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주목할 병원②] 이국종 효과 통해 응급의료 연간 9만명 방문 등 성과 국내 빅데이터 주도하는 박래웅 센터장 역할론 강화 타 기관과의 업무협약 강화해 표준화된 데이터 구축 심혈
  • ▲ 아주대병원 전경. ⓒ아주대의료원
    ▲ 아주대병원 전경. ⓒ아주대의료원
    지난 수십년간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국내 병원계의 움직임은 선진화된 의료체계를 구축하는데 일조했다. 하지만 대형병원이나 수도권 쏠림현상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는 시점, 이제 각자의 영역에서 단단한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 됐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기를 거치며 의료 패러다임은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이 흐름에 부합하기 위해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2020년을 달려가는 병원들의 모습을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아주대의료원은 아주대병원,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과 간호대학, 첨단의학연구원을 아우르는 조직이지만 이국종 권역외상센터장이라는 상징적인 인물이 있는 곳이다. 소말라아 해적에 의해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 귀순 북한병사 오청성씨 구조 등 이국종 센터장의 희생정신은 대한민국 권역응급체계의 변화를 요구하는 불씨로 작용했다.

    덕분에 국내 최초 24시간 출동이 가능한 닥터헬기도 아주대병원에서 운항된다. 외상중증환자를 위해 야간에도 운행가능한 시스템을 호소한 이국종 센터장의 요청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그가 이끄는 권역외상센터는 경기 과천시와 성남시 등 21개 시군을 포함한 경기 남부 권역의 중증외상 환자를 최종적으로 책임진다. 

    여전히 부족한 예산과 중증외상 환자 치료를 위한 부족한 병상은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아주대병원은 매년 응급실 방문 환자가 9만명이 넘는 응급의료의 메카로 불린다.  

    전반적 경영상황도 긍정적이다. 아주대병원이 지난해 수립했던 외래환자 일평균 5500명, 의료수익 6000억원, 의료이익률 5% 이상 목표를 대부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어려운 의료환경에서 쉽지 않은 성과다. 특히 의료수입은 지난 2017년 5000억을 달성한지 2년 만인 2019년 6000억 돌파가 가시화됐다.   
  • ▲ 박래웅 교수 주도로 분산형 바이오헬스 빅데이터 사업단이 출범했다. ⓒ아주대의료원
    ▲ 박래웅 교수 주도로 분산형 바이오헬스 빅데이터 사업단이 출범했다. ⓒ아주대의료원
    ◆ 통합적 의료 빅데이터 구축의 힘 

    범위를 넓혀 아주대의료원으로 시각을 확대하면 단순히 권역외상센터 운영의 강점뿐만 아니라 의료빅데이터 관련 사업에 선두주자격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내 바이오의료 데이터는 질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료기관 EMR 보급률 세계 1위, 전국민5000만명 보험자료 확보)이나 활용도는 높지 않은 편이다. 각 기관의 보유 데이터마다 구조나 형식이 상이하고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데이터 이용이 쉽지 않다. 

    주목할 부분은 박래웅 첨단의료연구원 의료정보연구센터장(아주대 의료정보학과 교수)이 국내 의료빅데이터 체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인물로 거론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현존하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분산형 바이오헬스 빅데이터 사업단의 단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62개 병원, 10개 의료분야 업체, 8개 의학연구소가 참여 중이다. 

    의료데이터의 형식을 공통화한 데이터모델과 개인정보 및 민감정보 유출의 문제가 없는 분산형 통합 의료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헬스케어 융합 빅데이터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발 더 나아가 지난달에는 아주대병원과 분산형 바이오헬스 빅데이터 사업단을 주축으로 6개 기관(강원대병원, 세종병원, 원광대병원, 전북대병원)이 ‘CDM(Common Data Model) 연구 자유지대(RFZ, Research border-Free Zone)’ 구축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아주대병원 등 협약기관 연구자들은 본인이 소속된 기관뿐 아니라 협약기관의 CDM 기반 분산 연구망을 해당 기관 내부 연구자와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박래웅 센터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개인정보를 철저히 보호하면서도 약물이나 치료의 효과와 부작용을 대규모로 손쉽고 빠르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 효과적인 치료법의 개발은 물론, 환자의 안전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의료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실세계 데이터 분야에서 의료 데이터 과학 활용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증명된 공통데이터모델을 활용한 다기관 분산형 연구가 가능해졌다. 기존 의학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다채로운 연구활동이 가능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6개 기관이 업무협약을 체결한 상태지만 올해 내 30기관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효성 있는 빅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활용하는 방안이 적극적으로 모색되는 시기, 박래웅 센터장의 역할이 더 막중해지고 있다. 

    ◆ 안정적 분석 환경 기반으로 민간기업과 연계 

    그간 아주대의료원은 국내 다수 의료빅데이터 기업들과 임상빅데이터를 활용한 공동연구 체계를 구축해 왔다.

    일례로 스탠다임, 셀바스AI, SK C&C와 같은 굴지의 의료 인공지능 업체와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해 양질의 임상 빅데이터에 각 업체들이 보유한 인공지능 최신 기술을 접목 중이다. 신약 후보물질 도출, 뇌출혈 영상 판독 등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또 한국 얀센, 존슨 앤 존스 메디칼, 더웨이커뮤니케이션 등 제약 및 임상시험업체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신약 개발, 신약 재창출, 의료효과성 분석 등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모바일 건강관리 서비스 업체인 눔 코리아와 임상데이터와 환자생성데이터(patient generated health data)의 연계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함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인 상황 속 의료원 차원에서는 빅데이터 연구자의 다양한 연구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총 1.3PB의 대용량 스토리지를 도입했다. 

    이는 1GB(기가바이트)짜리 영화 130만편을 저장할 수 있는 공간으로 영상데이터와 병원 데이터를 표준화 및 익명화해 빅데이터 분석에 필요한 다양한 연구 환경을 제공한다. 

    이렇게 표준화 및 익명화된 데이터를 통합하고 분석할 수 있는 환경을 클라우드에서 제공할 수 있도록 분석 환경을 구축했다. 올해에는 타 병원들과 연구자유지대가 체결됨에 따라 클라우드 서비스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유희석 아주대의료원장은 “매년 큰 성과를 내고 있는 연구분야는 2020년 연구비 수주 500억원을 목표로 한다. 특히 3월 ‘의학연구협력센터’를 신설해 연구기획 및 교육, 통계 분석 등 맞춤형 연구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빅데이터 및 AI분야 연구 활성화 정책을 만들 것이다. 특히 암 진료 및 연구활성화를 위한 암 정밀의료 소프트웨어 플랫폼, 암 진료 및 연구활성화를 의한 사이앱스(Syapse) 도입 등 미래의학을 선도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