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 등 비주력자산 매각… 신규 투자 재원 마련인도네시아 니켈광 개발 사업 중점
  • ▲ 윤춘성 LG상사 대표.ⓒLG상사
    ▲ 윤춘성 LG상사 대표.ⓒLG상사
    취임 2년차를 맞은 윤춘성 LG상사 대표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자신만의 색깔 입히기에 나선다. 지난 1년간은 회사의 재무부담을 줄이는데 집중했다면, 올해부터는 전 사업부분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12일 LG상사의 '2019년 4분기 및 연간실적발표자료'를 살펴본 결과, 윤 대표가 부임하기 전인 2018년 말과 비교해 부채비율은 225%에서 215%로 10% 포인트 개선됐다. 차입금비율은 92%에서 85%로, 순차입금 비율도 70%에서 57%로 떨어지면서 재무건전성이 향상됐다.

    지속적인 재무구조 개선 노력 덕분이다. LG상사는 지난해 초부터 부동산이나 일부 사업을 매각하며 재무 안정성 확보에 힘써왔다. 최근에는 LG 베이징 트윈타워의 지분 25% 전량을 3412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윤 대표가 취임한 지난해 3월에는 서울 여의도에 소유한 LG트윈타워 지분을 지주사인 ㈜LG에 매각해 1336억원을 확보했다. 광물자원공사와 함께 보유하고 있던 미국 로즈몬트 동광사업 지분 7.95%도 캐나다 허드베이사에 1억달러에 매각하는 등 해외자원개발 투자 지분도 정리했다. 

    LG상사 관계자는 베이징 트윈타워 지분 매각에 대해 "이번 매각 금액은 신규 투자를 위한 필요 재원으로 활용돼 사업 추진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자산운용 효율성 강화 및 현금유동성 확보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가 취임 이후 재무구조 개선에 공을 들인 것은 LG상사가 오랜기간 실적 부진에 시달려왔기 때문이다. LG상사의 영업이익은 2017년 2123억원을 찍은 뒤 2018년 1657억원, 지난해 1347억원으로 줄었다. 물류 부문의 선방에도 자원과 인프라부문 실적 부진으로 전체 실적 악화를 막지 못했다. 

    지난해 LG상사 대표로 취임한 윤 대표는 석탄사업부장과 인도네시아 지역총괄 및 자원부문장을 지낸 자원개발 전문가로 꼽히고 있다. 업계에선 윤 대표의 자원사업에 대한 전문성과 성공적인 투자사업 경험이 수익 창출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LG상사도 성과 창출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자원 시황 변동에 따른 리스크 노출을 최소화하고 에너지 및 산업재, 솔루션 사업에서 포트폴리오를 안정화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특히 신규 전략사업으로는 광산 개발과 운영 역량을 기반으로 인도네시아 니켈광 개발 사업을 중점 검토하고 있다.

    LG상사가 신사업인 녹색광물 분야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상사는 2차전지의 핵심 원료로 가공되는 니켈광의 오프테이크(생산물 우선확보권)를 확보하는 등 미래 성장 동력 마련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사업들도 목표를 올려 잡았다. 석탄 트레이딩 물량의 경우, 지난해보다 600만톤 늘린 2100만톤을 목표로 석탄 조달처 및 판매 지역 다변화를 통해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팜오일도 연간 목표 생산량과 트레이딩 물량을 전년 대비 33%, 78% 증가한 각각 20만톤, 32만톤으로 설정했다. 

    LG상사는 지난해 말 'Future in Business Solution'으로 기업 비전을 새롭게 발표하고 조직을 재편했다. 기존 자원과 인프라 2개 부문의 사업 조직을 에너지, 산업재, 솔루션 등 3개 사업부로 구성하고 인도네시아 및 인도차이나에 지역 총괄을 신설했다.

    LG상사 관계자는 "그동안 비주력 자산을 매각하면서 재무안정화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무조건 사업 성과 창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에 자원, 에너지, 팜 사업 등에서 수익성을 제고하고 그동안 검토했던 신규 사업이 가시화될 수 있도록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