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초유 3주 전국 초중고 개학 연기우유급식 대부분 비중 차지하는 서울우유 "대책 마련 중"봄 시즌 신제품 프로모션 등도 불투명
  • ▲ 사진과 기사 내용은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 ⓒ연합뉴스
    ▲ 사진과 기사 내용은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 개학이 사상 초유 '3주' 연기된 가운데, 유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교육부의 개학 2주 추가 연기로 전국 학교 개학일은 이달 23일로 미뤄졌다. 정부가 전국 단위로 휴업령을 내린 것은 처음이다. 교육부는 개학을 예년보다 총 3주 미루는 이유에 대해 "코로나19 증가세가 꺾이는 데 지금부터 2주 동안이 중요하며, 학생이 안전하게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최소 1주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유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3주간 급식으로 소진돼야 할 물량이 갈 곳을 잃었기 때문이다. 수업일수가 보전되더라도 우유의 원재료인 원유의 특성상 장기간 보관이 어려워 손실은 불가피하다.

    국내 우유 급식의 대부분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서울우유협동조합의 경우 대책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서울우유 측은 "초등학교의 경우 우유가 의무급식이다보니, 직접타격이(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관련 부서에서 대책 마련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사태가 진정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서울우유는 국내 백색유(흰 우유) 시장의 40% 내외 점유율로 시장 1위 업체다. 서울우유의 급식 비중은 5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타 업체를 모두 합쳐야 할 정도로 독보적이다. 

    서울우유 급식 우유는 전체 우유 물량의 7~8% 가량을 차지하고 있고, 지난해 3월 기준 일 60만개(200ml 기준)가 급식으로 소진됐다. 단순계산 만으로도 한달(급식일 21일 기준)에 1260만개가 급식으로 소비된다는 뜻이다. 3주 간 서울우유의 급식소비는 900만개에 달하고, 타 업체를 포함하면 총 급식 소비 우유는 1800만개에 육박한다. 

    이에 따라 유업체는 개학 연기에 따른 생산계획 조정에 급하게 착수한 상황이지만 장기간 보관이 어려운 원유 특성 탓에 유업체의 손해는 불가피하다. 원유를 장기간 보관하기 위해서는 멸균유나 분유로 만들어야 한다. 다만 이렇게 되면 같은 원유 양이어도 가격이 하락해 손실이다.

    현재 법정 초중고 수업일수는 190일이고,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의해 1/10(19일) 범위에서 수업일수를 줄일 수 있다. 이미 일부 학교의 경우 법정 수업일수 단축이 불가피한 상황인만큼 당장의 물량도 걱정이지만 전반적으로 올해 급식 물량 자체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이 외 남양유업, 매일유업, 빙그레 등 유업체들은 급식 비중이 크지 않지만 추위가 아직 풀리지않은 비수기인데다 외출 자제로 인한 카페 물량 등이 빠지면서 역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봄 시즌은 유업계의 신제품이 나와야 하는 시기이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당분간 프로모션 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 유업체 관계자는 "마트에 손님 자체가 없고, 폐점하는 곳도 많다"며 "카페에도 사람들이 없어서 납품 물량이 줄고 있어 전반적으로 실적 감소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유업체 관계자도 "1월까지는 크게 매출 변화가 없었지만 2월부터 상황이 안 좋아져 걱정스러운 수준인 것은 맞다"며 "3월도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고 신제품도 나와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생산과 소진이 바로바로 이뤄져야 하는 유업계 특성상 연간 생산 계획 전면 수정으로까지 이어져야 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유업계 관계자는 "생산계획이 잡혀있었던 것들은 개학 연기에 따라 일단 조금씩 조정이 들어간 상황이지만 당장 큰 폭의 변화는 주기 어려울 것"이라며 "연간 계획에 코로나19 사태가 반영돼 있지 않은 만큼 전면 재검토가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