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서 사내이사 선임 확정디스플레이 전문성 인정 '승승장구'MC사업 실적 개선 가능성 등 시장 기대감 높여
  • ▲ 권봉석 LG전자 사장. ⓒLG전자
    ▲ 권봉석 LG전자 사장. ⓒLG전자
    권봉석 LG전자 사장이 정식 CEO로 선임됐다. LG전자가 대외 불확실성과 스마트폰 등 일부 사업의 부진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이 점쳐지고 있는 만큼 사업전반의 '밸류 체인'을 두루 경험한 권 사장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전날 제 18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권 사장을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했다.

    이에 따라 권봉석 사장은 CEO로서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회사의 '디지털전환'을 이끌며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임무를 맡게 됐다.

    앞서 권 사장은 지난해 11월 조성진 부회장의 용퇴로 신임 CEO에 올랐다. 특히 권 사장은 구광모 회장 체제 전환 이후 처음으로 발탁된 LG전자의 수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권 사장이 LG전자 수장에 오른 배경에는 회사의 주요 사업 중 하나인 TV사업에서 괄목할 성과를 낸 데다 스마트폰사업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987년 LG전자에 입사한 권 사장은 디지털사이니지(DID) 경영기획그룹과 모니터사업부장, HE미디어사업부장 등 주로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근무했다.

    디스플레이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은 그는 2007년 이례적으로 부장 직급으로 신설 부서인 모니터사업부의 수장을 맡아 세계 최소 두께의 LCD 모니터 등 혁신적인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LCD 모니터를 세계 1위에 올려놓기도 했다.

    2014년에는 ㈜LG 시너지팀장을 맡으며 LG그룹 계열사 간 융복합 시너지 극대화에 집중하며 거시적 사업 안목을 넓혔다. 2015년부터 HE사업본부를 맡아 올레드 TV와 슈퍼 울트라HD TV 등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차별화에 성공하면서 TV사업의 체질과 수익구조를 한층 강화했다.

    권 사장이 집중한 올레드 TV는 컨슈머리포트, 리뷰드닷컴 등으로부터 최고의 평가를 받으며 프리미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권 사장은 HE사업본부장에 부임한 첫 해인 2015년 상반기에는 본부가 영업적자를 내자 체질 전환을 위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내세우며 이익이 나지 않는 제품들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불필요한 제품은 개발하지 않는 결단을 내렸다.

    일례로 화면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중심부를 움푹 들어가게 한 '커브드 TV'를 과감하게 포기했다. 2013년 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세대 TV'라며 동시에 커브드 TV를 출시했지만, 권 사장은 사업본부장을 맡은 뒤 커브드 TV 판매를 중단시켰다. TV는 거실에서 가족이 함께 보기 때문에 한 명의 시청자에게만 초점을 맞춘 커브드 TV가 주력 제품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해부터는 수년간 침체에 빠진 MC사업본부장을 맡으면서 듀얼스크린폰인 'V50 씽큐'를 내놓는 등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지속함과 동시에 저가 스마트폰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며 체질 개선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권 사장은 지난해 초 기자간담회에서 "인도 등 신흥시장도 포기하지 않고 시장상황을 지속적으로 지켜보고 있다"며 "신흥시장으로도 보폭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또 스마트폰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평택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생산시설과 인력을 재배치를 통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취지에서다.

    올해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제조업자개발생산(ODM)을 보급형 제품에서 중가 제품까지 확대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개발 역량을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할 수 있게 되면서 MC 사업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ODM 등 원가 구조 효율화를 통해 전년 동기 수준으로 적자폭을 줄일 것"이라며 "한국에서 합리적 가격의 매스 프리미엄 위주 전략으로 수정한 것은 마케팅 비용 절감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LG전자 측은 "권 사장은 디지털전환의 핵심요소들인 빅데이터, AI, 연결, 콘텐츠 등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역량을 갖추고 있어 글로벌 IT기업들의 핵심과제인 디지털전환의 최적임자"라고 말했다.