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66.4% 찬성 가결… 노사 위기의식 '공감'5개 노조 지회-8개월 협상 마무리현대차 감산에 차강판 가격 협상 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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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제철 노사가 2019년 임금협상을 최종 타결했다. 지난해 협상은 노조 5개 지회가 첫 단일교섭에 나서며 어려움을 겪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우한폐렴)란 최악의 위기상황에 노사가 한발 물러나면서, 잠정합의안 마련 이후 한번의 부결 없이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 2일 전체 조합원(7808명) 대상으로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한 결과, 6872명(투표율 88.0%)이 참여해 4564명(66.4%)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3일 밝혔다.

    이로써 현대제철은 지난해 6월 처음 상견례 이후 9개월만에 2019년 임금협상을 최종 마무리하게 됐다.

    임협 합의 주요 내용은 임금 3만9000원 인상, 경영 성과금 150%+30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연주공장 수당 1만원→2만원 인상, 냉연공장 수당 5000원(신설) 등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체육대회는 잠정 폐지한다. 이를 대신해 복지 포인트 20만포인트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 외 기술촉탁 프로그램 도입, 특별휴가 1일(2020년 내 사용) 등도 추가됐다.

    2일 잠정 합의안 마련 이후 단 한번의 부결 없이 임협이 통과된 것은 현 상황에 대한 위기감이 노조 전반에 퍼져있단 것을 짐작하게 한다. 코로나로 인한 타격이 또 한번 예상되면서 노사가 한마음으로 뭉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실제 현대제철은 현대·기아차향 자동차강판 공급량 감소로 1분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제 막 시작한 자동차강판 가격 협상 또한 쉽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는 2월 전체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12.9% 감소한 27만5044대를 기록했다고 2일 공시했다. 이와 함께 지난달 국내 공장 생산 손실은 약 8만대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기아차 또한 2월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5.0% 감소한 18만7844를 기록했으며, 국내 공장 생산 차질은 약 4만대 수준이라고 공시했다.

    모기업인 현대·기아차의 상황은 자동차강판 가격협상과 직접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현대제철 역시 우려하는 바가 크다. 이런 까닭에 벌써부터 올해 차강판 가격 협상 역시 물건너 간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런 요인들 모두가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19 사태 때문이다. 따라서 현대제철 노조 역시 회사의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당초 요구안에서 크게 물러나 합의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첫 임협 잠정합의안이 바로 통과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노사 모두가 위기 의식에 공감한 결과"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해 5개 지회(충남지부, 포항지부, 인천지부, 광전지부, 충남지부 현대제철 당진(하)지회)가 뭉쳐 단일교섭에 나섰다.

    이전까진 각 사업장에서 따로 교섭을 진행해 왔는데 이러다 보니 교섭 불발에 대한 파급력이 크지 않았다. 따라서 지난해 처음으로 단일교섭에 나섰고, 교섭이 여의치 않게 흘러가자 대규모 파업을 단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