(19.07%)다. 이를 포함해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대부분의 지분을 보유한 광윤사 등 일본계 주주들의 지분율은 99%에 달한다.

    호텔롯데가 상장을 위해 국내에서 신주를 발행하면 일본계 지분율은 낮아진다. 즉, 신동주 전 부회장 등의 힘은 약해지고 신동빈 회장의 지배력을 더욱 높아질 수 있다. ‘롯데=일본기업’이란 딱지를 사실상 떼는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호텔롯데 상장작업이 지연될수록 투자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며 “5년째 제자리걸음 중인 상태여서 기업가치 측면에서도 올해는 반드시 추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 ▲ 서울 송파 잠실롯데월드타워. ⓒ롯데
    ▲ 서울 송파 잠실롯데월드타워. ⓒ롯데
    호텔·서비스 보다 더 큰 조직변화가 나타난 곳은 유통BU다. 백화점과 마트, e커머스, 롭스 등으로 나눠져있던 사업부문이 하나의 통합 법인으로 재편됐다. 이 과정에서 이들 4개 사업부문의 대표는 모두 교체됐다.

    각 계열사간 대표 체제로 운영돼왔던 조직체제도 강희태 신임 유통BU장(부회장) 통합 대표체제로 바뀌었다. 강 부회장에 유통 계열사 부활이라는 특명이 주어진 모습이다.

    롯데 유통BU는 대대적인 수장 교체를 진행한 만큼 실적회복에 사활을 건다는 계획이다. 특히 그룹 차원에서 진행 중인 디지털 전환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주요 유통 계열사의 온라인몰을 통합한 애플리케이션 ‘롯데ON’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4월부터 시범 서비스를 진행해왔고, 올해 상반기 정식 출범한다. 롯데그룹 물류와 고객 서비스도 통합해 쇼핑 사업부문의 전체 효율성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롯데 관계자는 “새로운 롯데를 시작하기 위해 대대적인 인사 쇄신으로 체질을 강화했다”며 “지속가능한 성장과 사업부문별 역량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