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韓 합계출산율 0.92… 통계 작성 시작 가장 낮아간편이유식 시장 322억… 5년 만에 2배 이상 성장이달 남양유업·아이배냇 도전장… 업계 각축전
  • 이유식 케어비ⓒ남양유업
    ▲ 이유식 케어비ⓒ남양유업
    # 직장인 이현정(33)씨는 최근 아이 이유식을 정기적으로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가사와 일, 육아까지 병행하고 있어 "이유식을 만드는데 재료 값도 만만치 않아 차라리 사 먹이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면서 "맛은 물론 배달까지 해줘 만족한다"고 말했다.

    저출산 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영·유아가 먹는 간편이유식 시장이 커지고 있다. 맞벌이가 확대되고 집에서 이유식을 만들기 힘들어지면서 간편이유식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2019년 출생·사망통계를 보면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92명으로 1970년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뒤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한 명이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한다.

    지난해 전체 출생아 수는 30만3100명으로 30만명을 겨우 넘겼다. 2018년 출생아 32만6822명보다 7.2%나 줄어들었다.

    반면 간편이유식 시장 규모는 커지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간편이유식 시장 규모는 322억원으로 추정된다. 2014년 120억원 규모였던 시장이 5년 만에 2.5배 넘게 성장했다. 이 같은 성장세에 식품업계는 간편이유식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남양유업은 최근 맞춤 이유식을 배달하는 O2O서비스 케어비를 론칭했다. 케어비는 세계적으로 구독경제 열풍이 불고있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이유식 사업 브랜드다. 스마트폰으로 이유식을 주문하면 전국의 남양유업 가정배달 대리점 네트워크를 통해 집 문 앞까지 안전하게 배달하는 식이다.

    한국영양학회와 공동 개발로 단계별 영양을 설계 한 이유식 메뉴 400종을 선보일 예정이다. 엄마가 직접 아이의 특성에 맞게 메뉴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 기존 배달이유식과 다른 케어비만의 특징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아이배냇도 이달 프리미엄 이유식 브랜드 배냇밀을 출시하고 배달 이유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배냇밀은 전문 영양사와의 일대일 상담 서비스를 통해 고객에게 아이에게 잘 맞는 식단과 이유식 메뉴를 추천해준다.

    홈페이지와 스마트폰으로 주문할 수 있으며 정기 식단을 주문하면 1주부터 4주까지 배송 기간을 선택할 수 있다. 아이배냇은 이를 위해 200억원을 투자해 충북 충주에 이유식 제조 공장을 설립했다.
  • 배냇밀ⓒ아이배냇
    ▲ 배냇밀ⓒ아이배냇
    앞서 식품업계는 일찌감치 간편이유식 시장에 진출했다. 배달 이유식 업체 베베쿡은 이유식 메뉴 개발에 힘써 다양함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아기 월령, 발달 정도, 체질 등에 맞춰 전문 영양사가 설계한 메뉴를 매일 식단 형태로 만들어 배송하고 있다. 그 결과 2014년 182억원이던 베베쿡 매출은 2018년 526억원을 기록했다.

    풀무원건강생활은 유기농 곡류, 국산 야채, 무(無)항생제 육류 등 안전성이 검증된 원료로 만든 이유식 풀무원 베이비밀을 론칭했다. 풀무원 연구소의 임상 영양사가 직접 설계해 만들었다. 완전 조리상태에서 냉장 배송되는 베이비밀을 이용하는 고객은 일평균 1300명가량이다. 

    본죽을 운영하는 본아이에프는 본죽 프랜차이즈 운영 노하우를 바탕을 작은 입자와 묽은 농도 등 죽과 이유식의 공통점을 찾아 이유식 시장에 진출했다. 베이비본 쇼핑몰에서는 이유식을 맞춤형으로 주문할 수 있다.

    최근에는 본죽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베이비본죽 to go 4종을 출시하고 전국 1200여개 본죽 매장과 300여개 본죽&비빔밥 카페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회사 관계자는 "2018년 판매를 시작해 지난해 이용자가 130% 증가했다"면서 "평균 웹파이지 방문자수만 3만3000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롯데푸드도 베이비푸드 브랜드 아이생각을 론칭하며 이유식 시장에 뛰어들었다. 롯데푸드 파스퇴르는 위드맘 분유 등 영유아식 사업을 운영하다가 이번에는 이유식으로까지 발을 넓혔다. 일동후디스도 온라인 배달 이유식 시장에 진출했다.

    저출산 기조에도 간편이유식 시장이 성장하는 것은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이 변화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경기 불황으로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간편이유식이 영양소와 편의성을 겸비한 것이 주효했다. 여기에 신선한 이유식을 빠르게 배달해주고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고 있는 점도 한몫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여성들의 사회 참여 증가로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육아에 드는 시간과 노력을 줄여 주는 간편이유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모바일 주문 기술 등으로 앞으로 관련 시장이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