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빵 시장 1위 브랜드로 롯데와 격차 벌려삼립 미각제빵소 론칭 이후 단기간에 자리 잡아허희수 전 부사장이 주도한 '저스트' 협약… 비건 시장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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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C삼립의 국내 양산빵 독주가 거센 가운데, 프리미엄 유기농 브랜드 '미각제빵소'로 경쟁사와 격차를 벌린 삼립은 국내 식물성 단백질 식품 시장 선점에도 나선다. 미국 저스트(‘Eat JUST, Inc.’)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해 식물성 달걀 등을 국내 독점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이번 저스트 협약의 숨은 조력자가 미국 '쉐이크쉑'의 성공적인 론칭을 이끌었던 허희수 전 SPC그룹 부사장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영복귀 가능성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SPC삼립의 프리미엄 유기농 브랜드 '미각제빵소' 빵 매출(소매점유통POS데이터 기준)은 지난해 3분기 54억3700만원으로, 론칭하자마자 '롯데 미니(47억2600만원)'를 누르고 2위 자리에 올랐다. 삼립의 저온숙성(35억7700만원), 주종(30억6500만원) 등 자사 브랜드도 제치면서 1위인 삼립 정통(79억5400만원)을 무섭게 추격한 것이다.

    지난해 5월 론칭한 미각제빵소는 빵 1000만개 판매 돌파까지 불과 7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어 새벽배송 증가와 샌드위치 시장 성장 등에 힘입어 미각제빵소의 성장세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SPC삼립은 지난달 식빵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데 따라 올해 2월부터 식빵 생산라인을 증설, 미각제빵소에서도 생식빵 신제품을 출시했다.

    신규 브랜드 미각제빵소의 성공에 힘입어 SPC삼립의 제조사 매출 규모도 성장했다. 지난해 3분기 삼립의 매출 규모는 735억5200만원으로, 전년 동기(709억9800만원) 대비 2.5% 증가했다. 롯데는 같은기간 143억7500만원에서 167억2800만원으로 증가했고, 롯데브랑제리는 31억1500만원에서 21억6500만원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SPC삼립이 양산빵 시장에서 1위 자리를 굳힌 것이다. 여기에 SPC삼립은 국내 식물성 단백질 식품 시장 선점에 나서 비건 제품 개발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나섰다.

    SPC삼립이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저스트는 첨단 과학기술을 통해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하고 영양 높은 식품을 만드는 스타트업으로 2011년 설립된 이후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홍콩 최대 부호 ‘리카싱’, 야후 창업자 ‘제리양’등이 투자하며,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주목 받는 푸드테크 기업으로 떠올랐다.

    SPC삼립은 저스트 에그, 저스트 마요, 저스트 드레싱 등 저스트의 제품들을 올 하반기부터 국내에 독점 유통한다. 소비자 유통채널뿐만 아니라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 등의 SPC그룹 계열 브랜드들을 시작으로 B2B(기업간 거래) 시장도 진출해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SPC삼립은 향후 프라이, 패티, 오믈렛 등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비건 제품을 적극 개발해 푸드 사업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SPC삼립 관계자는 “식물성 단백질 식품 시장은 전세계적으로 매해 10% 이상 성장하는 등 미래 성장 가능성이 무한하다”며, “이번 파트너십을 계기로 국내 푸드테크 산업을 선도하고 미래 식품 시장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 ▲ 저스트에그. ⓒSPC삼립
    ▲ 저스트에그. ⓒSPC삼립
    특히 이번 저스트와의 협약이 허 전 부사장의 작품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허 전 부사장은 2007년 파리크라상 상무로 입사해 파리크라상 마케팅본부장과 SPC그룹 전략기획실 미래사업부문장을 거쳤다. SPC그룹에서 외식사업을 이끌면서 굵직한 성과도 냈다.

    쉐이크쉑 론칭을 성공시키고 미국 에그 샌드위치 전문점 에그슬럿(eggslut)의 론칭을 주도하는 등 묵묵히 조언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SPC삼립의 향후 사업 방향성을 결정짓는 저스트 협약에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SPC삼립은 이미 국내 양산빵 시장에서 1위 자리를 굳힌 상황이고, 사실상 포화라고 알려졌지만 내수 시장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는 SPC그룹의 입장에서 삼립의 향후 사업 방향성은 굉장히 중요했을 것"이라며 "식물성 단백질 식품 시장, 국내에서도 규모가 커지고 있는 비건 시장을 위한 포석을 마련한 셈"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